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 K-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관 ‘차세대 유니콘, K-플랫폼을 조망한다’ 국회 토론회 개최
강형구 교수, ‘한국플랫폼의 경제적 가치와 밸류업 전략’ 주제 발표
싱가포르국립대 경나경 교수 ‘배달 플랫폼’이 만들어 낸 성과 조명… 규제보다 진흥해야

몇 년에 걸쳐 오락가락하던 온라인 플랫폼법(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련 법률안)은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 철회 방침을 통해 일단락 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듯하다. 공정위는 기존 플랫폼법 대신 플랫폼 독과점 규제 강화 조항을 공정거래법에 명시해 개정하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규제에 초점이 맞춰진 법 개정에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 상황은 의외의 벽에 부딪히며 반전이 계기를 맞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 우선주의에 근거한 정책들이 쏟아지며 한국에서 진행되는 플랫폼 기업 규제에도 불똥이 튄 것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배경은 사실 유럽(EU) 때문이다.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에 가장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유럽은 최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안보와 경제 여러 측면에서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공정위가 추진했던 ‘플랫폼법’은 규제 내용 상당 부분이 EU의 디지털시장법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지며 우려를 낳았다. (이미지=픽사베이)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에 가장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유럽은 최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안보와 경제 여러 측면에서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까지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과점 규제를 하겠다고 나서니 말이 나온 것이다.

미국이 동맹국 조차 예외를 두지 않는 ‘관세전쟁’에 나선 상황, 게다가 한국은 탄핵 정국으로 시의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자칫 과거 온플법 제정 움직임 당시부터 지적돼 온 ‘역차별’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 압력에 의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는 규제에 적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만한 국내 플랫폼만을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규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 속에서도 나름의 노력으로 구축해 온 국내 플랫폼 생태계가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 조차 예외를 두지 않는 ‘관세전쟁’에 나선 상황, 게다가 한국은 탄핵 정국으로 시의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픽셀)
지난 25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관으로 국회의원 연구단체 디지털경제3.0포럼과 함께 국회에서 개최된 ‘차세대 유니콘, K-플랫폼을 조망한다’ 전문가 토론회 현장. (사진=테크42)

이러한 우려는 최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관으로 국회의원 연구단체 디지털경제3.0포럼과 함께 국회에서 개최된 ‘차세대 유니콘, K-플랫폼을 조망한다’ 전문가 토론회에서도 불거졌다.

지난 25일 진행된 토론회는 한국 플랫폼이 가진 경쟁력을 짚어보고, 플랫폼 기업에게 지워진 오해를 바로잡는 학계, 산업계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참석한 전문가들이 함께 목소리를 높인 것은 ‘규제 보다는 진흥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적 전환의 필요성’이었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플랫폼을 같은 레벨로 평가하면 안돼

이날 토론회의 첫 순서는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의 '한국 플랫폼의 경제적 가치와 밸류업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로 시작됐다. (사진=테크42)

이날 토론회의 첫 순서는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의 '한국 플랫폼의 경제적 가치와 밸류업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로 시작됐다.

강 교수는 한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미래 전략 부재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K-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먼저 플랫폼의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을 전통적인 시장이나 조직과는 다른, '생태계'라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규정했다. 플랫폼 역시 시장처럼 바이어와 셀러 간의 거래를 지원하지만,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코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시장과 차별화된다. 또한, 조직처럼 명확한 경계를 갖는 대신, 생태계 참여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경계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조직과도 다르다.

특히 강 교수는 플랫폼의 가치 창출 원천이 플랫폼 자체보다는 플랫폼을 구성하는 보완재, 즉 셀러, 바이어, 앱 등 생태계 참여자들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플랫폼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장 전략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관리하는 비시장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비시장 전략에는 규제 환경 조성, 이해관계자 갈등 관리, 언론 및 정치 전략 등이 포함된다.

또한 강 교수는 플랫폼을 앱, 메타 앱, OS, 클라우드 등 다양한 레벨로 구분하고, 각 레벨 별 경쟁 환경과 K-플랫폼의 현황을 분석했다.

강 교수는 플랫폼을 앱, 메타 앱, OS, 클라우드 등 다양한 레벨로 구분하고, 각 레벨 별 경쟁 환경과 K-플랫폼의 현황을 분석했다. (사진=테크42)

앱 레벨은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주를 이루며, 이미 레드오션화된 시장이지만 K-플랫폼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타 앱 레벨은 앱을 찾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으로, 미국, 중국과 함께 한국이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디지털 선진국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하지만 강 교수는 “이 역시도 레드오션이며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는 앱스토어, 운영체제, 클라우드, 인프라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 외에 경쟁이 없다”며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만 쓰면서 그들에게 30%씩 수수료를 주는 이유는 그들이 OS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 중요한 것은 이런 플랫폼들이 클라우드에 기반하고 있다는 거죠. 그 바탕에는 인프라가 있고요.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 등 메타 앱들이 사실상 정부 규제보다 더 무서운 기술적 규제를 진짜 글로벌 빅테크인 이들에게 당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예요. 이렇게 엄연히 레벨이 다름에도 정부의 규제 관점에서 똑같은 빅테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I 시대,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관건

그러면서도 강 교수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바로 AI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AI 생태계가 플랫폼 경제 구조와 유사하게 형성되면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AI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AI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AI는 산업 혁명을 능가하는 파괴적인 혁신이라고 하지만 기존 플레이어들을 더 강화시키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요. 그 이유는 AI 생태계가 정확하게 플랫폼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경제가 구조적으로 AI를 잘 할 수밖에 없는 구죠죠. 결국 우리나라 AI 전략이 중요하고 AI를 잘하려면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다행히 AI의 플랫폼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 중입니다. 이는 아직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이죠. 다만 이 기회의 문이 굉장히 빨리 닫히고 있다는 것은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AI 앱, 기술 파트너, 앱 스토어, 기초 모델링 플랫폼 등 다양한 레벨에서 K-플랫폼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앱 스토어와 같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플랫폼 전략을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강 교수는 플랫폼이 한국 경제의 밸류업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플랫폼 기업 육성을 제시하며, 플랫폼 기업의 높은 자산 회전율이 한국 기업의 낮은 자산 회전율 문제를 해결하고 밸류업을 견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달앱 오해 바로잡아야, 데이터로 보는 진실은?

이날 토론회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경나경 교수 역시 ‘K-플랫폼을 통한 한국 외식산업의 성장: 왜 규제보다 진흥인가’를 주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테크42)

이날 토론회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경나경 교수 역시 ‘K-플랫폼을 통한 한국 외식산업의 성장: 왜 규제보다 진흥인가’를 주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경 교수는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정보시스템및데이터분석학과 교수로서 배달 플랫폼의 시장 기여 효과와 싱가로프 등 해외 사례, 국내 플랫폼 규제 흐름을 비교 발표했다.

경 교수는 먼저 다양한 연구 및 조사결과 등을 인용해 배달플랫폼이 외식산업과 업주 등 이해관계자 성장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경 교수가 제시한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업체 경영 실태조사’ 데이터를 분석 결과를 보면 배달앱 이용 음식점의 경우 미이용 음식점 대비 연간 매출액이 7067만원, 영업이익은 655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찬·윤성준·이남호·김현주(2024). 배달앱이 외식업체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

영세 업주의 매출 증가 효과는 더 컸다.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 80만 건을 분석한 결과, 배달앱을 통한 소규모 음식점의 매출 증가율은 97.6%로, 대규모(매출 규모 기준) 음식점 매출 증가율(8.6%) 대비 10배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Kim, K. B. and G. Lee(2023), Who Benefits from Food Delivery Platforms? The Heterogeneous Effects of Platforms on Restaurant Sales

경 교수는 “배달 플랫폼은 이용 업주에 추가 매출 증대, 수익성 개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외식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코로나, 불경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외식시장 위축 및 상권 쇠퇴를 방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데이터를 제시했다.

경 교수는 “배달 플랫폼은 이용 업주에 추가 매출 증대, 수익성 개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외식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코로나, 불경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외식시장 위축 및 상권 쇠퇴를 방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여러 국내 연구 및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배달앱이 폐점율을 낮추고 상권 활성화에 기여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 1161개 상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배달플랫폼 이용 음식점 비중이 4.3% 증가하면 폐점률은 0.9%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와 서울시의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창업률 및 폐업률 데이터 분석 연구에서도 배달앱 소비가 1% 증가할 때마다 폐업률은 평균적으로 0.0012%p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홍성효·이경주·임준홍. (2023). 배달서비스의 상권활성화에 대한 외부효과.

**강서종·류한배·김지환(2024). 음식점 배달앱 이용금액이 요식업체의 창업률 및 폐업률에 미치는 영향.

경 교수는 “배달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했다면, 한국 외식산업은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면서 플랫폼에 대한 국내 규제 흐름 및 정책 환경이 오히려 시장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싱가폴 등 해외 플랫폼 혁신 사례 소개 “규제로는 시장 확대, 문제 해결 어려워”

이어 경 교수는 2022년 기준 한국의 디지털 규제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85개국 중 51위라는 자료를 제시했다. 이는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 등(디지털 규제지수 0.1 미만)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2014년보다도 더 높아졌다.

경 교수는 실제 해외 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국내 수수료 논란 및 온라인플랫폼법 논의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비스 가격 책정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되, 기업이 서비스 경쟁력 및 수익을 기반으로 시장 혁신 및 재투자를 활성화하도록 하는 해외 흐름과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적한 것. 그러면서 “앞서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했던 미국 역시 해당 조치를 폐지했으며, ‘네거티브 규제'가 원칙인 싱가포르는 글로벌 플랫폼 '그랩'을 배출, 업주-라이더-고객 등 시장 전체의 이익을 혁신적으로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경 교수는 “외식업주들에 AI를 통해 메뉴 설명 및 가격, 이미지 등이 자동 적용되도록 함으로써 영세업주나 IT에 익숙하지 않은 업주들에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며 그랩의 성공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IT 플랫폼 업계 최대 화두이자 핵심인 ‘AI 활용’을 통해 과감한 비즈니스 혁신을 시도한 해외 사례 소개는 다시 한 번 토론회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 시켰다. ‘그랩(Grab)’의 경우 AI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혁신을 통해 주문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예측해 라이더 동선이나 배차를 관리함으로써, 라이더 수익이 21% 상승했다. 경 교수는 “외식업주들에 AI를 통해 메뉴 설명 및 가격, 이미지 등이 자동 적용되도록 함으로써 영세업주나 IT에 익숙하지 않은 업주들에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일단 허용’ 기조로, AI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싱가포르는 ‘2023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AI 준비 지수(2023 Asia Pacific AI Readiness Index)’에서도 전반적인 AI 준비도 점수 1위(70.1점)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 내내 플랫폼의 효과와 영향에 대해 강조한 경 교수는 “배달플랫폼 규제는 배달앱 업체 뿐만 아니라 외식 산업과 시장 전체의 성장 및 발전을 막을 수 있다”며 “플랫폼이 혁신과 서비스 발전을 통해 시장 전반을 성장시키고, 스스로 재투자를 확대해 시장 참여자들의 이익이 함께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규제보다 진흥에 방점을 둔, 한국 상황에 맞는 방법론 찾아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가 K-플랫폼을 통한 한국 웹툰산업의 성장’을 주제로 한국 웹툰 플랫폼의 가치를 설명하는 발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테크42)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가 K-플랫폼을 통한 한국 웹툰산업의 성장’을 주제로 한국 웹툰 플랫폼의 가치를 설명하는 발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23년 기준, 글로벌 만화 시장 규모는 한화 약 17조 원으로 글로벌 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은 5위로 경쟁력이 크다”며 “웹툰 생태계에서 대표적인 7개 플랫폼의 매출이 총합 1조 4,094억원에 달하는데 결국 이들을 통해 창작자들이 자기 작품을 유통할 수 있으므로 플랫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웹툰산업이 전통적인 만화와 가장 구분되는 점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이라며 “웹툰 플랫폼이 글로벌 각지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나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국내 기업의 자율성과 성장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정책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전문가들과 함께 K-플랫폼의 가치와 성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콘텐츠 플랫폼은 이용 사업자(콘텐츠사업자 혹은 창작자)의 직접적인 이익 기여 외에도 이들 사업자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콘텐츠 플랫폼의 기여 덕분에 창작자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유망주들을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는 선순환적인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곽 교수는 또한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창작자, 이용자에 비해 규모가 크지만, 이들도 글로벌 포식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약자로서 우리가 보호해야 할 기업임을 정책 입안자들께서 고민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곽규태 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 선지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은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 정주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 (사진=테크42)

선지원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경제를 구성하는 3가지 인프라는 통신망, 에너지, 플랫폼"이라며 "모든 인프라가 그렇듯 플랫폼 역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므로 일률적으로 플랫폼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쟁법 규율이나 콘텐츠 관리를 위한 규범들은 이미 포괄적인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어 단지 플랫폼이 시장과 사회에 파급력을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규범을 도입할 필요성이 적다”며 “다른 나라의 규제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시장의 특징을 포착하고 개별 영역에 걸맞는 규제 방법론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플랫폼 산업은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는 AI 기술 발전의 핵심 기반이 되어 다양한 서비스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명백한 경쟁제한행위는 엄격히 규제하되 완전히 형성되지 않고 발전 중인 시장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산업 진흥과 혁신 가능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플랫폼이 지닌 본질적 가치와 효용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플랫폼을 둘러싼 규제 강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시장에 전달되는 규제 시그널만으로도 플랫폼 투자 시장이 위축되어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 전문위원은 이어서 “플랫폼을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자산으로 봐야하며,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State Platform Capitalism) 관점에서 플랫폼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플랫폼 산업을 진흥시킬 수 있는 부처가 어디인지, 부처이기주의로 각 부처가 플랫폼을 규제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것은 아닌지 국회에서도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종합토론을 마무리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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