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흉악 범죄에 93% ‘사적 제재 찬성’

최근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범죄자 처벌 수위에 대한 반발과 분노 정서를 반영하듯, 사적 제재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등장하며 많은 인기와 공감을 얻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는 흉악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에 대한 사회적 여론 속 ‘머그샷법’이 압도적 찬성표와 함께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흉악 범죄에 대한 대처가 국민들의 정서적 눈높이에는 못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적법한 절차 없이 SNS,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흉악 범죄자의 신상공개가 이뤄지는 등 과도한 사적 제재가 이뤄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31일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 시사 Poll 서비스 ‘네이트Q’는 성인남녀 7745명을 대상으로 ‘범죄 가해자의 신상 공개 및 저격 등 사적 제재’ 논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49%(3,856명)가 사적 제재가 적절하다는 지지 의견을 표했다.

이어 전체 응답자 중 44%(3,480명) 역시 ‘강력범죄에 한해서 인정한다’며 선택적 지지 의견을 전했다.

반면 ‘사법체계 안에서 해결되어야 하며 사적 제재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표한 응답자는 4%(335명)에 그쳤다.

세대별로는 공정과 정의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사적 제재가 적절하다’는 지지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가한 20대와 30대 응답자의 경우 각각 53%와 51%로 ‘범죄 가해자에 대한 사적 제재’ 지지의견을 나타낸 반면 50대와 60대이상의 경우 ‘강력범죄에 한해 인정한다’는 선택적 지지 응답이 각각 48%, 5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사적 제재’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의견에서는 남녀간 큰 인식차를 보이기도 하였다. 전체 남성 응답자 중 7%가 ‘사적제재는 부적절하다’고 답한 반면 여성 응답자의 경우 3%만이 ‘사적 제재’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했다. 이는 폭력과 범죄에 대한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들의 분노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설문조사 댓글에서는 ‘사적 제재’에 대한 배경으로 사법체계 불신을 지적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우리 법적 처벌 수준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올 때까지 강력범죄 등에 대한 사적 제재가 필요하다’, ‘왜 범죄자 인권을 존중해줘야 하는가…우리나라는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살기 좋은 나라다’, ‘인권 따지다 다 봐주는 것이 문제다…강력범죄에 대한 법이 너무 약하다’ 등 강력 범죄자들에 대한 보다 강력한 처벌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반면 ‘섣부른 사적 제재는 제2, 3의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 반대한다’며 사법체계 내에서 처리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 안지선 SK컴즈 미디어서비스 팀장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흉악범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처벌수위 등으로 인한 실망감이 ‘사적 제재’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법적 근거가 없는 과도한 사적제재는 자칫 무고한 피해자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균형적인 시각과 함께 높아지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실효성 있는 사법체계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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