여행은 가되 더 따진다…한국 여행객, 비수기·AI로 비용 최적화

국내 OTA 트래픽 4%·예약 1% 늘었지만 평균 예약 금액 10% 감소
여행비 절감 방법 1위는 비수기 선택…후기·환불 조건도 주요 판단 기준
한국 소비자 47% “여행 일정 계획에 AI 유용”…글로벌 평균 30% 웃돌아

여행 비용이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의 예약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여행 자체를 취소하기보다는 출발 시기를 바꾸고 여러 플랫폼을 비교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목적지를 찾는 방식으로 예산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여행 수요는 유지되고 있지만 한 번의 예약에 지출하는 금액은 줄어드는 이른바 ‘비교·조정형 여행 소비’가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커머스 인텔리전스 플랫폼 크리테오는 한국을 포함한 6개국 소비자 6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자체 커머스 데이터를 분석한 ‘2026 글로벌 여행 소비 트렌드 리포트’를 15일 발표했다. 조사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여행을 중요한 생활 우선순위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았으며, 인공지능(AI)을 여행 정보 탐색과 일정 설계에 활용하려는 국내 수요도 글로벌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방문 늘었지만 결제액은 감소…수요보다 달라진 지출 방식

국내 온라인 여행사(OTA)의 이용 지표를 보면 여행 수요와 소비 금액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OTA 트래픽은 전년보다 4% 증가했고 예약 건수도 1% 늘었다. 반면 평균 예약 금액은 10%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은 9% 줄었다.

예약을 위해 플랫폼을 방문하는 소비자는 늘었지만, 최종 결제 단계에서는 더 낮은 가격과 유리한 조건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응답자의 42%도 여행이나 체험 상품을 예약하기 전에 정보를 조사하고 선택지를 비교하는 과정에 이전보다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계절별 데이터에서도 여행에 대한 관심은 이어졌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부터 추석 연휴까지 여행 관련 소비 지수는 일반 리테일 소비보다 최대 30포인트 높았고, 국내 시장에서 여행과 리테일 지출 지수의 계절별 평균 차이는 약 13.9포인트로 집계됐다.

여행 포기 대신 시기·목적지 조정…후기와 취소 조건 따져

여행 비용 상승은 대부분 세대의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 비용 증가가 여행 계획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는 응답은 X세대 89%, 밀레니얼 세대 90%, Z세대 90%였다. 특히 Z세대에서는 58%가 비용 상승의 영향이 매우 컸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여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율은 X세대 79%, 밀레니얼 세대 82%, Z세대 83%로 조사됐다. 비용 부담이 곧바로 여행 포기로 이어지기보다 일정과 소비 항목을 다시 설계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셈이다.

국내 소비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절감 방법은 비수기 여행으로 응답률은 49%였다. 얼리버드 예약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목적지 선택이 각각 37%, 가까운 지역으로 떠나는 방식이 36%, 3개 이상의 여행 플랫폼을 비교한다는 응답이 35%로 뒤를 이었다.

가격만으로 예약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여행 서비스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좋은 리뷰와 후기가 72%로 가장 높았다. 특가·프로모션은 43%, 간편한 환불은 42%, 무료 취소는 38%를 기록했다. 소비자는 낮은 가격과 함께 서비스 신뢰도, 일정 변경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분석된다.

AI로 맛집부터 숙소까지 탐색…한국 소비자 관심 높아

여행 계획 과정에서 AI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47%는 전체 여행 일정을 설계할 때 AI 활용이 유용하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 대상 국가의 글로벌 평균인 30%보다 1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AI 활용 분야는 맛집·다이닝 추천이 44%로 가장 많았다. 액티비티와 관광 정보 탐색은 43%, 숙소 추천은 40%, 목적지 추천은 38%로 나타났다. 항공권을 검색하는 단계에서도 국내 소비자의 24%가 AI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김도윤 크리테오 코리아 대표는 물가 상승과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에도 한국 소비자의 여행 의향은 유지되고 있다며, 여행 기업이 고객의 이동 경로와 예약 전 비교 행동을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확한 가격 정보와 리뷰, 환불·취소의 유연성을 여러 채널에서 일관되게 제공하고 소비자 상황에 맞는 제안을 제시하는 것이 구매 전환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한수 기자

hans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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