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AI를 만드는 시대… 데이터베이스 80%가 '에이전트 손'에서 탄생

데이터브릭스 글로벌 리포트 분석, "챗봇은 끝났다"…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4개월 만에 4배
단순 질의응답 넘어 설계·구축까지 자동화, 데이터베이스도 AI가 만든다… "개발 환경 97% 자동 구축"
데이터·AI 플랫폼 기업 데이터브릭스가 2일 발표한 'AI 에이전트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2만여 개 기업의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도입률이 최근 4개월간 327% 급증했다. 전년 동기 대비가 아닌, 불과 4개월 사이의 증가폭이다.

AI가 코드를 짜고,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며, 워크플로우를 직접 구축하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AI의 역할이 '챗봇 수준 조력자'에서 '업무 자동화 주체'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AI 플랫폼 기업 데이터브릭스가 2일 발표한 'AI 에이전트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2만여 개 기업의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도입률이 최근 4개월간 327% 급증했다. 전년 동기 대비가 아닌, 불과 4개월 사이의 증가폭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60% 이상이 포춘 500대 기업이라는 점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AI 활용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은 기존 챗봇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챗봇이 "이 자료 어디 있어?"라는 질문에 링크를 제공하는 수준이라면, 멀티 에이전트는 자료를 찾고(검색 에이전트), 내용을 분석한 뒤(분석 에이전트), 요약 보고서까지 작성(문서 에이전트)하는 식으로 여러 AI가 협업하며 업무 전체를 처리한다.

보고서는 "실시간 AI 요청 비중이 전체의 96%에 달한다"며 "기업들이 AI를 '필요할 때 쓰는 도구'가 아닌 '상시 가동되는 운영 시스템'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AI 요청의 82%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더 주목할 대목은 AI가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전체 데이터베이스의 80%가 AI 에이전트에 의해 생성됐다. 개발자가 SQL 쿼리를 짜고 테이블 구조를 설계하는 대신, AI가 요구사항을 듣고 자동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특히 테스트 및 개발 환경의 97%가 AI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수치는 인상적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일수록 AI 자동화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데이터브릭스는 이를 'AI 레디 데이터베이스(AI-ready database)'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기존 데이터베이스가 사람의 쿼리를 처리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읽고 쓰며 실시간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더 이상 단일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는다. 조사 대상의 78%가 2개 이상의 AI 모델군을 사용 중이며, 60%는 3개 이상을 병행 활용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비용 효율성이 중요한 단순 업무에는 경량 모델을, 복잡한 분석이 필요한 작업에는 대형 모델을 쓰는 식으로 목적에 따라 최적화하는 전략이다. 이는 "하나의 AI 플랫폼이 모든 걸 해결한다"는 기존 통념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 활용 사례 중 40%는 고객 경험(CX) 관련 업무에 집중됐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시장 동향 및 전략 분석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흥미로운 발견은 AI 거버넌스 체계의 중요성이다. 전문 평가 도구를 사용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AI 프로젝트를 실제 서비스로 전환하는 비율이 6배 높았다. AI 거버넌스 체계를 갖춘 기업은 상용화 성공 규모가 12배나 컸다.

AI 거버넌스 투자액은 9개월간 7배 증가했으며, 이는 기업들이 AI를 '실험'에서 '핵심 인프라'로 전환하면서 품질 관리와 책임 구조 확립에 본격 나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데이터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닉 에어스 부사장은 "아시아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시범 단계에서 본격 운영 단계로 확대하고 있다"며 "거버넌스 없이는 AI를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없다는 게 명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포춘 500대 기업 60% 이상을 포함한 데이터브릭스의 글로벌 고객사 2만여 곳의 실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김한수 기자

hans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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