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블록체인으로 시작되는 자산 토큰화 시대, 어떻게 진행 중일까?

2025 블록체인 밋업 콘퍼런스 현장, ‘디지털 신뢰 강화와 블록체인의 도약’ 주제로 열려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상용 IT 수석 생성형 AI 활용 사례 제시 ‘온디바이스 AI’ ‘AI 에이전트’ 주목
인호 고려대 소프트웨어기술과 교수, “자산의 토큰화(RWA), 금융 시장의 혁신 가져오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비트코인을 비롯한 크립토 시장이 요동치며 다시 한 번 블록체인 산업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비트코인을 비롯한 크립토 시장이 요동치며 다시 한 번 블록체인 산업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 등이 가상자산 법률 체제를 정비하고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서는 등 글로벌 시장의 블록체인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이지만, 유독 한국 시장만은 예외라는 점이다.

지난 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체제로 이어지며 각 산업 분야는 물론 블록체인 분야 역시 제도 정비의 시계는 늦춰진 상황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앞서 가상자산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의 제도 정비와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혁신 등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해외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자수는 글로벌 top 3에 속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수는 1825만명, 예치금은 10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업계에서는 대선 이후 진행될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를 비롯해 업계에서 요구하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 참여 확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 입법 등의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4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개최한 ‘2025 블록체인 밋업 콘퍼런스’는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과 기술혁신을 주제로 한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 공유와 함께 글로벌 자산 토큰화 추세에 발맞춰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기반 마련에 나선 기관과 금융권의 현황, 기업들의 노력이 소개됐다.

테크42는 이날 논의된 여러 주제 중 ‘AI 대전환 : 인간과 AI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를 주제로 나선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상용 IT수석의 발표와 ‘블록체인과 자산토큰화 시대 개막’을 주제로 진행된 고려대 소프트웨어기술과 인호 교수의 키노트 발표에 주목했다.

생성형 AI 주도하는 대전환, ‘온디바이스 AI’ ‘AI 에이전트’에 주목

이날 첫 무대를 장식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이상용 IT 수석은 . ‘AI 대전환 : 인간과 AI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라는 주제로 오프닝 스피치를 시작했다. (사진=테크42)

이날 첫 무대를 장식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이상용 IT 수석은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KT를 비롯해 서울시 디지털수석 등을 거친 IT 전문가다. ‘AI 대전환 : 인간과 AI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라는 주제로 오프닝 스피치를 진행한 이 수석은 “현재 AI 기술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특히 생성형 AI는 사회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 수석은 AI 활용 실제 사례로 지식 검색, 음성 기술, 콘텐츠 생성 등을 제시하며, AI가 우리의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설명했다. 그는 특히 AI를 활용한 검색에 있어서 프롬프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제 사용하는 방법과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또한 음성 및 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AI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더욱 자연스러워지고 있음을 설명하며, 이러한 기술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미 지난해 오픈AI가 공개한 음성과 영상 기술은 바로 지난달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오픈됐습니다. 여러분이 갖고 계시는 스마트폰에서 챗GPT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데요. 사람이 인식하는 수준과 같이 굉장히 빨리 인식합니다. 지난해 발표 전까지 약 2초 걸렸는데, 지금은 0.2초로 줄었죠. 이는 대화에 끼여 들기가 가능해지고 모든 인식이 가능하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면서 이상용 수석은 현재 AI 기술의 주요 트렌드로 온디바이스 AI와 AI 에이전트를 꼽았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자체에서 AI를 실행하는 기술로, 회의록 작성이나 통역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로, 일정 관리나 물건 구매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상용 수석은 현재 AI 기술의 주요 트렌드로 온디바이스 AI와 AI 에이전트를 꼽았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자체에서 AI를 실행하는 기술로, 회의록 작성이나 통역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로, 일정 관리나 물건 구매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사진=테크42)

“온디바이스 AI의 경우 소형 모델 등장에 이어 매개 변수가 1B 정도로 작은 모델들의 개발이 추가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현재도 집에 있는 PC에 오픈 소스 모델을 깔아서 쓰면 나만의 AI 구축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지난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강조한 것은 피지컬 AI 입니다. AI가 발전했지만, 현실의 물리적인 현상을 이해하지는 못하죠. 이걸 이해시키려면 AI를 피지컬 영역으로 끄집어 내야 하는데 바로 휴머노이드를 통해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는 현재의 LLM으로는 불가능하고 물리적인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하는데, 이 가상 데이터를 엔비디아가 ‘코스모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겠다는 거죠. 이 방향에서 부각된 것이 AI 에이전트입니다. 구글의 아스트라, 오픈AI의 오퍼레이터, MS의 코파일럿, 중국의 딥시크에 이어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떠오르는 마누스 등이죠.”

다만 이 수석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데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안의 어려움, 빠른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 인프라 구축 비용, 데이터 처리 등의 문제 때문이다. 이  수석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API와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온프레미스 구축 등 다양한 방식 도입의 필요성, 각 방식의 장·단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발표 말미, 그는 기업들이 AI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기술로 래그(RAG, 검색증강생성) 기술을 활용, AI에 기업 내부의 데이터를 접목해 환각 문제 등을 해결하는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모든 자산이 토큰화 되는 시대, 곧 열린다

인호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블록체인 분야에 연구를 이어오며 한국블록체인학회 설립, 초대 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블록체인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사진=테크42)

이날 키노트 스피치 중 고려대학교 블록체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인호 소프트웨어기술학과 교수의 발표 역시 참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인호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블록체인 분야에 연구를 이어오며 한국블록체인학회 설립, 초대 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블록체인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인 교수는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Larry Fink)의 발언 변화를 통해 전통 금융 기관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 변화를 설명했다. 2017년 래리 핑크는 비트코인을 돈세탁에 사용되는 무가치한 자산으로 평가절하했다. 1 비트코인의 가격이 한국돈 2500만원 수준일 때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입장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최근 래리 핑크 CEO는 비트코인을 ‘인터네셔널 에셋’이라고 표현하며 찬양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월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한 배경과 맞닿아 있다.

인 교수는 “블랙록이 자산운용사 1위를 할 수 있게 한 것이 ‘ETF’라는 금융 상품”이라며 “지난 1년 간 60조 규모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인 교수에 따르면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성과인지는 금 현물 ETF의 성장세와 비교해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20년 된 금 현물 ETF 규모를 비트코인 ETF는 단 11개월 달성했다는 것이다. 인 교수는 지난달 래리 핑크 CEO가 연례서한을 통해 언급한 내용을 소개하며 “새로운 자본주의의 투자시대로 전환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 교수는 “블랙록이 자산운용사 1위를 할 수 있게 한 것이 ‘ETF’라는 금융 상품”이라며 “지난 1년 간 60조 규모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사진=테크42)

“Every stock, every bond, every fund — every asset — can be tokenized(모든 주식, 모든 채권, 모든 펀드, 모든 자산이 토큰화될 수 있다)는 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ETF를 통해 기존 펀드를 따돌렸듯 앞으로의 시대는 모든 것이 토큰화된다는 거죠. 모든 자산이 토큰으로 변하는 시대가 됐다는 선언문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를 두고 인호 교수는 “돈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며 경제 성장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투자의 민주화’를 언급했다. 100억짜리 빌딩의 경우 기존 자본시장에서는 100억이 없어 살 수 없었지만, 빌딩이라는 자산이 토큰화 될 경우(토큰증권 발행을 통한 조각투자 방식을 통해) 1만원으로도 빌딩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 교수가 다음으로 언급한 것은 상품 거래의 국경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는 국가마다 금융 플랫폼이 있고 규제가 있죠. 그래서 어떤 상품을 플랫폼에 올릴 때  허가를 받는 등 굉장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런데 만약 토큰화가 된다면 우리가 단지 전자 지갑 안에 토큰 활용해 나라와 플랫폼에 관계없이 사고 팔 수가 있게 됩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하나의 거래 자산 플랫폼 하에서 거래하게 되는 거죠. 저는 결국 블랙록이 모든 자산을 토큰화하고 세계 모든 사람들이 거래하는 단일 시장에서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이어 인 교수는 RWA(Real World Asset, 자산 토큰화)를 디지털 자산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강조했다. 이는 부동산, 예술품, 채권 등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발행해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기술이다. 즉 RWA는 전통적인 자산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토큰화하면 소액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으며, 예술품을 토큰화하면 소유권 이전과 거래가 간편해진다. 인 교수는 이를 “미래 금융의 다음 단계”라며 말을 이어갔다.

인 교수는 RWA(Real World Asset, 자산 토큰화)를 디지털 자산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강조했다. 이는 부동산, 예술품, 채권 등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발행해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기술이다. (사진=테크42)

“RWA가 활성화 되면 상품과 서비스의 거래·중개 비용이 절감되고 블록체인을 통해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스마트 계약으로 안정성까지 제공할 수 있죠. 결국 모든 주식과 채권이 하나의 원장에 올라가는 RWA를 통해 현재 주식 투자 개념이 앞으로는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대체되는 거죠.”

문제는 세계 각국이 이를 인식하고 빠르게 블록체인을 활용 자산의 토큰화를 통한 디지털 자산 확보에 나서는 상황임에 비해 정체된 한국의 현실이다. 미국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달러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고, 유럽 역시 프랑스와 스위스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채권 발행을, 독일이 전자증권법을 통해 증권 토큰화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최근까지 토큰화는 자본시장법에 귀속되는 ‘토큰 증권’ 등으로 규제의 틀 안에서 소극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금융결제원과 함께 KB국민과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 오픈블록체인·DID협회 등이 참여하는 원화기반 스테이블 코인 공동 방행 시도가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여전히 뒤쳐져 있다는 점은 여전하다.

인 교수는 “규제에 얽매인 토큰 증권은 RWA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규제를 해소하는 법이 통과됐다 해도 현실적으로 시장에 도입되는 속도가 느리고 실질적으로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 교수는 “기업의 디지털 자산화를 허용하고 유통 시장을 활성화하면서도 투자자를 보호하는, 규제와 혁신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의 오후 첫 세션에서는 ‘블록체인으로 여는 디지털 신뢰 사회’를 주제로 웹, 디지털 플랫폼, 디지털제품 여권, 디지털 지갑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도입되는 블록체인 활용 사례가 공유됐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블록체인,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기반’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법제 동향, 예금 토큰, 스테이블 코인, 토큰증권, 보안 규제 등과 관련한 발표가 진행됐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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