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이제 달 남극에 있다”···‘우주 빅3’ 급부상

찬드라얀 3호의 비크람 착륙선이 포착한 달 표면에서의 첫 번째 광경이다. 비크람 착륙선의 다리 중 하나의 그림자가 보인다. (사진=ISRO)

인도의 달 착륙선 찬드라얀 3호가 23일 오후 9시 33분(한국시각) 달 남극 부근에 안착하면서 인류 달 탐사 역사를 새로 썼다. 인류에게 가장 유용한 자원들이 묻혀있는 것으로 보이는 곳에 안착한 것은 이 착륙선이 처음이다. ‘찬드라얀’은 산스크리트어로 ‘달 비행기’(moon craft)를 의미한다. 모디 인도 총리가 강력히 후원하며 야심 차게 밀어붙인 찬드라얀3호 달 남극 착륙선의 성공까지의 과정, 비크람 착륙선과 프라기아 탐사로봇의 미션, 찬드라얀 3호가 가져올 우주경쟁 구도의 변화, 그리고 엄청난 경제성과 함께 인도 현지의 당일 분위기 등을 살펴본다. 데일리메일,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아스 테크니카, 스페이스닷컴 등을 참고했다.

인도가 해냈다···미·중·러보다 앞서 달 남극 첫 도달

찬드라얀 3호 착륙 공식 라이브 웹캐스트에 보여지는 이 그래픽은 우주선(왼쪽)의 일러스트와 고도 및 하강 속도 데이터(오른쪽)를 보여준다. (사진=ISRO)

한국시간 23일 밤 9시 33분. 인도 달착륙선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 표면에 연착륙했다. 힌디어와 산스크리트어로 ‘달비행기’(moon craft)를 의미하는 이 우주선은 지도로 그려지지 않은 남극 지역에 미국, 중국, 러시아를 제치고 안착했다. 인도 남부 벵갈루루에서 이를 지켜보던 인도 우주 과학자들은 환호했다.

이로써 인도는 러시아, 중국, 미국과 함께 달에 착륙한 나라로는 네 번째 국가로 기록됐다. 기도를 기록했다. 즉, 우주 3강 클럽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된 것이다.

달 남극에는 물 얼음이 있는 곳으로 드러나면서 우주강국들이 향후 달 개발을 위해 먼저 착륙하려고 경쟁하는 곳이다. 불과 며칠 전인 지난주 러시아가 루나 25를 달에 착륙하려다 실패했고 미국 나사는 내년에 중국은 3년 후에나 이 시도를 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찬드라얀 3호 달 착륙 성공 직후 연설에서 “인도의 성공적인 달 탐사 임무는 인도만의 것이 아니다···그것은 전 인류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앞으로 다른 나라들의 달 임무에 도움이 될 것이다···우리 모두는 달과 그 너머를 열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달 남극 안착 업적은 인도의 과학, 공학, 기술, 산업에 있어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인도 우주 탐사의 발전을 상징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전의 실패딛고···찬드라얀3 발사에서 달 남극 안착까지

찬드라얀 3호 달 남극 착륙선 비크람(왼쪽)과 프라기안 탐사로봇(로버) 일러스트. (사진=ISRO 트위터)

인도는 4년 전인 2009년 찬드라얀 2호 착륙선으로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착륙선은 달 표면에 추락했고,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착륙선과 탐사 로봇(로버) 모두 파괴됐다.

하지만 인도는 두 번째 달 착륙 시도에서 보란 듯이 해 냈다.

우주강국 러시아의 루나-25가 달 남극 착륙에 실패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가운데 이룬 쾌다. 이는 우주선발 주자인 러시아를 긴장시킬 만한 대 사건이다. 루나 25호는 1976년 구 소련 시대 루나 24호 이후 달 착륙을 시도한 최초의 러시아 달 미션이었다. 러시아의 달 남극 착륙선 루나 25는 제어할 수 없는 달 궤도로 들어가 추락했다. 1966년 2월 3일 인류 최초로 달에 루나9호 무인착륙선을 안착시킨 러시아(구 소련)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뒤늦게 축하 인사를 보냈다.

찬드라얀 3호 이전에 러시아, 미국, 중국을 제외한 다른 달착륙 시도 국가들은 모두 실패했다. 일본, 이스라엘, 그리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이다.

인도 역시 지난 2019년 찬드라얀 2호 미션에서 실패했지만, ISRO는 그 미션 동안 수집한 많은 귀중한 데이터가 찬드라얀-3 착륙을 가능케 했다고 밝혔다. 그 데이터 덕분에 ISRO는 찬드라얀-3의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비크람 착륙선에 더 적응력 있는 알고리즘을 제공했고, 게다가 이번 착륙선에는 더 튼튼한 다리를 추가하는 등 하드웨어도 변경했다.

찬드라얀 3호 임무는 지난달 14일 인도 남부 스리하리코타의 우주 항구에서 발사된 ‘발사체 마크 3(Launch Vehicle Mark 3 LM-3)’ 로켓에 실려 발사되면서 시작됐다.

8월 5일 찬드라얀 3호 우주선은 높이 2m가 넘는 비크람 착륙선을 싣고 달 궤도에 진입해 달 표면의 이미지를 지구로 전송했다. 이 우주선은 달 주위의 타원형 궤도를 돌면서 달 표면으로부터 약 93마일(150km) 상공에서 여러 차례의 기동을 수행했다.

17일에는 비크람과 프라기안이 우주에서 지구를 연구하기 위해 달 궤도에 머물 찬드라얀-3 추진 모듈에서 분리돼 23일 최종 접근을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달 남극 착륙 약 20분 전부터 동력 강하를 시작한 착륙선은 마지막 15분 간의 ‘미세 제동 단계’ 동안 복잡한 기동을 수행했다.

달 하강중 달 남극 부근 표면 사진. (사진=ISRO)
달 하강 중 달 남극 부근 표면 사진, (사진=트위터)

한국시간 23일 오후 9시 30분 프라기안을 실은 비크람 착륙선은 달 표면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추진기 속도를 늦추면서 정상적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착륙선은 달 표면에 접근할 때 단 두 개의 엔진을 점화시키고 브레이크 조작을 계속했다.

착륙선은 속도를 늦추면서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착륙 구역에 수직으로 접근하기에 앞서 수평 방향으로 위치를 잡아 속도를 떨어뜨렸다. 비크람은 달 표면으로부터 2600피트(800m)와 500피트(150m)에서 각각 하강을 멈추고 탑재 카메라로 착륙지점의 바위나 위험물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 기동에서 착륙선은 연착륙을 위해 자세를 변경했다. 지난 2019년 ISRO는 이 단계에서 달표면과 충돌한 찬드라얀-2 착륙선을 잃었다.

이어 자율항법장치는 비크람 착륙선에 하강 재개를 명령했고, 우주선은 4개의 착륙 다리로 지상에 안착했다. ISRO는 몇 시간 뒤 착륙 지점에서 찍은 첫 번째 사진을 공개해 달의 석탄빛 표면에 착륙선이 똑바로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ISRO 찬드라얀 3호 미션 프로젝트 책임자인 P. 비라무투벨은 “발사에서 착륙까지 모든 임무가 시간대에 따라 완벽하게 수행됐다”고 말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 국가 정상회담에 참석중이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비디오 연결을 통해 이 착륙을 지켜봤다. 그는 인도의 달 착륙 성공이 “세계적으로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착륙이 이뤄진 지 약 2시간 만에 ISRO는 착륙선이 하강하는 과정에서 촬영한 달 표면 사진 4장을 X(트위터)를 통해 공유했다. 착륙선에 탑재된 수평 속도 카메라가 촬영한 것이다.

같은 게시물에서 ISRO는 “찬드라얀 3호 착륙선과 벵갈루루 미션운용복합센터-ISRO 원격 측정, 추적 및 명령 네트워크(MOX-ISTRAC) 사이에 통신이 연결됐다”고 말했다. 이 우주 로봇 듀오는 앞서 이번 주 초에는 2019년부터 달 주위를 비행하고 있는 찬드라얀 2호 미션의 일부인 달궤도선과 연락을 취했다. 이 궤도는 찬드라얀 3호 임무 기간 동안 지구와 통신 링크 역할을 하게 된다.

왜 달 남극 착륙이 중요한가

2008년 발사된 찬드라얀 1호 우주선에 탑재된 나사의 달 광물학 지도(M3) 기기는 얼음의 반사 특성을 파악했을 뿐만 아니라 분자가 적외선을 흡수하는 독특한 방법을 직접 측정할 수 있어서 액체 물이나 증기와 고체 얼음을 구별할 수 있었다. 왼쪽이 달 남극의 물 얼음 사진이다. (사진=나사)

이제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찬드라얀 3호의 임무는 주요한 과학적 목표 중 하나를 수행하게 된다. 그것은 미래 인간의 달 서식지를 지원할 물 얼음을 찾는 것이다.

비크람이 안착한 달의 남극은 과학자들이 얼어붙은 물과 희귀원소 같은 필수적인 자원들이 있다고 믿어지는 미지의 영역이다. 그런 점에서 특히 달의 남극은 전세계의 관심 지역이 되고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인도의 공이 컸다. 지난 2008년 10월 발사된 인도의 첫 번째 달궤도 비행선 찬드라얀 1호은 달 탐사 임무 중 나사의 과학 장비를 사용해 달 남극에 있는 분화구 안에서 물 얼음의 증거를 발견했다.

이 발견은 물 얼음이 미래에 우주 비행사들에게 추진제, 공기, 그리고 식수를 제공하기 위해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남극이 달 탐사에 새로운 관심지로 주목받게 됐다.

이후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러시아의 로스코스모스, 그리고 중국 국가항천국을 포함한 세계의 선도적 우주 기관들은 달의 남극 도착을 그들의 목표로 세우게 된다.

이제 인도는 찬드라얀 3호의 역사적 달 탐사 미션을 성공시킴으로써 달에서 인간의 서식지를 위한 길을 닦을 커다란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찬드라얀 3호는 무엇보다도 물 얼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달 표면의 광물 성분을 분광기로 분석하는 등 일련의 실험을 수행하면서 2주 동안 기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달의 남극 주변은 물 얼음 외에 태양광발전을 위한 일정한 햇빛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력한 달기지 건설 후보지로도 추천되는 장소다. 탐사 로봇에 탑재된 장비는 달 표면 재료로 구조물을 제작할 때 유용할 것이다.

노팅엄 트렌트 대학의 우주 물리학 전문가인 이안 휘태커 박사는 “성공적인 달 착륙은 탐사 로봇과 착륙선(기지)은 달 지각 구성에 대한 더 정확한 결정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인도의 성과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X(트위터)에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달 남극 착륙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인도가 성공적으로 달에 우주선을 연착륙시킨 네 번째 국가가 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 임무에 당신의 파트너가 되어 기쁩니다!”라고 썼다.

비크람과 프라기안, 12일 간 달 탐사

찬드라얀3호가 달 남극에 싣고 간 프라기안 로버 일러스터. (사진=ISRO 인스타그램)
프라기안은 무게 약 27kg인 태양열 기반의 소형 탐사로봇이다. 크기는 0.9 m × 0.75 m × 0.85 m이며 출력은 50와트다. (사진=위키피디아)

그동안에는 중국의 달 탐사로봇들과 앞서의 모든 미국 아폴로 미션 우주비행사들이 달의 적도에 더 가까운 장소들을 탐험했다.

하지만 인도의 비크람 착륙선은 현재 이전의 어떤 달탐사 임무보다 달 남극에 가까운 곳에 착륙했다. 다만 찬드라얀 3호 우주선의 비크람 착륙선은 거대한 얼음 퇴적물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영구적으로 그늘이 있는 분화구를 탐험할 만큼 충분히 달 남극 쪽으로 착륙하지 않았다. 착륙한 곳은 정확히 달 남위 약 69도 근처다.

찬드라얀 3호 임무의 비크람 착륙선은 곧 프라기안(Pragyan)이라는 이름의 태양 에너지 기반 탐로봇(로버)을 내보내 탐사 임무를 수행토록 한다. 비크람은 산스크리트어로 ‘용기’를 의미하며, 프라기안은 ‘지혜’를 의미한다. 둘 다 착륙이후 남은 달의 낮시간인 약 14(지구)일을 달에서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달의 남극을 탐사하고 배터리가 다 닳기 전에 데이터를 지구 관제국으로 전송하게 된다. 해가 지면 이 우주선은 동력원을 빼앗기고 온도는 착륙선의 전자 장치에 치명적인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ISRO는 프라기안이 “달 표면의 화학 분석을 현장에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크람에 탑재된 과학 기기에는 착륙 지점의 열전도율과 온도를 측정하기 위한 열물리 실험, 지진 센서, 플라즈마 밀도를 측정하기 위한 랭뮈어 프로브(탐침) 등이 있다. 나사는 또한 향후 달 거리 측정을 위해 비크람 착륙선에 수동 레이저 역반사기 어레이를 제공했다.

ISRO 찬드라얀 3호 프로젝트 부책임자인 칼파나 칼라하스티는 “찬드라얀 2호를 경험한 후 우주선을 개조하기 시작한 날부터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했다”고 말했다.

인도는 지형이 험하고 정각궤도가 필요해 착륙이 까다로운 달 표면의 모두가 탐내는 이 지역에 첫 착륙선을 성공시킴으로써 우주강국들의 달기지 구축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동기와 이유를 만들었다.

우주강국 급부상···로켓 발사 사업 러시아 넘고 이젠 “지구 유인우주선” 기염

찬드라얀 3호 달 안착으로 인도는 단숨에 세계 우주 4강, 아니 3강 반열에 근접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일각에선 찬드라얀 3의 성공과 인도의 또다른 우주에서의 업적들을 들면서 이것이 세계 우주 강국들 사이에서 러시아의 순위를 재고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도 해석한다.

인도는 지난 2014년 화성에 궤도탐사선(망갈리안)을 보냈는데 이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하지 않았던 일이다. 망갈리안은 지난 2022년 9월 8년 간의 임무를 마치고 작동을 중단했다.

현재 인도 로켓은 현재 러시아 부스터들보다도 상업용 위성을 더 많이 발사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국제 위성 사업자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거래를 중단한 이후 더욱 그렇다.

러시아는 여전히 정기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는 인간 우주 비행 프로그램에 대해 자랑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2020년대 말까지 인간을 또다시 달로 보내는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파트너가 아니다. 인도는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우주 탐험에 대한 공유 가치의 틀인 ‘아르테미스 협약’에 서명했지만, 아르테미스 임무에 대한 인도의 기여 가능성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인도는 2025년에 우주비행사들을 태우고 지구 저궤도로 날아갈 가간얀(Gaganyan)이라고 불리는 5.3입방톤 무게의 유인 캡슐을 개발하고 있다. 가간얀은 산스크리트어로 우주선(celestial craft)을 의미한다.

인도 우주 연구 기구(ISRO)의 이번 성과는 향후 인도 정부가 급속한 우주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에따라 인도 정부는 향후 민간 우주 발사와 관련 위성 기반 기업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추진력과 강력한 후원을 바탕으로 우주 발사를 시작했다.

인도 정부는 향후 10년 내 세계 우주 발사 시장에서 차지하는 자국의 점유율을 5배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이 분야를 개방할 계획이다.

모디 총리가 찬드라얀 3호 달 착륙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미소를 지으며 인도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ISRO 제어실로 생중계됐다. 그는 “인도는 이제 달에 있다”고 말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오는 2025년 우주비행사들을 다시 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아르테미스 3 미션을 통해 달 남극 지역에 이들을 착륙시킬 계획이다. 중국도 언젠가 이 지역에 2030년까지 달 전초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놀라운 경제성···SF 한편 제작비보다 적게 들었다

인도는 60억 루피(약 7500만달러·995억 원)라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달 남극에 도달했다. 이것은 2014년 할리우드 우주영화 ‘인터스텔라’ 제작비 1억 6500만 달러(약 2190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금액이다. (사진=워너 브러더스)

인도는 60억 루피(약 7500만달러·995억 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달 남극에 도달했다. 연착륙이 일어나기 전에 한 온라인 논평가가 지적했듯이, 이것은 2014년 할리우드 우주영화 ‘인터스텔라’ 제작비 1억 6500만 달러(약 2190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금액이다.

스페이스X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인도 잘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러시아의 실패한 루나-25 미션에는 적어도 1억 3000만 달러 (약 1718억원)이 든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지난해 나사의 아르테미스 1호 임무는 달 주위와 뒤로 무인캡슐을 보냈는데 약 40억 달러(약 5조 3000억원)가 들었다.

반면 나사는 2025년까지 총 3차례 무인(아르테미스1,2호) 및 유인(아르테미스 3호) 달 프로그램에 약 930억 달러 (약 123조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돼 있다.

2019년 인도의 이전 임무인 찬드라얀 2호는 9650만 달러(약 1275억원)가 들었지만 달에 충돌했다. 하지만 이 임무에서는 여전히 달 주위를 돌고 있는 달 궤도선이 살아 남아 있다.

데일리메일은 이번 인도의 성공에 대해 영국비평가들은 인도가 왜 영국으로부터 계속 원조를 받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썼다. 이에 따르면 영국의 원조금을 분배하는 영국 외무부와 영연방 및 개발청은 지난해와 올해 인도에 3340만 파운드(약 560억원)를 보냈다. 또한 이달 나온 외국직접투자(FDO)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그 금액은 내년과 후년에 5700만 파운드(약 955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의 착륙 성공 전후 분위기는?

스리다라 소마나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의장이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 달 착륙을 확인한 직후 환호하는 직원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ISRO)
달 남극 크레이터에 빛을 비췄다고 가정한 사진. (사진=취리히공대. 2022.8)

찬드라얀 3호가 예정된 달 남극 부근 착륙 몇 시간 전부터 벵갈루루 외곽에 있는 찬드라얀 우주선 지휘 센터에서는 분위기가 고조된 ISRO 관계자들과 과학자들이 착륙선을 감시하는 거대한 스크린 위로 몸을 구부리고 지켜보고 있었다. 인도 신문과 뉴스 채널의 배너 헤드라인은 찬드라얀의 달착륙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는 등 착륙 전 기대감이 뜨거웠다.

어린이들은 힌두교도들이 신성시하는 갠지즈 강변에 모여 안전한 상륙을 기원했고, 곳곳의 이슬람교도들도 모스크에서 기도를 올렸다. 뉴델리주의 수도인 구르두와라로 알려진 시크교 사원에서는 하디프 싱 푸리 석유장관이 찬드라얀3호 성공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

푸리 장관은 “인도는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과학적, 기술적인 면에서도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달착륙 임무 성공은 한 때 제3세계 국가로 여겨졌으나 현재 산업 강국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도에 중요한 전환점을 나타낸다.

인도는 미국의 주요 방위 파트너로 여겨지고 있으며 수십억 달러의 미국 안보지원금을 받았다.

지난 20년간 인도에 대한 미국의 대외 원조는 의료비 14억 달러 이상을 포함해 28억 달러를 넘어섰다.

더큰 우주강국의 야망?

찬드라얀 3호는 러시아의 루나9(1966), 그리고 미국의 아폴로 계획이 끝난(1972) 이후 2013년 이래 달 표면에 세 대의 탐사로봇을 배치한 중국에 이어 달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인도는 이제 우주기술에서 미국,러시아,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해도 무리없을 우주 4강그룹에 합류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와 인도인들에게 찬드라얀 3호 달 안착은 인도의 더큰 우주에 대한 열망을 위한 시작점에 불과할 것은 보인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찬드라얀 3호 달 착륙 성공 후 가진 연설에서 인도가 이제 “미래를 위해 인간 비행 임무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하늘이 한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SRO의 유튜브 채널을 통한 착륙 공식 방송은 약 800만 명이 시청했다.

아래는 ISRO의 찬드라얀 3호 달 남극 도착 순간 유튜브 동영상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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