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한국 AI 산업 성장 로드맵 공개...자체 기술과 해외 협력 동시 추진 제안

챗GPT를 만든 미국 AI 기업 오픈AI가 한국의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담은 전략 문서를 23일 공개했다.

이 문서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과 5G·6G 등 통신망 인프라, 우수한 공학 인재,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AI 육성 정책을 활용하면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AI의 대외협력 총괄 책임자인 크리스 리헤인은 이날 "인공지능이 새로운 산업 혁명을 이끄는 시점에서 한국은 기존에 쌓아온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오픈AI가 제시한 핵심 전략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자주적 AI 생태계' 구축과 해외 선진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병행하는 '이중 경로' 방식이다. 독자적인 AI 기반 모델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확보, 데이터 관리 체계 수립, GPU 공급망 안정화 등 자립 역량을 키우면서도, 앞서가는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하자는 제안이다.

지난 10월 초 오픈AI가 삼성전자·SK와 체결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계약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합의한 국내 AI 컴퓨팅 센터 건설 계획을 이러한 협력의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이번 협약으로 한국은 오픈AI가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참여하는 국가가 됐다.

문서는 한국 산업 중에서도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자동차·조선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생산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기반 제품 설계와 지능형 공장 시스템, 무인 자동화 기술 등을 활용하면 제조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의료 부문에서는 한국의 빠른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진단 지원과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에 활용하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AI가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속도에 맞춰 교육 내용을 조정하고 교사의 행정 업무를 줄여줘 'AI와 함께 성장하는 세대'를 위한 새로운 학습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소기업들은 경량화된 AI 보조 도구를 활용해 서류 업무나 수출 절차, 법규 준수 등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면 본연의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 활동이 지방으로 분산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프라 측면에서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협력 사업과 과기정통부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내 AI 컴퓨팅 용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위치 선정부터 전력 공급, 운영 효율성까지 글로벌 수준의 운영 방식을 도입해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오픈AI는 "한국이 자체 기술 개발과 선진 기업과의 협력을 균형있게 추진하면 수출·의료·교육·중소기업 전 영역에 AI를 확산시켜 경제 성장과 사회적 포용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 기술력과 자금 조달 능력, 정책 운영 경험을 결합한 'AI 산업 수출 패키지'를 개발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이는 원자력 발전소와 스마트 도시 수출로 검증된 한국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AI 분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한국이 AI 분야에서 상위 3개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면서도 "관건은 실행 속도, 즉 이러한 계획을 각 산업 부문과 지역에 걸쳐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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