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술 발달과 함께 로봇 기술의 고도화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일찌감치 로봇이 적용된 생산 공장은 물론 최근 들어 물류를 비롯해 산업 각 분야에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적용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예견돼 있는 상황에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팁스타운에서 로봇을 주제로 진행된 ‘2025 팁스밋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팁스밋업은 로봇 분야 전문가와 선배 스타트업,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스타트업들의 IR 데모데이가 진행됐다.
행사의 시작을 알린 것은 ‘농업에서 바라보는 로봇 기술과 서비스’를 주제로 키노트에 나선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였다. 최 대표는 지난해 9월 국내 대표 농기계 기업 대동그룹의 AI와 로봇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대동에이아이랩(대동AI Lab) 대표에 취임했다. 앞서 최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박사 학위 취득 후 한국전자통신영구원(ETRI)와 KT에서 18년간 다양한 AI 사업을 주도하며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KT AI/BigData사업본부에서 AI 스피커 ‘기가지니’의 서비스 기획 및 운영과 AI콜센터(AICC) 사업을 주도한 것도 그였다.
대동은 그런 최 대표의 영입과 함께 서울 서초구에 AI&로봇센터를 오픈하고 대동에이아이랩을 비롯해 대동애그테크, 대동-KIRO 로보틱스 센터를 모아 오래도록 이어온 농업이라는 도메인에서 AX(AI 전환)을 이뤄내기 위한 역량을 결집했다. 이곳에서 특히 대동에이아이랩은 대동의 로봇과 모빌리티 구동 플랫폼에 탑재되는 농업 및 로봇용 AI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키노트 발표에 나선 최 대표는 이날 대동에아이랩을 필두로 한 대동그룹의 AI 전환 현황을 소개하며 AI 로봇 산업의 트렌드와 농업에 있어 로봇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최초 농기계 기업에서 AI 로봇 기업으로 변신 중인 대동
1947년 대동공업으로 출발한 대동은 대한민국 최초로 농기계를 제작한 기업으로, 농업 기계화에 앞장서 왔다. 미션과 엔진을 자체 생산하며 대한민국 농기계 산업의 초석을 다졌고, 트랙터 분야에서 국내 1위를 넘어 북미 시장에서도 ‘키오티(KIOTI)’라는 브랜드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농기계 제조를 넘어 ‘30년 후 미래 농업’을 위해 데이터와 테크 기반의 스마트 농업에 적용되는 AI,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농업 현장에 접목하는 데 힘쓰고 있다.

대동의 시작과 발전, 현재의 상황을 소개한 최 대표는 “대동은 과거 제조 기업에서 데이터와 테크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고, 30년 뒤 즉 창립 100년이 되는 시점에서 디지털 기반의 미래 농업 기업의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대표는 대동의 5대 미래사업으로 ‘스마트 농기계’ ‘로보틱스’ ‘소형건설기계’ ‘스마트파밍’ ‘스마트 모빌리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꿈꾸는 미래는 고객에게 기계로 다가가는 것을 넘어 플랫폼과 말단의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스마트팜에 들어가는 농업과 AI 기술도 구현해 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대표는 대동이 꿈꾸는 농업의 미래를 ‘정밀농업’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농장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 기기들이 자율적으로 농장에서 작업하고, 농작물을 실시간 정밀 분석하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 방법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밀농업이라는 것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사를 짓는 겁니다. 한 필지에도 차이가 있는 땅의 힘들을 각각 파악해 그에 걸맞게 갈고 비료를 주고 농작물이 자라나는 속도 등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 모니터링하는 거죠. 이는 드론을 띄워 농지를 파악하고 생육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진행됩니다.”
이어 최 대표는 “우리나라 농업의 경우 논의 기계화는 98%에 달하지만 밭이나 과수원 등은 60%에 불과하다”며 “밭이나 과수원에서도 자동운반과 농약 살포 등을 좀 더 전동화하는 방향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에 휴머노이드 로봇 적용 가능성 높아
이 외에도 대동은 수확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추, 딸기 등 수확 작업에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는 작물을 대상으로 수확 로봇을 개발해 농업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딸기 수확 로봇의 경우, 리미테이션 러닝(Limitation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딸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수확하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개발하고 있다"며 수확 로봇 개발 현황을 밝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농업 적용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의 농작업 환경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농업 자동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 대표는 "휴머노이드는 대동 같은 제조기업이나 기존 1차 산업에서 보더라도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휴머노이드는 라인을 바꾸지 않고 기존에 있는 환경 그대로 사람 작업자를 대신할 수 있죠. 또 혹자의 말에 따르면 결국에 사람이 휴머노이드와 함께 살게 되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하합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휴머노이드를 열심히 해서 미국과 양극 체제로 좁혀지고 있는 듯 하죠. 그 밑단에는 급격하게 발전한 AI 기술이 있고요.”
그러면서도 최 대표는 “대동이 생각하는 AI 로봇의 미래 이미지는 데이터가 기반이 되고 AI가 있고 거기에서 만들어진 로봇이 선순환하는 구조”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농업에 로봇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는 ‘노동력 부족’

최 대표는 농업에 로봇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와 관련해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작업의 자동화 요구, 효율적 영농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식량은 안보 위기와 직결돼 있죠. 그래서 농사는 반드시 지어야 되는데 사람이 없는 상황이예요. 특히 저희가 제조하는 트랙터로 땅을 파야 할 시기는 1년 중 며칠로 딱 정해져 있어요. 그 시기에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노동력이 없으면 대체할 다른 무엇이 있어야죠. 그런 측면에서 AI와 로봇의 발전은 새로운 기회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대동과 같은 레거시 기업의 경우 자칫 그로 인해 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한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대응을 하지 않으면 후발 주자에게 한 번에 따라 잡히게 되는 거죠. 대동이 농업 기업으로 시작해 AI 로봇을 정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 대동이 추구하는 것은 전통적인 도메인인 농기계를 농업 데이터, AI, 로봇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그런 측면에서 대동이 진행하는 접근 방식이 있다”며 트랙터를 사례로 언급했다.
“대동은 가장 핵심 모델인 트랙터에 자율주행 기능을 넣으려 하고 있죠. 저 역시 처음에는 트랙터에 왜 자율주행이 필요할지 몰랐는데 직접 타보니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똑바로 가게 하고 경로를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더군요. 또 장애물에 대해 대처할 필요도 있었고요. 그런 점에서 트랙터도 큰 틀에서 로봇임을 깨달았죠. 현재는 자율주행의 첫 버전으로 GPS와 연계한 모듈을 만들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요. 내년쯤에는 비전으로 돌아가는 2세대 트랙터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최종 목적은 (자동차와는 다른)농업에서 바라보는 수준의 자율주행 레벨4에 도달하는 거죠.”

대동은 한편으로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한 농업 혁신도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정답은 없다”고전제하면서도 대동이 협업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의 기준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선 ‘차별적인 기술력’이다.
“저희는 물론 대기업들이 함께할 스타트업을 선별할 때 기본이 되는 것은 차별적인 기술력’입니다.이건 기본이고요. 사업적으로 의미가 있는 기술력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 붙죠. 대기업이 가려워하는 부분, 채워지지 않은 빈 구석을 잘 파고 들어가야 협력이 잘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플랫폼과 데이터는 누구나 욕심이 있을 수밖에 없죠. 이 부분은 상호 인정을 해야 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서로 욕심을 내면 한 발자국도 못나간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어 최 대표는 스타트업이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기존 기업이든 반드시 풀어야 되는 문제는지속 가능한 성장과 이익(매출)의 확보라고 강조했다.
발표 말미, 최 대표는 “앞으로도 더 좋은 기술이나 더 좋은 사업 계획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제안해 주기 바란다”며 스타트업의 적극적인 제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