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효리 발렌 글로벌 센터 실장…일본 시장 공략, ‘브랜딩·채널 믹스’가 승부 가른다

일본 K-뷰티 시장, ‘화제성’에서 ‘신뢰·검증’ 중심으로 전환
아마존·오프라인 확장, 반복 구매 구조(LTV) 확보가 핵심
“현지화 브랜딩과 단계별 채널 전략 없으면 생존 어려워”
이번 행사의 주요 연사 중 ‘큐텐 이후를 준비하라 – 2026 일본 K-뷰티 다채널 성장 전략’을주제로 한 발렌라이프 최가희 대표와 남효리 글로벌 센터 실장(사진)의 발표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발렌라이프)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본 시장을 둘러싼 전략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역직구와 플랫폼 의존을 넘어, 브랜드 신뢰와 반복 구매 구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최근 일본 시장은 기존 큐텐(Qoo10) 중심의 단기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아마존 재팬, 자사몰, 오프라인 유통까지 확장되는 ‘다채널 경쟁 구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이 길어지고 검증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단순한 마케팅 집행이 아닌 ‘브랜딩과 데이터 기반 전략’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내 브랜드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과 채널 설계 역량이 필수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22일 개최되는 ‘2026 K-Brands, Go Japan!’은 K-브랜드의 일본 진출 전략을 데이터와 실행 중심으로 재정의하는 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는 22일 개최되는 ‘2026 K-Brands, Go Japan!’은 K-브랜드의 일본 진출 전략을 데이터와 실행 중심으로 재정의하는 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 이커머스 시장 구조 변화, 플랫폼별 공략 전략, 그리고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브랜드 확장 방식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의 주요 연사 중 ‘큐텐 이후를 준비하라 – 2026 일본 K-뷰티 다채널 성장 전략’을주제로 한 발렌라이프(이하 발렌) 최가희 대표와 남효리 글로벌 센터 실장의 발표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발렌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K-브랜드의 현지 안착과 매출 성장을 동시에 설계하는 ‘파트너형 에이전시’를 표방한다. 또한 단순 광고 대행을 넘어 브랜드의 유통 구조와 수익 모델까지 함께 설계하는 접근으로 차별화를 만들어왔다. 특히 일본 현지 감성에 맞춘 비주얼과 메시지 재구성, 채널별 KPI 기반 운영,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을 통해 실제 매출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해왔다는 평가다.

이에 테크42는 행사에 앞서 발렌의 남효리 글로벌센터 실장을 만나 올해 일본 K-뷰티 시장에서 성공하는 다채널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아래는 남 실장과의 일문일답.

Q 글로벌센터 실장으로서 현재 맡고 있는 역할과 핵심 사업은 무엇인가요?

A 국내 유망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 안착하고 지속 가능한 확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현지화 브랜딩’과 ‘채널 믹스 전략’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 마케팅을 넘어 일본 시장 내 브랜드의 생존과 확장을 위한 로드맵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발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발렌은 단순히 광고 구좌를 구매하거나 대행하는 ‘에이전시’가 아닌, 실질적인 매출 지표와 유통 구조를 함께 고민하는 ‘브랜드빌더’입니다. 특히 일본 현지 아트 디렉터들과 협업하여 비주얼과 메시지를 100% 현지화하는 ‘로컬라이징 브랜딩’ 역량과, 단기 매출을 위한 예산 소모가 아니라 채널별 KPI를 분리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Q 일본 시장의 기회 요인은 무엇인가요?

A 일본은 한국보다 화장품 시장 규모가 훨씬 크고, 한 번 신뢰를 준 브랜드에 대해서는 매우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시장입니다. 특히 서브컬처 시장이 발달한 만큼, 작지만 확고한 ‘니치 팬덤’을 구축한다면 한국보다 훨씬 길고 안정적인 브랜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회입니다. 최근에 고객사와 미팅을 진행하면서도 진출한지 2~3년 됐고 별다른 마케팅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꾸준히 재구매해주는 고객들이 있다는 것 때문에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자 하는 브랜드들이 꽤 많더라구요. 이런 고객의 충성도가 속도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쌓이는 시장이기 때문에 모두 진출을 꿈꾼다고 생각합니다.

Q 반대로 일본 시장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본 소비자는 한국 소비자보다 훨씬 긴 탐색 기간을 거치며 철저하게 검증합니다. 실패하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한국에서 잘 팔리니까 일본에서도 통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메시지 현지화 없이 성급하게 진출한다는 점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광고 구좌나 인플루언서에 기대어 진출하게 되면 탄탄한 브랜딩이 없기 때문에 광고와 인플루언서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브랜드가 됩니다. 누군가의 힘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기초 체력이 곧 브랜딩이며, 이 브랜딩을 단순 번역이 아닌 현지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큰 지점인 것 같습니다.

Q K-뷰티가 일본에서 소비되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A 과거에는 '한국 제품'이라는 화제성이나 가성비 위주로 소비되었다면, 현재는 일본 소비자의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해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단계로 진화했습니다. 이제 일본 소비자들은 단순히 광고만 보고 구매하지 않으며, 브랜드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분에 대해 집요하게 탐색하고, 본인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철저합니다.

Q 일본 소비자의 특징 중 반드시 이해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요?

A '긴 탐색 기간'과 '철저한 검증'입니다. 일본 소비자는 아무리 트렌드에 민감한 얼리어답터라도 광고를 본 뒤 리뷰 플랫폼을 뒤져보고, X(트위터)에서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후에야 지갑을 엽니다. 이 긴 탐색 과정에서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모든 채널에 일관되게 깔아두는 '신뢰의 그물망', 즉 브랜딩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단순 메가급의 PR을 사용한다고 매출이 따라오는 시장이 아닙니다. 단계적으로 천천히 물리적인 시간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최근 일본 시장에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채널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A 큐텐(Qoo10)이 초기 진입과 테스트의 장이었다면, 이제는 아마존 재팬으로의 확장, 그리고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브랜딩 기반의 오프라인 확장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큐텐보다 시장 규모가 약 10배 크며, '정기 구독'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하방을 확보할 수 있는 대중의 무대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큐텐에서 화제성을 통해 매출을 쌓았을지라도 아마존으로 넘어가면 필패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요. 매출 촉진을 위한 각 채널별의 문법을 맞추면서도 큰 숲에서 브랜딩이라는 영역을 놓치지 말아야 순차적인 확장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당장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할지라도, 찐팬을 쌓기 위한 정석적인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발렌이 일본 시장에서 실제로 만들어낸 성과 사례 중 대표적인 케이스를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파마리서치의 리쥬란 아마존 재팬 진출을 함께 했습니다. 이미 큐텐이라는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었으나, 리쥬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고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일본향의 키비주얼 비주얼라이징에 중점을 두었고, 협업 4개월만에 매출 1400%라는 데이터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리쥬란이 일본에 진출한지는 좀 오래되었던지라, 그간 기저에 깔려있던 고객들의 인지도를 매출로 끌어올 수 있도록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메시지를 일원화한 것이 주요한 키 였던 것 같습니다.

Q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낸 브랜드들의 공통적인 전략이나 구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채널별 역할을 정확히 분리하고 순차적으로 확장했다는 점입니다. 큐텐에서 시장성을 테스트하고, 아마존에서 반복 구매 구조를 만들어 매출 체력을 다진 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단계별 로드맵'을 충실히 밟은 브랜드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답답할지라도 단숨에 예산을 투입하거나 메가급 인플루언서를 기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가 시딩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며 일본인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대세감을 조성하는 것, 그들의 입을 통해 브랜드의 세계관과 철학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효리 실장은 발렌에서 국내 유망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 안착하고 지속 가능한 확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현지화 브랜딩’과 ‘채널 믹스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사진=발렌라이프)

Q 발렌이 강조하는 ‘데이터 기반 성장 전략’은 일본 시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나요?

A 단순히 감에 의존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아마존의 정기 구독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고객 생애 가치(LTV)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매출의 하방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구현됩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예산 투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 예산 대비 고객사의 수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합니다.

Q 기존 일본 진출에서 큐텐(Qoo10)에 의존하던 구조가 어떤 한계를 드러냈다고 보시나요?

A 매 프로모션마다 막대한 광고비와 인플루언서 비용을 쏟아부어야만 노출이 유지되는 '출혈 경쟁'의 한계입니다. 프로모션이 끝나면 매출이 급락하고 브랜딩이 쌓이지 않아, 결국 할인 없이는 팔리지 않는 구조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일부 고객사 중에는 인플루언서 협업만 수천만원씩 쓰던 브랜드가 발렌과 함께하면서 전체 예산은 줄이는데 매출은 더 성장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큐텐의 문법에만 맞추어 마케팅을 하다보면 출혈경쟁을 피할 수는 없지만, 발렌과 함께 한다면 피를 덜 보고 탄탄하게 로드맵을 그릴 수 있는 길을 찾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Q 향후 일본 K-뷰티 시장에서 먹히는 ‘다채널 성장 전략’의 핵심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A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현지 소비자의 감성에 100% 맞춘 메시지와 비주얼의 재번역, 둘째, 일본 고객만을 위한 상품 기획 재설계, 셋째, 단기 매출에 매몰되지 않는 채널별 KPI(핵심성과지표) 분리 운영입니다.

Q SKU 전략, 반복 구매 구조(LTV), 브랜드 신뢰 구축 등 중에서 일본 시장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브랜드 신뢰 구축'을 통한 '반복 구매 구조(LTV)' 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 화장품 시장은 한국보다 훨씬 크며, 미친 듯이 예산만 쏟아붓는다고 1등이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내 브랜드를 믿어줄 니치한 팬덤을 구축하고 그들이 꾸준히 재구매하게 만드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오프라인에서도 진짜 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Q 향후 일본 K-뷰티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 또 발렌은 향후 일본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A 앞으로는 단순한 역직구 판매를 넘어,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탄탄한 브랜딩을 가진 브랜드들만이 살아남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발렌은 K-브랜드가 일본 시장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신뢰의 그물망'을 함께 구축하여 가장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을 돕는 가장 확실한 글로벌 파트너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Q 이번 2026 K-Brands, Go Japan!에서 발표하시는 ‘큐텐 이후를 준비하라’라는 메시지의 핵심 내용을 살짝 알려주신다면?

A ‘큐텐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큐텐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아마존의 단단한 매출 기반으로 연결하고, 최종적으로 오프라인에서 브랜드의 실체를 완성하는 '순차적 확장의 로드맵'이 중요하며, 그 기저에 발렌의 강력한 무기인 로컬라이징을 통한 국가별 브랜딩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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