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 상원 통과 임박...비트코인 신고가 행진

미국 상원이 첫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의 본회의 상정 절차를 통과시키면서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미 상원은 5월 19일 밤(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GENIUS Act)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한 절차적 투표를 66대 32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의원 16명이 지지표를 던지면서 필리버스터를 차단하는 데 필요한 60% 찬성을 확보했다. 이는 5월 8일 실패했던 동일한 투표가 재투표에서 성공한 것이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은 2025년 5월 21일 수요일 10만973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 세운 이전 기록을 뛰어넘은 것으로, 암호화폐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수조달러 재무부 수요 창출" vs "약한 법안"

트럼프 정부의 암호화폐·AI 정책 총괄 책임자인 데이비드 색스는 2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법안 통과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색스는 "현재 2000억 달러가 넘는 스테이블코인이 있지만 규제되지 않고 있다"며 "법적 명확성과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면 사실상 하룻밤 사이에 재무부 채권에 대한 수조 달러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새롭고 더 효율적이며 더 저렴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온라인에서 달러의 지배력을 확장시킨다"며 이를 국가 경제 전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여전히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나를 포함한 많은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가족의 암호화폐 기술 사용에 대해 매우 현실적인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부패가 더 넓은 현실을 가리게 해서는 안 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여기 머물 것"이라고 복잡한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상원 본회의장에서 "지난 투표 이후 법안에서 무엇이 바뀌었나? 답은 별로 없다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결함들이 해결되지 않았다. 강력한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최선의 결과이지만, 이런 약한 법안은 아예 없는 것보다 못하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트럼프 가족 이해충돌 논란 지속

법안 통과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이해충돌 문제다. 트럼프는 개인 밈코인 '$TRUMP'를 발행해 외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대규모 토큰 보유자들에게는 대통령과의 만찬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가족이 재정 후원하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최근 출시한 'USD1' 스테이블코인이다. 아랍에미리트 국가안보보좌관이 회장을 맡고 있는 투자펀드가 이 스테이블코인으로 20억 달러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1:1 달러 준비금 의무화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 법안

이번 법안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엄격한 규제 체계 구축이다. 법안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각 코인을 미국 달러 또는 이에 준하는 유동성 있는 자산으로 1대1 비율로 보유해야 한다.

발행자는 은행이나 인증된 비은행 기관만 가능하며, 이들 기관은 연방 및 주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또한 소비자 보호 강화, 자금세탁 방지 규정 강화, 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규정 준수 없이 미국에서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60% 이상 장악하고 있는 테더(USDT) 같은 업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은 작년 28조 달러로 마스터카드와 비자 거래액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와 달리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돼 안정성을 추구하는 디지털 자산이다. 주로 국제송금이나 암호화폐 거래의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 암호화폐 업계도 주목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은 한국 암호화폐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미국의 규제 기준이 사실상 국제 표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테더와 USD코인 등 해외 스테이블코인을 취급하고 있어, 미국 규제법안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영업 방식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을 면밀히 분석해 국내 디지털자산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기준과의 조화를 통해 건전한 암호화폐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 내 본회의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통과될 경우 미국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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