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의 순간’···기대와 우려, 그리고 대응

구글의 시카모어 양자 컴퓨터. (사진=구글)

인공지능(AI)만큼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지만, 양자 컴퓨팅은 그 자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 기술에 대해 우리는 점점 더 큰 돌파구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이르면 5년안에 실용화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CNBC는 27일 인공지능(AI)에서의 ‘챗GPT의 순간’같은 ‘양자 컴퓨팅의 순간’을 앞두고 있는 이첨단 기술을 조명했다.

매체는 현재 양자컴퓨터 개발 수준, 연구개발(R&D)투자 및 시장 규모,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 적용 분야, 본격 실용화 시 기대감, 우려와 부작용, 그리고 해결 노력 등을 짚었다. 특히 향후 양자 컴퓨터의 실질적 적용 분야가 의학, 화학, 재료 연구 분야에 집중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엄청난 중요성을 갖는 이유도 함께 설명했다.

효과적인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는 날, 즉 큐데이(Q-Day)로 불리는 현상에 가장 큰 우려로는 기존 암호화 체계 붕괴와 그에 따른 대혼란, 그리고 미국 수준에 도달했을 수 있는 적대적 진영 중국에 대한 안보상 위협이 꼽혔다. 애플같은 발빠른 기업은 자사 서비스에 이미 포스트 양자 암호화를 통합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미래 기술인 양자컴퓨팅, 얼마만큼 가까이 왔나?

양자 컴퓨팅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여전히 ​​미래지향적이다.

인공지능(AI)만큼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지만, 양자 컴퓨팅은 그 자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맥킨지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 분야 스타트업들은 지난해에 약 20억 달러(약 2조 7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현재 이 기술은 실제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며 주로 화학 및 물리 시뮬레이션에 집중돼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IBM, 미국 정부 등 세계 유력 기관들이 양자 컴퓨팅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최초의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 개발 및 구축 경쟁에 수백만 달러(수십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 기술에 중점을 둔 스타트업들은 작년에 약 20억 달러(dir 2wh 7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투자자들은 10년 내 거의 1000억 달러(137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이 산업에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당장 양자컴퓨팅 사업이 활발하지는 않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 기업들은 지난해 총 7억 5000만 달러(약 1조 233억원) 미만의 매출을 올렸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

구글의 양자컴퓨터용 윌로우 칩. (사진=구글)
MS의 양자컴퓨터용 마조라나 칩. (사진=MS)

하지만 우리는 점점 더 큰 돌파구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있다.

지난해 MS는 최초의 양자 칩을 공개했고, 구글 경영진은 이 기술이 5년 안에 완성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아마존은 오류 수정 양자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IBM은 2029년까지 의미있는 양자 컴퓨터를 개발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과 함께 양자컴퓨터의 기반이 되는 수학, 소프트웨어 또는 잠재적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는 수많은 소규모 기업과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상장돼 있으며 핵심 뉴스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양자 컴퓨팅이 실용화되기까지 “양자컴퓨터 상용화는 15~30년후”라고 언급해 양자 컴퓨팅 관련 주식들을 흔들었다. 당시 그는 “15년간은 초기 단계이며 20년이라는 기간은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믿을 만한 기간”이라고 말했다.

두 달 후 그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지만 자신의 발언이 시장을 움직였다는 사실, 심지어 움직일 시장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

젠슨 황 CEO는 3월에 “양자 컴퓨터 회사가 어떻게 상장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양자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유용한 일은 없다. 순전히 연구용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분명하다. 만약 이 기술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특정 종류의 숫자를 처리하고 기존 컴퓨터로는 현재 불가능하거나, 우주가 끝나기 전에야 끝날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 기존 컴퓨팅방식의 근본적 전환

아마존의 양자 컴퓨터. (사진=아마존)

양자 컴퓨터를 상상하려면 컴퓨팅의 의미를 생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다.

기존 컴퓨터는 모든 칩에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있기 때문에 작동한다. 이 트랜지스터는 1 또는 0, 즉 켜지거나 꺼질 수 있다. 많은 수의 트랜지스터는 거의 모든 숫자를 표현하고, 시스템 메모리의 일부를 참조하고, 산술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 세상의 모든 컴퓨터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양자 컴퓨터에서는 트랜지스터 대신 큐비트를 사용한다. 1과 0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큐비트의 켜짐/꺼짐 여부는 양자역학에 의해 결정되며, 모든 큐비트는 이른 바 ‘얽힘’ 상태에 있다. 즉, 하나의 큐비트가 변하면 다른 큐비트의 확률도 영향을 받는다.

큐비트를 작동시키려면 상당한 인프라가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양자 컴퓨터는 절대 영도에 가까운 매우 낮은 온도에서 작동한다.

지금까지 양자 컴퓨팅의 많은 응용 분야는 화학 및 물리학 시뮬레이션과 관련이 있었다.

크리스타 스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첨단 양자 개발 담당 부사장은 “양자 컴퓨터가 모든 분야에 적합한 컴퓨팅은 아닐 수 있으며 그래도 괜찮다. 재료 과학 및 화학 분야에만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제조되는 제품의 96%는 화학 및 재료 과학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암호화 체계 붕괴에 대한 우려

오늘날 양자 컴퓨팅의 잘 알려진 활용법 중 하나는 바로 암호화이다. 미국 정부를 비롯한 전 세계 여러 나라가 이 기술 개발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이는 국가 방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양자 보안 회사인 퀀텀 이모션(Quantum eMotion)의 미주 지역 운영 책임자인 존 영은 “양자 컴퓨터가 우리의 디지털 비밀을 해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비밀번호, 왓츠앱 문자 메시지, 금융 거래 및 기타 중요한 메시지는 암호화되어 있다. 즉, 데이터가 도난당하거나 노출되더라도 해독할 수 없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숫자를 빠르게 인수분해할 수 있어 해커나 다른 공격자가 중요한 비밀을 해독하는 데 필요한 코드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보안 연구원들은 효과적인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는 날, 즉 큐데이(Q-Day)라고 불리는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비밀번호와 암호화에 실패하기 시작하면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국가 안보 메모에서 “양자 컴퓨팅은 잠재적 이점과 더불어 미국의 경제 및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메모는 암호학적으로 관련된 양자 컴퓨터가 “민간 및 군사 통신을 위협하고, 중요 인프라의 감독 및 통제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대부분의 인터넷 기반 금융 거래에 대한 보안 프로토콜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자 컴퓨터에서 실행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응용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은 현재 일반적인 실리콘 기반 디지털 컴퓨터에서는 구현할 수 없다.

그런데 여러 연구 단체는 “양자 우월성을 입증했다”며 기존 컴퓨터로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문제를 양자 컴퓨터에서 해결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도는 모두 추상적이었다.

구글은 2019년 최초로 양자 우월성을 선언하며 자사의 양자 컴퓨터의 성과를 ‘벤치마크’라고 설명했다. 구글이 수행한 작업은 랜덤 회로 샘플링(Random Circuit Sampling)으로, 기본적으로 양자 컴퓨터를 테스트하는 데만 사용된다.

구글은 연구원들이 컴퓨터에 양자역학 하에서 가능한 한 복잡한 문제를 만들도록 무작위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 결과, 연구원들은 양자 컴퓨터가 양자 문제를 해독하는 데 더 빠르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작년에 구글은 새롭고 더 빠른 양자 컴퓨터 시카모어(Sycamore)가 성능 격차를 더욱 벌렸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 의학·화학·재료 연구에 집중

아마존의 양자컴퓨터용 오셀롯 칩. (사진=아마존)

미래의 실제 응용 분야에서 양자 컴퓨터의 잠재력은 의학, 화학, 재료 연구 분야에 집중돼 있다.

구글은 신약 개발, 즉 유용한 의약품이 될 수 있는 분자를 찾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양자 컴퓨터가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에 필요한 과학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월에 첫 번째 양자 칩인 마조라나1(Majorana 1)을 발표하면서 일부 재료의 부식 원인, 플라스틱 퇴비화 방법 등 화학 및 재료 과학 문제를 강조했다.

양자 컴퓨터가 AI 분야 응용, 특히 수많은 잠재적 해결책이 있는 상황이나 문제에 대한 학습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적합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구글의 한 연구원은 현재 가장 중요한 양자 알고리즘들을 정리한 웹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으로, 양자 컴퓨터가 현재 디지털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큰 수의 소인수분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1994년 이 알고리즘이 발견되었을 때 전세계 군대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많은 군대가 RSA라는 암호화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 방식은 큰 수의 소인수분해 과정이 어려워야 데이터를 비밀로 유지할 수 있다. RSA는 공개키 암호화 알고리즘 중 하나로서 컴퓨터가 엄청나게 큰 숫자끼리 곱하거나 나누는 것은 매우 쉽지만 반대로 그 숫자를 소인수분해 하기는 매우 힘들다는 점을 원리로 삼고 있다.

RSA는 1977년 이 암호 체계를 개발한 론 리베스트(Ron Rivest), 아디 샤미르(Adi Shamir), , 레너드 애들먼(Leonard Adleman) 세 사람의 이름 앞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현재 SSL/TLS(SSL/TLS(Secure Sockets Layer/Transport Layer Security) 프로토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암호화 알고리즘이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대부분의 인터넷 뱅킹이 RSA-2048 암호화를 사용한다.

적대적 양자컴퓨터 강국 중국에 ​​대한 우려와 대응

양자 컴퓨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기되는 우려가 많다.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중국과 같은 적대 세력이 미군의 메시지나 소비자 은행 거래를 빠르게 해독할 수 있도록 하리라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미 지난 2021년 “효과적인 완화 조치 없이는 적대적인 양자 컴퓨터 사용의 영향이 미국과 미국의 국가 안보 시스템가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MS는 국가 안보 요인을 인정했으며, 양자 보안을 중국과의 경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지난 4월 블로그 게시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이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략적 서프라이즈(a strategic surprise: 기존의 전략적 가정, 정책, 의사 결정 과정을 크게 방해하는 예상치 못한 사건)의 가능성, 또는 중국이 이미 미국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양자 컴퓨터로는 해독할 수 없는 소위 포스트 양자 방식(post-quantum methods)으로 암호화를 전환하려는 노력을 주도해 왔다.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이미 아이메시지(iMessage)와 같은 자사 서비스에 포스트 양자 암호화를 통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과거 통신 내용에는 여전히 비밀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기관과 기타 해커들은 언젠가 해독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암호화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다.

양자컴퓨터 에러율 개선과 컴퓨팅 능력 확장 노력

현재 양자 컴퓨터 연구의 상당 부분은 아직 상당히 학문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첨단 하드웨어 회사들은 ‘오류 정정(error correction)’, 즉 오류 발생 횟수를 줄이고 오류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MS 연구원들에 따르면 현재 양자 컴퓨터에서 큐비트는 1000번 사용시 1번 꼴로 오류가 발생한다. MS는 최근 새로운 접근 방식 덕분에 오류율을 1000배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오류 정정 분야의 여러 가지 개선 사항이 발표됐으며, 이는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이 양자 컴퓨터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점점 더 키우는 이유 중 하나다.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컴퓨터의 확장이다.

구글의 새로운 윌로우 양자 칩(Willow chip)은 105개의 큐비트를 가지고 있다. MS의 마조라나 칩은 8개의 큐비트를 가지고 있다. IBM의 스털링(Starling)은 200개의 큐비트를 탑재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오셀롯(Ocelot) 칩은 14개의 큐비트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수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구글과 MS는 진정으로 유용한 양자 컴퓨터에는 100만 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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