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해선 AI 전문가 “확장되는 AI 오픈소스 생태계, 개발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질 겁니다”

MS AI MVP, 구글 AI/클라우드 GDE 활동, 다수의 AI·머신러닝 책 집필한 ‘전문가들의 전문가’
동영상 생성 AI 등장 전망… 트랜스포머 기반 LLM 패러다임 전환할 새로운 기술도 기대
생성형 AI 모델, 오픈형과 폐쇄형이 함께 발전할 것… 개발자의 역할 변화 윤리적인 문제 고민해야
2022년 말, 대중화된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의 등장은 모든 영역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

2022년 말, 대중화된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의 등장은 글로벌 기술·산업 분야의 대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오픈AI의 챗GPT를 필두로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자체 LLM(초대규모 언어모델)을 출시하며 주도권 다툼에 뛰어들었다.

초기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생성형 AI는 2023년 이후 모델의 성능 뿐 아니라, AI의 활용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며 기존 산업 각 분야에 접목되는 서비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또 챗GPT와 비교되는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각 모델은 크기, 학습 방식, API 연동성, 멀티모달 처리 능력 등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하지만 생성형 AI와 제시한 기술적 격변과 별개로 AI의 부정확한 답변, 이른바 '환각(hallucination)'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업계의 대응은 즉각적으로 진행됐다. 생성형 AI의 거짓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외부 전문 데이터를 참고해 더 정확한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가 급부상한 것이다. 외부 지식베이스를 실시간으로 참조해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RAG는 단순 대화형 AI를 넘어 정보 기반의 실용적 AI 구현을 가속화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지난해부터 촉발된 ‘AI 에이전트’ 열풍은 이제 AI 기술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사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스스로 태스크를 나누어 수행하거나 다른 소프트웨어와 연동해 업무를 자동화하는 이 에이전트 기술은 그 다음 단계인 AGI(범용 인공지능)로 가는 징검다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급격한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숨어 있다. 바로 AI 기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이다. 일각에서는 AI 기술 발전이 지금과 같이 빅테크 주도로 진행 될 시 소수 기업에 의한 독점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으로 빅테크 역시 AI 오픈소스를 선보이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테크42는 ‘전문가들의 전문가’로 알려진 AI 전문 저자 박해선 작가를 만나 AI 기술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올해는 멀티모달 LLM이 꽃 피우는 한 해가 될 것

박해선 작가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MVP(Most Valuable Professional)와 구글 AI/클라우드 GDE(Google Developers Expert)로 활동하며 머신러닝과 딥러닝 관련 책을 집필·번역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 (사진=테크42)

박해선 작가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MVP(Most Valuable Professional)와 구글 AI/클라우드 GDE(Google Developers Expert)로 활동하며 머신러닝과 딥러닝 관련 책을 집필·번역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 ‘혼자 공부하는 머신러닝+딥러닝’ ‘챗GPT로 대화하는 기술’ 등을 집필했고, ‘핸즈온 머신러닝’ ‘개발자 필수 수학’ ‘만들면서 배우는 생성 AI’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에는 지난 2020년 출간된 ‘혼자 공부하는 머신러닝+딥러닝’의 개정판을 5년만에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이후 개발자 등으로부터 입문서로 회자되며 지속적으로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왔다.

최근에는 지난 2020년 출간된 ‘혼자 공부하는 머신러닝+딥러닝’의 개정판을 5년만에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이후 개발자 등으로부터 입문서로 회자되며 지속적으로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왔다.

이와 관련, 박 작가는 “5년 사이 AI 기술의 엄청난 변화가 진행됐고, LLM 관련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독자 요청이 많았던 파이토치(PyTorch) 예제 코드를 보강해 학습의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촉발된 생성형 AI 기술에 의한 격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 그에게 그간 진행된 변화를 짚는 것을 시작으로 질문을 던져봤다. 다음은 박해선 저자와 일문일답.

Q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발전 속도는 해를 거듭하며 빨라지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주목하신 그간의 이슈, 그리고 올해의 생성형 AI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A 2023년은 대중적인 생성 AI의 원년이라고 부를 수 있겠죠. 잘 아시겠지만 그 중심에는 챗GPT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빙(Bing) 검색과 챗봇에 챗GPT를 통합하면서 MS의 인공지능 전략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한 해였고요. 또 한가지 특징은 오픈AI의 DALL.E를 비롯해 스테이블 디퓨전, 미드저니 같은 이미지 생성 AI들이 큰 인기를 누린 점입니다.

이어 지난해는 오픈소스 LLM의 원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메타의 라마(LLaMA)를 비롯해 많은 오픈소스 LLM이 2023년부터 공개되어 큰 인기를 얻었죠. 이어 2024년에 라마 3, 미스트랄(Mistral)은 물론 구글의 젬마(Gemma), 알리바바의 큐원(Qwen), 딥시크의 R1, 마이크로소프트 파이(Phi) 3가 발표되면서 정말 오픈소스 LLM의 황금기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이에 못지 않게 독점(폐쇄형) LLM도 2024년에 경쟁하듯이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제미나이(Gemini), GPT, 클로드(Claude) 같은 모델들이죠. 그러면서 부분적으로 생성 AI가 각종 소프트웨어 도구에 통합되고, 실질적으로 업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요.

특히 올해는 그간 발전되어 온 멀티모달 LLM이 꽃을 피우는 한 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챗GPT는 여러 스타일의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하는 능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이미 간단한 홍보용 이미지 생성이나 일러스트 작업에 널리 활용되는 수준이죠. 챗GPT의 인기 덕분에 많은 LLM들이 이미지 생성과 이해를 위한 기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AI 에이전트 기술이 더 발전하고 소프트웨어와 프레임워크에 통합되는 형태로 진화할 것 같네요.

그러면서 박 작가는 머지않은 시기에 활용 가능한 수준의 동영상 생성 AI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 놓기도 했다. 또 현재는 LLM 기술이 생성 AI를 주도하고 있지만 이미 LLM간 성능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트랜스포머 기반 LLM’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현재 AI 기술 발전 흐름에서 진행되고 있는 폐쇄형 AI 모델과 오픈소스 생태계 구축은 어떻게 봐야 할까.

박해선 저자가 집필, 번역한 책들. (이미지=한빛미디어)

생성형 AI 모델, 오픈형과 폐쇄형이 함께 발전할 것

Q 최근 AI 기술은 오픈형과 폐쇄형으로 나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각의 특성과 장단점은 뭘까요?

A LLM은 인공 신경망 알고리즘으로 만든 머신러닝 모델이예요. 이런 모델은 입력(텍스트, 이미지 등)을 적절한 형태의 숫자로 바꾼 후 이에 많은 횟수의 수학 연산을 적용하죠. 놀랍게도 이런 수학 연산은 주로 곱셈과 덧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곱셈 계수와 덧셈 값을 모델 파라미터(또는 가중치)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발표된 오픈소스 LLM인 MS의 파이(Phi) 4 모델은 140억개의 모델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어요. 이러한 오픈소스는 간단히 말해 무언가 출력을 하나 만들기 위해 140억번 이상을 곱하거나 더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폐쇄형 AI 모델은 이런 모델 파라미터가 공개되지 않은 거예요. 대표적으로 앞서 언급한 제미나이, GPT, 클로드 같은 모델이 있습니다. 이런 모델들은 파라미터 값을 모르기 때문에 어떤 구조로 계산이 수행되는지도 알 수 없어요. 다만 이러한 폐쇄형 AI에는 독점 소프트웨어에 적용되는 이점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지원, 유지 관리, 품질, 안정성, 보안 등이죠. 단점으로는 하나의 벤더에 종속된다는 거예요. 경우에 따라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고 RAG나 에이전트를 활용할 때 사내 데이터나 워크플로가 외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이에 반해 라마, 젬마, 큐원, 파이 같은 모델은 파라미터가 공개돼 있죠. 따라서 자연스럽게 모델의 구조를 복제할 수 있어요. 아, 최근에는 한국의 네이버에서도 하이퍼클로바X 경량 모델 3종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죠. 이러한 오픈소스 AI는 커뮤니티의 협업을 촉진시켜 생태계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예요. 일단 생태계가 어느 임계점을 넘어서면 성장이 가속화되고 매우 강력한 파워를 가지게 되거든요. 사실 이는 해당 오픈소스 AI를 지원하는 독점 회사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 개발자 역시 독점 소프트웨어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다양한 사용 사례를 창출할 수 있죠.

덧붙이자면, 흥미롭게도 지금 오픈소스 AI는 진정한 오픈소스가 아니라는 견해가 있어요. 위에서 언급한 오픈소스 AI는 대부분 훈련 데이터, 훈련에 사용한 코드, 훈련 방법 등을 공개하지 않거든요. 또한 라마와 같은 모델은 일부 상업적인 사용에 제한을 두고 있기도 하고요. 따라서 이런 AI 모델은 오픈 웨이트(open-weight) LLM이라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박 작가는 폐쇄형 AI와 오픈소스 AI가 대립구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두 진영이 다른 것은 맞지만 기술적, 전략적 측면에서 서로 교감하는 부분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

Q 작가님의 경우 전문가의 입장에서 AI 기술의 미래가 개방형과 폐쇄형 중 어느 쪽으로 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A AI를 바라보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죠. 저는 인공지능 분야의 저술 전문가로서 당연히 개방형으로 가는 것이 좋아요(웃음). 왜냐하면 폐쇄형 LLM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거든요. 사실 활용 방법도 무수히 많고 복잡한 주제일 수 있어요. 다만 저에게는 주요 관심사는 아닙니다. 대신 저는 머신러닝 모델의 작동 원리를 탐구하고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의 우아한 동작 방식을 음미하는데 큰 재미를 느끼죠. 게다가 개방형 LLM으로 발전해야 쓸 거리도 많고 연구할 것도 많으니까요(웃음).

Q 오픈소스가 AI 산업의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시나요?

A 물론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픈소스는 이를 사용하는 개발자와 파생 도구로 어우러진 일종의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거든요. 강력한 생태계를 가진 오픈소스는 어떤 독점 소프트웨어보다도 강력한 지지 기반을 갖추게 되죠. 대표적으로 파이썬, 리눅스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딥시크가 오픈소스 LLM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최근 오픈AI의 샘 알트만 역시 오픈소스 전략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죠.

Q 작가님께서는 MS AI MVP와 구글 AI/Cloud GDE로 활동하고 계신데, 활동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무엇인가요?

A 오픈소스 덕분에 다양한 개발자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당연하게도 IT 공룡들은 이런 커뮤니티에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하죠. 자사의 기술을 딱딱한 홍보 채널이 아니라 커뮤니티 구성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걸 선호하니까요. 자사의 기술을 사용하는 커뮤니티가 커진다면 그 시장의 미래도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고요. 또한 커뮤니티로부터 유용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죠. 이런 이유로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개발자가 MVP나 GDE 제안을 받을 수 있기도 하고요. 저는 우연히 MVP와 GDE를 동시에 하고 있는 최초의 사례인 듯 하네요(웃음). 저술, 발표, 오픈소스 기여, 오거나이저, 스터디 등 커뮤니티에서 활동할 기회가 없었다면 이런 타이틀도 얻지 못했을 겁니다. 한편으로 MVP나 GDE 같은 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해 제가 배운 것을 커뮤니티와 나눌 기회가 더 많아졌죠. 보통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면 괜스레 이를 경제적인 이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예외가 아니었고요. 하지만 MVP와 GDE를 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공유하는 선순환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었죠. 정말 대단한 MVP, GDE 선배님들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인사이트도 많았고요.

Q 한편으로 폐쇄형 AI 기술이 특정 기업이나 국가에 의해 독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A 그런 점에서 많은 컴퓨터 과학자와 연구자들에게 깊이 감사하고 싶어요. 챗GPT를 비롯해 지금 등장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2017년 구글이 공개한 트랜스포머라는 모델이 큰 영향을 미쳤죠. 현존하는 LLM은 모두 트랜스포머 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어요. 만약 구글이 트랜스포머라는 모델을 공개하지 않고 자사의 서비스만을 위해 사용했다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LLM은 아직, 어쩌면 영원히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많은 연구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이런 오픈소스의 이점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픈AI의 폐쇄적인 정책은 많은 아쉬움이 있어요. 오히려 AI 기술이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GPT 모델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 사람들에게 잘못된 편견을 심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며 이를 통한 기술 발전 속도는 해를 거듭하며 빨라지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

다만 박 작가는 폐쇄형 AI와 오픈소스 AI가 대립구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두 진영이 다른 것은 맞지만 기술적, 전략적 측면에서 서로 교감하는 부분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는 컴퓨터 과학 분야가 탄생한 이후로 지속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스푸트니크 쇼크’로 일컬어지는 딥시크의 등장은 그에게도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박 작가는 “딥시크의 등장이 오픈AI를 비롯해 MS와 메타, 구글 역시 자사의 오픈소스 전략을 한층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오픈소스 LLM이 시장이 커지면 이 분야에 유입되는 개발자도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기도 했다. 즉 폐쇄형 AI를 제공하는 기업이 오픈소스 AI도 같이 제공하는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LLM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SLM, 앞으로 어떻게 될까?

파라미터 수가 수천억~조 단위에 이르는 초거대 모델들은 다방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모델들은 막대한 연산 자원과 에너지, 그리고 폐쇄형 운영 구조로 인해 일반 기업이나 연구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하는 것이 ‘경량형 AI’ 모델, 즉 ‘SLM(small language model)’이다. 대표적으로 메타의 라마 시리즈가 그렇다. 이러한 모델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로컬 환경에서의 실행, 기업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데이터 프라이버시 확보 등에 강점을 보인다. 박 작가에게 LLM과 SLM의 차이, 그리고 SLM이 가진 한계와 향후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Q 최근 초거대 AI에 투입되는 비용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경량형 AI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어떤 차이와 장단점이 있을까요?

A 경량형 AI 또는 ‘SLM’은 비교적 고가의 장비 없이도 모델을 실행하거나 미세튜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죠. 따라서 AI 스타트업이 특정 분야(버티컬 마켓)를 공략하기 위한 시작점으로 사용하기 좋아요. 경량에 대한 기준이 엄격히 정의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략 10억 파라미터보다 적은 모델을 지칭합니다. 이런 모델은 엣지 장치에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과 빠른 응답 속도 등의 장점이 있어요. 다만 모델 파라미터가 적기 때문에 다국어나 멀티모달과 같은 작업에는 아직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초거대 AI와 경량화 AI 모델 각각의 쓰임이 다르다는 말씀인 듯 한데요. 그 기준에서 이 두 모델이 향후 어떻게 발전할지, 또 어떻게 적용될 거라고 보시나요?

A LLM와 SLM은 확실히 용도가 구분되죠. LLM은 보다 범용적인 작업을 위해 발전할 것으로 보여요. 다국어, 멀티모달, 추론, 에이전트 등이 이 목표에 포함될 수 있죠. 반면 SLM은 서버로 사용자의 데이터가 전송되지 않는 사용 사례에 적용될 수 있어요. 개인정보 보호 기준이 엄격한 스마트폰과 같은 엣지 장치의 애플리케이션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소규모 기업이나 팀에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과 기술적 독립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 SLM을 채택할 수 있어요. 다양한 최적화 기술이 발전해 SLM이 점점 더 작아지면서 성능이 발전하게 될지, AI 가속기의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SLM의 모델 파라미터 기준이 높아져 성능이 발전하게 될지는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AI 자동화 시대, 개발자의 생존 전략은?

어찌됐든 이미 AI가 코드를 생성하고,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며, 시스템 아키텍처를 추천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AI를 통한 자동화 추세는 향후 더욱 강화될 듯하다. 하지만 이 기술들이 일반화될수록 개발자의 역할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나아가 다른 모든 영역에서도 AI가 인간을 대체하며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우려도 있다. 박 작가는 ‘개발자의 역할 변화’와 함께 AI 자동화가 강화되는 만큼 어느 분야든 AI 학습이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Q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등에서는 실제 그러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듯하고요. 작가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A 그런 이야기는 과거부터 컴퓨터 기술이 급격히 발전할 때마다 나왔습니다. PC가 등장할 때도, 인터넷과 클라우드 등이 인기를 얻을 때도 그랬죠. 저는 개인적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변화된다고 생각해요. 설사 그런 일이 미래에 진짜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그런 일을 걱정하기 이르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AI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말 많은 인력과 일자리가 필요한 순간이기 때문이예요. 어떤 일자리가 사라질지 걱정하기 보다는 우리가 만든 오픈소스 LLM이나 폐쇄형 LLM API가 과연 얼마나 있는지 되돌아볼 때가 아닐까 싶어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개발자라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물론 작가님 말씀처럼 최근의 경우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합니다.

A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역할 변화를 예상하고 있어요. 이미 각종 도구에 통합된 AI가 코드를 점검하거나 추천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있으니까요. 이런 AI를 사용하면 직접 코딩하는 일보다는 코드를 검증하고 거시적인 통합 과정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따라서 작은 규모의 팀이 예전보다 좀 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말하면 큰 팀에서 잉여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높여 더 멋진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는 거고요. 이게 더 자연스러운 진화라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AI 자동화 시대에 개발자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핵심 역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오히려 필요한 기술이 더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핵심 역량은 언제나 그랬듯이 문제 해결과 협업 능력(소프트 스킬)이죠.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는 시대에 따라 꾸준히 바뀌어 왔어요. 아주 오래전에는 하드웨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운영체제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웹과 인터페이스, 데이터베이스가 유용한 도구가 됐죠. 비슷하게 ‘C’와 같이 비교적 낮은 수준 언어에서 자바, 파이썬으로 점점 높은 수준의 언어가 인기를 얻은 것처럼요. 또 소프트웨어는 개발에 못지 않게 유지보수에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따라서 LLM이 생성한 코드를 사용하고 유지보수 하려면 충분한 코딩 능력도 여전히 필수적입니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생성 AI를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식견이 필요하죠. 다만 어려운 점은 이 분야가 우리가 따라가기 벅찬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거예요.

Q 한편으로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개발자가 직면하게 될 윤리적 딜레마와 책임 또한 커질 듯한데요.

A 개발자가 어떤 프로그램의 실수나 오류를 자기가 사용한 AI의 탓으로 돌린다면 정말 무책임한 것이라고 봐요. 그래서 생성 AI를 사용하더라도 개발자의 코딩 능력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하는 거고요. 물론 생성 AI가 만든 결과물에 편향이나 혐오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면 이런 AI를 선택한 개발자나 프로젝트 리더가 곤란하게 되겠죠. 그래서 어떤 AI 도구를 사용할지 결정하는 식견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생성 AI를 만드는 개발자라면 위와 같은 내용은 물론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해요. 앞으로 생성 AI가 더 발전하면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모든 단계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겁니다. 자동화된 AI가 더 많은 영역을 담당할수록 윤리와 책임에 관한 이슈는 점점 더 늘어날 것 같아요.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런 문제를 합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때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Q 말씀하신 것처럼 AI 기술 교육 및 훈련은 개발자 영역뿐 아니라 모든 산업 영역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듯한데요.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 있을까요?

박 작가의 새로운 신간 '혼자 만들면서 공부하는 딥러닝'

A 수많은 영어 책이 있지만 효과적인 영어 공부 방법이 딱 정해져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그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네요(웃음). AI 교육 역시 어떤 지름길이나 묘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이를 잘 서술할 수 있는 사람이 프로그램도 잘 만든다고 알려져 있죠. 그럼 어떤 사람이 AI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요? 그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물론 저는 답을 알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저기 강사를 섭외해서 커리큘럼의 빈칸을 메우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방법은 아닌 듯해요. 일찍이 고대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 역시 ‘배움에는 왕도가 없다’고 했죠.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어딘가에 반짝이는 보석 같은 묘수가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 그런 믿음은 미신에 가깝습니다. 특히 취준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이 정말 많아요. 지금 책상 위에 AI, 프로그래밍 책이 있다면 그 책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한 권, 두 권 읽다 보면 조만간 나에게 맞는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거예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저를 믿으세요. 또 업무를 위해 AI를 도입하고 싶다면 바로 옆자리 동료가 최고의 선생님이 될 겁니다. 동료와 호흡을 맞추고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것을 배워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이런 시도와 노력 조차 하지 않는다면 매일매일 쏟아지는 기술, 도구,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강의와 선전 속에 파묻혀 숨쉬기 조차 힘들 게 될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박해선 작가는 ‘혼자 공부하는 머신러닝+딥러닝’ 개정판에 이어 신간 ‘혼자만들면서 공부하는 딥러닝’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작가에 따르면 비전, LLM, 언어처리 분야의 인공신경망을 다루는 책이라고 한다. 실습을 통해 딥러닝 구현 실력을 키우고 싶은 초급 개발자를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늘 그렇듯 혼자서 끝까지 학습할 수 있는 박 작가의 친절한 가이드가 특징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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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인공지능 도입이 챗봇이나 고객 접점 자동화 수준을 넘어, 핵심 의사결정 영역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AI 기술 금융사를 표방하는 PFCT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컨퍼런스센터에서 ‘렌딩테크 아레나 2026’을 열고, AI 기반 여신 의사결정 구조를 직접 체험하는 실습형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현장] AI 기본법 시대, 기업 대응 전략은… ‘신뢰·리스크·구조 설계’로 압축

법무법인 디엘지는 지난 6일 ‘AI 기본법 시대, 기업 대응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시장 변화와 대응 방향을 짚었다. 이번 행사는 AI 규제 프레임워크가 가시화되는 흐름 속에서 기업이 직면한 법률적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기술 신뢰성을 확보해 비즈니스 확장으로 연결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법률, 컨설팅, 기술, 거버넌스 영역이 결합된 협업 모델이 제시되면서, 현장에서는 “AI 기본법은 규제가 아니라 신뢰 경쟁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인터뷰] 남효리 발렌 글로벌 센터 실장…일본 시장 공략, ‘브랜딩·채널 믹스’가 승부 가른다

발렌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K-브랜드의 현지 안착과 매출 성장을 동시에 설계하는 ‘파트너형 에이전시’를 표방한다. 또한 단순 광고 대행을 넘어 브랜드의 유통 구조와 수익 모델까지 함께 설계하는 접근으로 차별화를 만들어왔다. 특히 일본 현지 감성에 맞춘 비주얼과 메시지 재구성, 채널별 KPI 기반 운영,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을 통해 실제 매출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해왔다는 평가다.

그리스, 15세 미만 SNS 사용 전면 금지

그리스 정부가 내년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파격적인 규제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