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생산거점 확대와 함께 제조 분야의 글로벌 협업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베트남, 중국, 유럽, 미국 등지로 생산과 공급망이 넓어지면서 기업 간 기술 협업의 빈도와 밀도는 높아졌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다. 바로 ‘기술 커뮤니케이션’이다.
제조업에서 언어 문제는 단순한 번역의 정확도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같은 표현을 써도 국가별 규격과 현장 관행, 업종별 용어 습관에 따라 실제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차이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조립 불가, 납기 지연, 재작업, 현장 재파견, 계약 분쟁으로 이어진다. 전시회에서 건넨 카탈로그 한 장, 첫 기술 미팅에서 오간 한 문장, 설치 단계에서 전달된 지시 하나가 곧 비용과 신뢰의 문제로 번지는 구조다.
가령 고객사가 별다른 코멘트 없이 “모듈을 분리해 배에 실어달라”고 요청했을 때 이를 완전 분해로 잘못 이해해 현지에서 재조립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같은 작업이라도 부르는 명칭이 나라마다 다를 경우 해석이 엇갈리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작은 오역처럼 보여도 실제 현장에서는 설비 불량과 설치 지연, 추가 운송, 엔지니어 재투입으로 이어지며 수천만 원대 손실을 부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

물론 통역이라는 해법이 있긴 하지만, 전문 기술 통역의 경우 비용이 높고 상시 투입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일반 통역은 기술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범용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는 현장 용어와 보안 요구까지 함께 충족하기 어렵다.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을 이해하는 번역, 현장 용어를 아는 시스템, 민감한 정보를 외부로 흘리지 않는 보안 체계,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는 운영 방식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바로 텔어스(Tellus)다.
초기 제조업의 ‘기술 언어 장벽’을 AI로 줄이겠다는 목표로 출발한 텔어스는 단순 번역이나 통역을 넘어, 제조기업의 해외 영업과 협업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확장성을 더하고 있다. 기술을 이해하는 문서 번역, 회의 중 맥락을 반영한 실시간 통역, 오역 가능성을 짚어주는 감지 기능, 회의 후 합의 사항을 남기는 기록 관리, 나아가 내부 자료를 연결해 영업 대응을 돕는 기능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으려는 시도다. 흥미로운 점은 텔어스의 시도가 곧바로 시장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테크42는 텔어스의 정원국 대표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제에서 출발한 창업… 제조 현장에서 찾은 아이디어

정원국 텔어스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중국 우한에서 공작기계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후에는 로보틱스 분야를 거쳐 업스테이지(Upstage)에서 테크 리드로 전문성을 키웠다. 공동 창업자인 유선종 최고기술책임자(CTO) 역시 업스테이지 출신 AI 연구·개발 전문가로 제품 개발을 맡고 있고, 채상훈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삼성전자 전략기획실과 그룹 전략 조직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즉 텔어스는 제조와 AI를 함께 이해하는 팀으로 시작한 셈이다.
지금의 사업 방향이 구체화된 계기는 글로벌 VC(벤처캐피탈) 앤틀러코리아 제너레이터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제조업으로 아이템을 정하고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며 여러 아이템을 검토하는 과정도 있었다. 하지만 정 대표는 “결국 가장 깊이 이해하고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문제가 제조 현장에 있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과정이었다”며 운을 뗐다.
“앤틀러코리아 제너레이터 프로그램 과정은 겉으로만 보기 좋은 아이템이 아니라 내가 정말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인지 끝까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 과정에서 사업의 방향이 명확해졌고, 팀도 더 단단해졌습니다. 지금의 텔어스는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 스스로도 제조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겪은 문제는 단순한 번역 오류가 아니었다. 중국에서 공작기계 사업을 하던 시절을 떠올린 정 대표는 “해외로 보낸 장비가 현지에서 조립되지 않거나 같은 도면을 보고도 서로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상황을 여러 차례 겪었다”고 돌이켰다. 겉으로 보면 품질 문제나 현장 판단 미스로 보이지만, 실제 원인을 짚어가다 보면 중간 통역과 해석 과정에서 의미가 바뀐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조업이 해외 진출을 할 때 가장 큰 병목은 결국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전시회에서 카탈로그로 시작해 미팅으로 이어지는데, 대부분 전문 통역이 아닌 일반 통역을 쓰다 보니 처음부터 기술적인 신뢰를 주기 어렵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 회사가 얼마나 전문적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그 순간부터 협상이 어려워집니다. 어렵게 미팅이 성사돼도 통역이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단어 하나하나를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대화의 흐름 자체가 끊겨버립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모따기’와 ‘라운딩’이다. 이는 ‘모서리 가공’을 뜻하는 업계 용어지만 어떤 현장에서는 모따기, 어떤 현장에서는 라운딩, 또 어떤 규격에서는 ‘R값’과 ‘C값’으로 표현한다. 이 의미가 통역 과정에서 어긋나면 현지에 도착한 부품이 설계 의도와 다른 형태로 제작돼 조립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실제로 정 대표는 이런 오류가 반복되면서 장비 재운송과 현장 수정, 추가 출장 비용이 쌓여 순식간에 적자로 전환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고.
“현장에서 가장 많이 겪었던 건 ‘왜 이게 안 맞지?’라는 상황이었습니다. 원인을 계속 추적하다 보니 통역 과정에서 의미가 바뀌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 번 문제가 발생하면 중국으로 다시 보내야 하고, 엔지니어가 직접 가서 수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동시에 발생합니다. 이런 일이 몇 번만 반복돼도 바로 적자로 넘어가게 됩니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를 흔드는 문제라고 느꼈습니다.”
이 문제는 특정 기업만의 일이 아니었다. 정 대표는 앤틀러코리아 제너레이터 프로그램 과정에서 100명 이상 제조업 CEO와 인터뷰를 하며, 자신이 겪은 문제가 업계 전반에 걸쳐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과 대기업까지도 해외 영업, 기술 미팅, 설치, 시운전, 운영 전환 단계마다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가설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제 경험이니까 어느 정도 사업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여러 기업 대표들을 만나보니 이게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도 마찬가지였고,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기술 미팅에서 발생하는 오해는 대부분 계약이나 납기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번역을 넘어 회의 대응까지… 텔어스가 보는 제조 AI의 역할

텔어스는 자신들을 단순 번역·통역 서비스 기업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이미 이들의 시선은 언어를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을 넘어, 기술 맥락을 이해한 상태에서 해외 영업과 협업을 더 정확하게 진행하도록 돕는 것에 닿아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크게 기술문서·카탈로그 번역, 전문기술 통역, 영업 회의 지원 등으로 나눠진다.
첫 번째 기능은 기술문서 번역이다. 기업이 카탈로그나 기술 문서를 서비스에 올리면 제조 도메인 용어를 반영해 번역이 이뤄진다. 텔어스는 이 과정에서 텍스트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서 활용까지 고려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2~3주가 걸리던 번역과 디자인 반영 작업은 하루 안팎으로 줄었다.
두 번째는 실시간 통역이다. 회의나 현장 협의 과정에서 음성을 받아 즉시 통번역을 진행하고, 이때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민감 표현이나 오역 가능성이 높은 용어를 감지한다. 특정 단어가 등장했을 때 AI가 이를 포착해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필요할 경우 체크리스트 형태로 상호 확인을 거치도록 설계돼 있다. 중요한 사항은 이후 회의록으로 정리돼 공유된다. 이러한 특징을 열거하며 정 대표는 기존 범용 AI와의 차이를 설명했다.
“번역이나 통역 자체는 이미 어느 정도 해결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그 다음 단계가 훨씬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던지는 질문에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가 계약으로 이어지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기술적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다시 내부 엔지니어에게 물어봐야 하고, 그 과정에서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저희는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려고 접근했습니다.”

텔어스가 선보이는 서비스에 포함된 또 다른 기능은 회의 중 영업 대응을 돕는 것이다. 상대가 견적이나 기술 사양, 납기, 시스템 문제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AI가 내부 기술 문서와 자료를 바탕으로 1차 답변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영업 담당자는 이를 참고해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이 기능이 제조기업의 해외 미팅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봤다.
“이제는 단순히 말을 번역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회의 중에 견적이나 기술 관련 질문이 나오면 AI가 그 트리거를 감지하고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안합니다. 영업사원은 그 내용을 참고해서 바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 엔지니어가 항상 옆에 붙어있지 않아도 됩니다. 결과적으로 영업의 속도와 정확도가 동시에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자동으로 회의록이 생성된다. 여기에는 민감 단어, 합의 사항, 후속 조치가 정리되고, 필요한 경우 상호 확인을 거쳐 이후 분쟁 가능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기록은 양측이 공유할 수 있다.
“제조업에서는 한 문장, 한 단어가 실제 계약 리스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번역이 맞는지를 넘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표현을 사전에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이 명확하게 기록으로 남지 않으면 이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리스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결국 신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보고 있습니다.”
보안 역시 중요한 조건이다. 해외 영업 미팅에는 가격, 원가, 기술 사양, 생산 계획, 고객사 정보 같은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텔어스가 폐쇄형 클라우드 구조와 고객별 데이터베이스 분리, 데이터 송수신 시 암호화 체계를 갖추고 있고, 이런 부분에서 여러 차례 개념검증(PoC)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전부 다 폐쇄형 클라우드로 진행을 하고 있고요. 각자 다 DB를 분리해서 하는 거랑, 올리고 내리고 할 때 다 암호화 복호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PoC(개념증명)를 대부분 통과했습니다.”
즉각적인 시장 반응, PMF를 느낀 순간
텔어스는 아직 극초기 단계 스타트업이지만,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가 가장 크게 확인한 것은 ‘문제가 실제로 크다’는 점과 ‘기업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단순 번역 비용 절감이 아니라, 오역에 따른 재작업과 납기 지연, 고객 신뢰 하락이라는 더 큰 손실을 줄이기 위한 수요가 적지 않다”며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걸 얼마에 팔 수 있을지 감이 없었습니다. 단순히 번역 서비스로 보면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객들을 만나면서 이 문제가 단순 비용이 아니라 리스크를 줄이는 문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적잖은 가격을 설정한 후에도 오히려 고객의 반응이 더 좋아지더군요. 그만큼 이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크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정 대표에 따르면 텔어스는 초기 서비스로 3개월 만에 수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고객사는 10곳 안팎까지 확보한 상태다. 계약 진행 중인 건들을 포함하면 6월까지 약 12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자사 제품의 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체감한 순간을 떠올렸다. 한 제조 포럼 발표 자리였다.

“원래는 10분 정도가 주어진 발표였지만, 계속 질문이 이어지면서 발표 시간이 1시간 정도까지 늘어났어요. 발표가 끝난 후에는 현장에 있던 제조기업 관계자들이 몰려들어 저와 명함을 주고 받으려고 줄까지 서며 놀라운 반응을 보이더군요. 결국 그날 하루 발표로 리드가 40개 넘게 생겼고, 그 다음부터 고객들이 입소문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현재는 솔직히 도입 요청을 모두 소화하기 힘들 정도예요(웃음).”
글로벌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중국 고객사를 확보했고, 베트남 등 제조 허브 지역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다만 정 대표는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까지 소재·부품·장비, 기계 가공 영역에서 높은 정확도를 확보했지만, 제조업 전 분야를 같은 수준으로 커버하기 위해서는 좀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초기 스타트업인만큼 신뢰도와 대응 여력을 감안해 확장 속도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생각이다.
“현재 소재·부품·가공 영역에서는 95% 수준으로 모든 맥락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같은 제조지만 가구 같은 영역들은 아직까지 그 수준이 안된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당장 확장을 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잘하는 이 소부장 영역 안에서 메인 플레이를 하면서 스케일업을 해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중입니다.”
제조 데이터 정리, 기업 관리 시스템과 연동까지 목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텔어스가 흥미로운 지점은 통번역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통역과 회의 지원은 해외 영업의 첫 단계에 가깝고, 장기적으로는 현장의 비정형 데이터를 정리해 실제 업무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향까지 보고 있다는 것이다. 회의록과 수기 메모, 음성 기록, 카탈로그, 도면 이미지 같은 현장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이를 이후 ERP, CRM, SCM, WMS, MES 같은 시스템과 연동하는 방향이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제조기업들을 만나보면 생각보다 많은 곳이 ERP나 데이터 체계 자체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문제를 짚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회의 지원 기능을 도입하려고 해도, 정작 내부 자료가 정리돼 있지 않아 무엇을 어디서 불러와야 할지부터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결국 정 대표는 “제조 기업의 디지털 전환(DX)과 데이터 연동 문제까지 함께 다루는 AI 에이전트로 목표를 설정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영업 AI 에이전트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가 ‘해외 진출을 도와드립니다’라고 하면 따라오는 질문이 대부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냐’는 거예요. 그때부터는 어쩔 수 없이 저희가 컨설팅을 해야 되는 영역들이 있더라고요. ERP를 안 쓰고 계신 기업들도 있죠. 그러면 어떻게 도입해야 되는지부터 말씀을 드려야 해요.”
이런 문제와 직면하며 텔어스는 회의록과 기술 문서, 현장 메모 같은 자료를 단순 기록이 아니라 데이터 자산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해외 영업 과정에서 축적되는 정보를 구조화해 두어야 이후 고객 대응, 자재 발주, 생산 계획, 납기 관리까지 더 정확하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내부 데이터가 연결돼야 합니다. 그래서 문서, 회의록, 기술 데이터를 자동으로 구조화하고, 이후 CRM(고객관리), ERP(전사적자원관리)와 연동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결국 앞단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면서 뒤쪽 운영 체계까지 연결해줘야 의미가 있더군요.”
텔어스의 올해 목표 역시 이런 방향과 맞닿아 있다. 우선 하반기 후속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제품 측면에서는 회의 지원 기능을 안정화해 고객 문의가 들어왔을 때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제품적으로는 영업 에이전트까지는 언제든지 고객이 문의가 왔을 때 바로 도입 가능한 형태로 안정화시켜 놓는 게 첫 번째 과제 입니다. 두 번째는 데이터 연동인데, 이건 약간의 시스템통합(SI) 과정이 필요하죠. 다만 장기적으로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연동시킬 수 있게끔 변환시킨 모듈을 만들자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제조업의 글로벌 진출은 더 이상 일부 기업만의 선택지가 아니다. 생산거점이 해외로 넓어질수록 기술 미팅, 설치, 시운전, 운영 전환, 공급망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같은 말을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문제’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영업력과 수익성, 납기 준수, 재작업 방지, 고객 신뢰와 직결된다.
텔어스가 내세우는 방향은 이 지점에 맞춰져 있다. 통역은 출발점일 뿐이고, 궁극적으로는 해외 고객과의 기술 커뮤니케이션을 더 정확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쌓이는 기록과 데이터를 정리해 조직의 대응 속도와 운영 체계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인터뷰 말미, 정 대표는 “현장에 더 가까이 붙어가며 제조업 글로벌 협업 과정에서 반복되는 오류를 줄이는 기업이 되겠다”며 향후 목표를 이야기했다.
“제조업의 글로벌 진출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저희는 그 병목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되는 인프라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조업이 글로벌에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방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