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8가지 IT 기술은? '성장 동력으로서의 IT'

유진희 플래티어 마케팅실 실장

들어가며

2020년은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고 모임과 이동은 축소됐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류의 모든 영역에서 코로나가 끼친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초고속, 최첨단 시대를 기대하며 흥분했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었음을 생각하면, 예상치 못한 전염병에 전 세계가 속수무책이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당혹감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들도 등장하고 있다. ‘언택트(Untact)’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잡았고, 인류의 생활권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했다. 여전히 바이러스의 위력은 강력하지만, 초기 발발 이후 1년이 지난 지금은 곳곳에서 언택트 시대에 대응하는 시스템들이 빠르게 구축되는 모양새다.

IT기술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주 요인이다. 일찍부터 기업의 비즈니스에 적용되어 ‘마테크(Martech)’ 시장을 이끌어 온 IT는 코로나19 이후 마테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IT 기술은 많은 기업에서 마케팅 외에도 전략, 관리, 방법론, 매출 등 비즈니스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간주된다.

그에 따라 본 고에서는 기업의 마케팅과 비즈니스 관점에서, 2021년을 특징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8가지 주요 IT 기술 트렌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8가지 IT 기술 트렌드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시장 환경에서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dynamics)으로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 DT)’의 가속화

2. ‘화상 협업 플랫폼(Virtual Co-work Platform)’ 및 ‘참여형 콘텐츠(Interactive Contents)’ 증가

3.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지속 

4. ‘개인화(Personalization)’의 보편화 

5. ‘포머티브 인공지능(Formative AI)’ 적용 활발

6. ‘마테크(Martech) 솔루션’ 2차 전성기 도래

7. ‘데이터 프라이버시(Data Privacy)’ 이슈 대두

8. ‘서비스 메시(Service Mesh)’와 ‘분산형 클라우드(Decentralized Cloud)’의 부상

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 DT)’의 가속화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단연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면서 고객들의 디지털 경험이 확장됐고, 그에 따라 기업들도 비즈니스 시스템을 디지털 환경에 맞게 재편하는 중이다. 디지털 전환은 초기 이커머스, 금융, 미디어 등 온라인 비즈니스가 활발했던 분야에서 진행됐으나, 2020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제조, 의료 등 오프라인 중심이던 산업군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로 대변되었던 ‘온라인 경험’은 편리성은 높지만 물리적인 직접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일부 산업군에서는 외면되고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인식되면서, 오프라인 전략을 고수했던 많은 기업들이 이 흐름에 적극적, 자발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분야는 ‘이커머스 시장’이다. 2020년 1분기 미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32%의 성장을 기록한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급격히 감소하면서 JC Penney, Neiman Marcus, Stage Stores, Century 21, Stein Mart, Lord & Taylor 등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이 줄줄이 파산했다.

반면, 글로벌 의류브랜드 휠라(FILA)는 2020년 5월 온라인 몰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는데, 오픈 당일,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틀어 역대 최대 일일 매출을 경신하며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다. 고객과의 주요 접점 채널을 과감히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제약을 빠르게 돌파한 사례다.

 미국 2019 vs. 2020년 주요 백화점의 분기별 매출 추이, 출처: Molla, 2020.12.2, Recode, Vox
미국 2019 vs. 2020년 주요 백화점의 분기별 매출 추이, 출처: Molla, 2020.12.2, Recode, Vox

국내 시장도 온라인 쇼핑 거래가 대폭 증가했다. ‘네이버 페이’의 2020년 1분기 결제 금액은 전년도 동기간보다 46% 증가한 5조 원을 돌파했고, 쿠팡의 일평균 로켓 배송량은 기존 180만 건에서 330만 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기업들이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고객과의 접점을 증대시킨다. 고객의 쇼핑 여정 기록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는데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온라인 쇼핑에서도 오프라인과 비슷한 쇼핑 경험을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실행 중인 맞춤형 상품 추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등의 ‘개인화 메시지’는 본래 오프라인 쇼핑에서 얻을 수 있던 경험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활발히 진행중이고 마테크 기술 수요가 늘어난 만큼, 이러한 ‘쇼핑 경험의 통합’은 앞으로 이커머스 업계의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상은 2021년에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코로나 이후 디지털 경험 선호가 높아졌으며, 63%는 팬데믹 이후에도 디지털 기술의 더 많이 소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고객들의 이러한 반응은 디지털 세상에서 경험한 ‘편리성’과 ‘스피드’, ‘다양한 정보’와 ‘인터랙티브’ 등 온라인 고유의 특징들이 오프라인에서의 ‘직접 경험’을 충분히 상쇄할 만큼 강력하게 발휘된 덕분이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기술에 대한 선호 변화, 출처: 딜로이트 인사이트 보고서, 2020

 

코로나 이후 디지털 기술에 대한 선호 변화, 출처: 딜로이트 인사이트 보고서, 2020

2. ‘화상 협업 플랫폼(Virtual Co-work Platform)’과 ‘참여형 콘텐츠(Interactive Contents)’의 증가

온라인 세상은 ‘연결(Connect)’을 강조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타인과 연결되는 것은 실제 공간에서의 관계의 단절을 상쇄시키며 긍정적 경험을 제공한다.

강력한 연결을 위해서는 상대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온라인에서 ‘협업’을 진행하려면 구성원들의 ‘참여’를 ‘어떤 방식으로’ 유도할 것인가가 관건이 된다. 같은 내용을 다룬 웨비나라도 녹화된 VOD 영상과 라이브 송출이 고객의 참여나 몰입, 소통면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화상회의’와 ‘비즈니스 협업 툴’이 결합된 가상 플랫폼들의 인기는 ‘연결’이 중요해진 환경적 상황이 반영된 자연스러운 결과다.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과 ‘웹엑스(Webex)’는 ‘연결’의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코로나 시대에 비약적인 도약을 이뤘다.

두 플랫폼의 성공에 고무되었는지, 실리콘밸리도 이와 비슷한 가상 플랫폼 개발이 한창이다. 많은 기업들이 2021년 비대면 상황에서 보다 편리한 협업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기능들을 통합한 화상 솔루션을 개발 중에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대기업과의 인수합병(M&A) 논의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에서는 ‘연결’의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디지털 환경에서 ‘연결’의 가치는 콘텐츠에 대한 ‘몰입’을 높여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디지털 콘텐츠는 고객의 참여에 소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참여형 콘텐츠는 모바일에서도 가볍게 볼 수 있도록 ‘숏폼’ 분량에, ‘개인화’된 메시지, ‘대화형’ 방식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2020년 붐업이 일었던 ‘라이브 커머스’는 대표적인 참여형 콘텐츠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구매자와 판매자가 ‘연결’되고, 방송 후 이를 ‘짧은 분량’으로 편집하여 시청 부담이 없는데다, ‘모바일 플랫폼 기반’이라는 점에서 이커머스 기업들의 차세대 판매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3.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지속

‘모바일’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메인 경로다. 2020년은 글로벌 모바일 앱 결제액이 최초로 1천억 달러를 돌파한 해였다. 2020년 글로벌 앱 결제 규모는 앱스토어 $690억 달러, 구글플레이 $370억 달러로 총 $1060억 달러(KRW 약 115조 6천만 원)에 달한다. 이는 2019년에 대비 35% 성장한 것이며, 역대 최대 규모의 성장률이기도 하다.

가장 많이 설치된 유료 앱은 ‘비즈니스’ 앱들로,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약 36억 건 이상 설치되었다.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한(140%) 수치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앱은 ‘줌(Zoom)’이었다.

줌은 2020년에만 6억 6,7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이어 구글 미트(Google Meet)와 MS팀즈(Microsoft Teams)도 각각 3억 2,450만, 1억 9,550만 건이 다운되며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2020년 1월~11월 글로벌 유료 앱 결제 규모, 출처: 2020 Data Digest 2Q Report, Sensor Tower

 

2020년 1월~11월 글로벌 유료 앱 결제 규모, 출처: 2020 Data Digest 2Q Report, Sensor Tower
 카테고리별 앱 설치 추이, 출처: 2020 Data Digest 2Q Report, Sensor Tower

 

카테고리별 앱 설치 추이, 출처: 2020 Data Digest 2Q Report, Sensor Tower

모바일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CX)의 ‘최적화’와 ‘패턴화’를 제시하는 것이다. 모바일 마케팅이 중요해지면서 기존의 PC환경에 비해 접점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각 접점에 어울리는 메시지를 개발하여 단계별로 모바일 경험을 최적화시키고, 이러한 경험을 패턴화 할 수 있도록 일관된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4. ‘개인화(Personalization)’의 보편화

‘개인화’는 고객 개인의 소비행태와 성향을 반영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고객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방법이다.

‘개인화’는 마케터가 고객의 행동을 세분화해서 모니터링하는데 도움을 주며, 고객에게는 브랜드에 대한 몰입과 참여를 높여 향상된 쇼핑 경험을 받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개인화’는 고객의 온라인 여정 분석에서 시작된다. 때문에 ‘개인화’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과 질, 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분석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맥킨지(Mckinsey)에 따르면 ‘개인화’의 가치(Value)는 수조 달러에 이른다. 특히 ‘유통(Retail)’, ‘보험(Insurance)’, ‘여행(Travel)’, ‘금융(Banking)’ 산업에서는 그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된다. 고객들의 니즈도 높다.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B2B 소비자의 75%, B2C 소비자의 55%가 개인화 된 콘텐츠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 ‘개인화’ 가치, 출처: McKinsey 2020; Deloitte Survey; Ada Website, 2021

 

산업별 ‘개인화’ 가치, 출처: McKinsey 2020; Deloitte Survey; Ada Website, 2021
B2B, B2C 고객들의 개인화된 디지털 경험 기대 현황, 출처: Deloitte Survey; Ada Website, 2021

 

B2B, B2C 고객들의 개인화된 디지털 경험 기대 현황, 출처: Deloitte Survey; Ada Website, 2021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화’의 중요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영국 유통 테크놀로지 전문기업 ‘브라이트펄’이 2020년 유통 및 이커머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2021년 기업들이 유통 기술 중 투자 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는 항목으로 웹 개인화(64%)가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도 개인화 마케팅이 활발하다. 특히 2020년 초 고객 데이터의 마케팅 활용을 허용한 ‘데이터 3법’이 통과됨에 따라 기업들이 개인화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졌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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