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100만 명 사로잡은 소라의 비결, 그리고 AI 영상 도구 7파전의 승자는

  • 소라 앱스토어 1위 올랐지만 저작권 뇌관...할리우드 "즉각 조치하라"
  • 챗GPT보다 빠른 소라의 성장, AI 비디오 시장 판도 바꿀까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이번에는 영상 생성 분야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선보인 'AI 비디오 앱 소라'의 성장세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출시 닷새 만에 누적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오픈AI 소라 개발 총괄 빌 피블스가 자신의 소셜미디어(X)를 통해 이 같은 수치를 공개하면서, 업계에서는 챗GPT 초기 흥행을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챗GPT가 주당 활성 이용자 8억 명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보다 소라의 초반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게 피블스의 설명이다.

소라 앱스토어 이미지

소라는 아직 아이폰 사용자만 쓸 수 있고, 별도의 초대 코드를 받아야 접속할 수 있는 폐쇄형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애플 앱마켓에서 다운로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텍스트 한 줄만 입력하면 몇 초 길이의 영상 클립을 무료로 만들어주는 단순 명쾌한 기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빠른 성장만큼이나 논란의 중심에도 섰다. 미국 경제 매체 CNBC가 직접 확인한 바에 따르면, 소라를 이용해 '스펀지밥', '릭 앤 모티', '사우스파크' 같은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무단으로 재현한 영상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국영화협회(MPA)가 8일 긴급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MPA 대표 찰스 리브킨은 "회원사가 보유한 영화와 캐릭터 저작권을 침해하는 영상이 급증하고 있다"며 "오픈AI는 즉각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존 저작권 법체계가 AI 시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저작권 소유자들이 자신의 캐릭터 사용 범위를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곧 추가하겠다"고 해명에 나섰다. 지난 8일 개발자 행사에서 알트먼은 "일부에서는 소라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불만을 제기한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 변화는 빠르게 올 것"이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소라의 등장으로 AI 영상 제작 시장의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이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런웨이(Runway)는 2023년 2월 업계 최초로 상용 AI 비디오 생성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4세대 모델(Gen-4)까지 발전시킨 런웨이는 4K 해상도에 16초짜리 영상을 만들어낸다. 특히 '모션 브러시'라는 기능이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월 15달러(약 2만1300원)부터 시작하는 유료 구독 모델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구글은 올해 5월 비오 3(Veo 3)라는 야심작을 시장에 내놨다. 가장 눈에 띄는 차별화 요소는 '네이티브 오디오' 기능으로, 대사부터 배경음악, 효과음까지 자동으로 생성해준다는 점이다. 8초 분량의 4K 화질 영상을 제작할 수 있지만, 월 249달러(약 35만4000원)라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월 20달러(약 2만8400원) 프로 요금제를 추가했지만 여전히 만만찮은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미니맥스(MiniMax)의 헤일루오(Hailuo) AI는 무료 플랜에 매일 크레딧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사용자층을 넓히고 있다. 1080p 화질 10초 영상을 만들 수 있으며, 월 9.99달러(약 1만4200원)만 내면 약 40개 영상을 제작할 수 있어 소규모 창작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쾌수(Kuaishou)의 클링(Kling) AI는 한 번에 최대 2분짜리 영상을 뽑아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대부분 플랫폼이 5~10초 분량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3D 얼굴 재구성 기술로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월 6.99달러(약 9900원)부터 이용할 수 있다는 가성비도 강점이다.

바이트댄스가 최근 공개한 시댄스(Seedance) 1.0도 주목할 만하다. 단일 생성으로 여러 장면이 연결된 스토리를 만드는 '멀티샷 스토리텔링' 기능을 내세우며, 일각에서는 "현실감과 정확도에서 소라와 비오 3를 넘어섰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피카 랩스(Pika Labs)는 쉬운 인터페이스로 초보자들을 공략한다. 최신 버전 피카 2.2는 1080p 해상도 10초 영상에 키프레임 전환 기능까지 추가했으며, 월 8달러(약 1만1400원)부터 이용 가능하다.

어도비의 파이어플라이(Firefly) 비디오는 다른 전략을 택했다. 라이선스가 확보된 스톡 영상으로만 학습시켜 '상업적으로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구독자라면 추가 비용 없이 쓸 수 있어 기업 고객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구글 비오3 공개 영상의 한 장면

각 플랫폼은 저마다의 강점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런웨이는 전문가용 고품질에, 구글은 오디오 통합 기술에,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영상 길이에 방점을 찍었다. 오픈AI 소라는 챗GPT라는 브랜드 파워를 업고 빠르게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지만,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비디오 도구들이 이미 일부 전통 영상 제작 방식을 대체하기 시작했지만, 저작권 보호와 기술 혁신 사이의 균형점을 찾지 못하면 규제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라의 폭발적 성장은 시장 수요를 입증했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숙제도 선명히 드러냈다. 오픈AI가 할리우드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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