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1월 15일 상원 은행위원회 표결을 하루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 규제법안 '클래리티 법(CLARITY Act)' 지지를 전격 철회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1월 14일 X(구 트위터)에 "법안에 너무 많은 문제가 있다"며 "지금 상황보다 오히려 더 나쁜 버전"이라고 비판했다.
암스트롱이 지적한 주요 문제는 토큰화된 주식의 사실상 금지, 탈중앙화 금융(DeFi) 규제로 정부가 개인 금융기록에 무제한 접근 가능, 증권거래위원회(SEC) 권한은 강화되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권한은 축소, 스테이블코인 보상 제한 조항 등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보상 제한이 핵심 쟁점인데, 코인베이스는 서클의 USDC 보유자에게 연 3.5% 보상을 제공하며 이 사업으로 올해 약 13억 달러(1조9천억원) 수익을 예상하고 있어 이 조항은 회사의 주요 수익원을 직접 위협한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일반 은행 예금을 빼앗아간다며 제한을 요구해왔고, 최신 법안 초안은 스테이블코인 보유 자체에 대한 이자는 금지하되 거래나 송금 같은 활동으로 발생한 보상은 허용하는 절충안을 담았다. 코인베이스는 작년 7월 통과된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허용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제한하는 것은 후퇴라고 주장하며 "나쁜 법보다는 차라리 법이 없는 게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코인베이스의 지지 철회로 내일 예정된 표결이 연기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요구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리플 CEO 브래드 등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법안을 지지하며 개선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2026년 중간선거를 위해 이미 약 1억1,600만 달러(1,700억원) 이상을 모금한 정치자금단체를 통해 상원 의원들의 투표 행태를 예의주시하며 정치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클래리티 법은 하원에서 지난 7월 통과됐으나 상원에서 지연되다 이번 주 상원 은행위원회 표결이 예정됐는데, 이번 사태로 암호화폐 업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명확한 규제 기준 마련이 불투명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