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업계의 절대강자 오픈AI가 수익성 악화와 거센 경쟁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공격적인 ‘스타트업 쇼핑’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달 초 테크 미디어 기업을 인수한 지 불과 보름 만에 이번에는 개인 금융(Personal Finance) 솔루션 기업을 전격 인수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보름 새 두 번째 M&A… ‘에쿼하이어’ 통해 금융 기술 혈맹
현지 시간 13일, 테크크런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AI 기반 금융 계획 도구를 개발하는 ‘히로 파이낸스(Hiro Finance)’를 인수했다. 이번 거래는 이달 초 매일 테크 팟캐스트를 발행하는 ‘TBPN(Technology Business Programming Network)’ 인수 발표 직후 이어진 것이라 더욱 파격적이다.
구체적인 매각 대금은 베일에 싸여 있으나, 업계는 전형적인 ‘에쿼하이어(Acquihire, 인재 영입 목적의 인수)’ 형태로 보고 있다. 히로의 창업자 에단 블록은 자신의 SNS를 통해 “히로의 기존 서비스는 오는 4월 20일 종료되며, 모든 데이터는 5월 13일 서버에서 영구 삭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히로의 독립적인 사업 운영보다는 그들이 보유한 금융 도메인 지식과 개발 인력을 챗GPT의 핵심 엔진에 이식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접근성 낮은 자산관리, 챗GPT가 해결”… ‘슈퍼 앱’ 전략 가속화
오픈AI의 이번 행보는 챗GPT를 단순한 정보 검색 도구가 아닌, 실생활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능형 비서’로 진화시키겠다는 야심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히로 파이낸스는 그간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맞춤형 자산 관리 가이드를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AI로 구현해 온 기업이다.
에단 블록은 인수 발표 후 “수십 년간 개인 금융 가이드는 지나치게 일반적이거나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챗GPT가 비로소 이 장벽을 허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픈AI가 과학 연구 특화 앱인 ‘프리즘(Prism)’을 선보였던 것처럼, 이번 인수를 통해 챗GPT 내부에 강력한 가계부 관리 및 투자 자문 모듈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앤트로픽 추격에 ‘락인 효과’ 승부수… 수익성 개선은 과제
현재 오픈AI는 안팎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모델 학습과 서버 운영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며 흑자 전환까지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외부적으로는 앤트로픽(Anthropic) 등 경쟁사들이 코딩과 기업용 AI 시장에서 점유율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가 핵심 사업과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금융, 미디어 스타트업을 연달아 인수한 것은 ‘사용자 락인(Lock-in)’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코딩 등 전문 영역에서의 기술 경쟁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지갑 사정과 일상의 관심사를 관리해 주는 기능을 선점함으로써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다만, 핵심 비즈니스의 수익 모델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시점에서 벌이는 문발이식 확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AI는 거대 언어 모델(LLM)의 기술력을 금융이라는 실물 경제 서비스와 결합해, AI 기술의 실질적인 화폐 가치를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