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촉발한 새로운 ‘고수익 직업군’

[AI요약] AI가 화이트칼라 직종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해 있는 반면, 데이터 센터 붐은 숙련된 기술자들에게 고수익을 보장하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전 세계 기술 성장의 제약 요인은 마이크로칩, 에너지, 자본이 될수 있지만, 디지털 혁명에는 결국 거대한 물리적 기반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 센터는 노후화된 기계, 전기 및 배관 시스템 등 개보수가 필수적이다. (사진=아마존)

AI 관련 시설들이 저절로 지어지고 관리될 수는 없다.

AI 데이터 센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떠오른 고수익 직업군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 CNBC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빅테크들은 현재 AI 데이터 센터 등 특수 시설을 구축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특히 4대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인 알파벳(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 아마존(Amazon)은 올해 이러한 개발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총 7000억달러(약 1050조9800억원)에 육박하는 자본지출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아마존은 지난달 루이지애나주에 새로운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120억달러(약 18조12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 상근직 일자리 540개가 창출될 뿐만 아니라, 전기 기술자, 일반 기술자, 보안 전문가 등 1700여개의 관련 직무 일자리도 추가로 생겨날 전망이다.

메타 또한 지난해 블루아울캐피털(Blue Owl Capital)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루이지애나주에 거대한 ‘하이페리온’(Hyperion)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270억달러(약 40조5297억원)를 투자했다. 이 데이터 센터는 뉴올리언스 시 전체가 소비하는 전력량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I가 화이트칼라 직종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해 있지만, 데이터 센터 붐은 숙련된 기술자들에게 고수익을 보장하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AI가 새로운 고수익 직업군의 수요를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채용전문기업 란스타드(Randstad)는 디지털 혁명에는 거대한 물리적 기반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전 세계 기술 성장의 진정한 제약 요인은 마이크로칩, 에너지, 혹은 자본의 부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바로 이러한 시설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전문 인력이 극도로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분석이다.

란스타드가 최근 발표한 5000만건의 구인 게시물을 분석한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사이 미국에서 로봇 기술자에 대한 수요는 1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각 시스템(HVAC) 엔지니어의 경우 수요 증가율이 67%에 달했으며, 산업 자동화 기술자에 대한 구인 공고 또한 51% 증가했다.

특히 건설 현장 근로자나 전기 기술자와 같은 전통적인 숙련 기술직에 대한 구인 공고도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 시장에 미치는 AI의 영향에 관한 논의는 대개 소프트웨어 측면, 구체적으로는 생성형 AI 모델이 화이트칼라 직종을 대체할 것인지 여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결정적인 현실 하나가 완전히 간과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로 AI는 스스로 데이터 센터를 지을수 없다는 사실이다.

AI 데이터 센터 수요가 급증함에 새로운 고수익 직업군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아마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2000개의 데이터 센터가 운영중이며 고성능 AI 컴퓨팅 역량을 수용하기 위해 수천 개의 센터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인 만큼, 노후화된 기계, 전기 및 배관 시스템을 4~6년 주기로 업데이트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개보수 필요의 결과로 노동 분야에 특화된 거대한 성장 영역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액체 냉각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네트워크 엔지니어, 전기 기술자, 기계 엔지니어, 그리고 배관 및 난방 설비 시공업체 인력들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란스타드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4년 동안 냉각 시스템 엔지니어의 구인 광고상 제시 임금이 약 10%에서 15%가량 상승했다. 이는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는 노동 공급량을 앞지름에 따라 이러한 전문 직종들의 임금 상승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진 것이다.

인력채용 전문기업인 캘리서비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문 기술직 종사자들이 데이터 센터 내의 고위급 직무로 이동할 경우 종종 25%에서 30%에 달하는 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임금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기술직 인력의 부족 현상이다. 전미제조업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가 발표한 2025년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2033년까지 제조업 분야에서 잠재적으로 190만명에 달하는 인력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리 보이타셰크 퓨어데이터센터 CEO는 “숙련 인력 부족은 현재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점은 AI가 이러한 일자리들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는 “기계들을 직접 관리하고 운용할 인력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한 일자리들”이라며 “동시에 이는 업계 전반에 걸쳐 매우 큰 과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샌더 반트 노르덴데 란스타드 CEO는 “기업이 새로운 AI 데이터 센터나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순식간에 지역 인재 풀을 고갈시킬 수 있다”며 “원격 근무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달리 숙련된 기술직은 지리적 이동성이 매우 낮다”고 관측했다.

그는 “기술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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