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달러 사나이 타이틀 반납"…일론 머스크, 주가 폭락에 '황제' 자리 내려놨다

  • 스페이스X 상장으로 천조국 거부 등극했으나 기술주 폭락 장세에 자산 급감
  • 최고점 대비 30% 이상 미끄러져…돈의 시대 저물고 AI 중심 재편 전망 직접 언급
세계 최초로 개인 자산 1조 달러(약 1,380조 원) 시대를 열었던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가 글로벌 증시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단 몇 주 만에 '조만장자(Trillionaire)' 타이틀을 반납했다.
일론머스크의 조만장자 타이틀이 기술주 중심의 강력한 매도세로 인해 반납됐다. (사진=스페이스X 홈페이지)

세계 최초로 개인 자산 1조 달러(약 1,380조 원) 시대를 열었던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가 글로벌 증시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단 몇 주 만에 '조만장자(Trillionaire)' 타이틀을 반납했다.

블룸버그와 포브스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뉴욕 증시를 덮친 기술주 중심의 강력한 매도세로 인해 머스크의 전체 순자산 가치는 1조 달러 미만인 9,500억~9,700억 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이달 중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며 인류 역사상 초유의 자산 기록을 경시했던 머스크는 주식 시장의 변동성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백억대 자산가 순위로 복귀하게 됐다.

머스크의 자산이 이처럼 급격한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인 것은 그의 전체 재산 중 80% 이상이 이번에 상장된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주식 지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로 시작해 장중 한때 225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2조 1,000억 달러를 돌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협하는 글로벌 시총 4위 기업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우려와 인공지능(AI) 시장의 거품론이 확산되면서 반도체 및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폭락하자 스페이스X의 주가 역시 최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한 150달러 선으로 밀려났다.

시장의 냉혹한 평가 속에서도 머스크는 최근 공식 석상을 통해 돈과 화폐의 개념 자체가 미래에는 완전히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파격적인 문명 진화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율형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 인프라가 극도로 고도화되는 미래 사회에서는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고질적인 디플레이션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완벽히 대체해 생산 단가를 혁신적으로 낮추게 되면 실물 화폐의 지배력은 자연스럽게 상실될 것이라는 논리다.

화폐 가치의 소멸을 예견하는 발언과는 별개로, 당장 현실 세계에서 머스크가 직면한 거대한 우주 개척 프로젝트들과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녀 출산주의 정책 기조의 재정적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가 공언한 달과 화성 개척, 나아가 태양계 너머로의 인류 이주 계획은 여전히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본 투입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비록 단기적인 주가 조정으로 인해 조 단위 자산가 지위에서는 일시적으로 내려왔지만, 이인자인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의 자산 격차가 여전히 수천억 달러 이상 벌어져 있어 머스크의 세계 최고 부호 자리는 당분간 굳건히 유지될 전망이다.

김한수 기자

hans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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