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직장인 멘탈이 무너진다

해당 기사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데이터를 활용해 작성됐습니다. [블라인드 공식 블로그]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일상’의 느낌은 막힌 문제를 풀어낸 긍정적인 느낌이지, 더 심각해진 부정적인 상황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아쉽게도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달라진 우리의 삶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코로나 이후, 직장인의 삶은 더 피곤하고, 더 외롭고, 더 고립되었습니다.

 

화상 회의, 일상의 피로가 되다

코로나 대유행에서도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ZOOM 등 노트북만으로도 간단하게 쓸 수 있는 화상 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화상 통화는 사람들의 눈을 지치게 했습니다.

지난 3월, 미국 직장인 2,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 10명 중 8명이 영상에 지쳤다고 답했습니다. 

기업별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85%, 구글은 80%에 달하는 재직자가 화상 통화로 피로도를 느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뉴타닉스의 경우 100%, 모든 재직자가 극심한 피로를 밝혔습니다. 피로를 느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과도한 눈의 마주침

일반적인 회의는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회의를 참여합니다. 발표자를 보거나, 메모를 하거나, 딴짓을 하거나. 그러나 화상 통화나 회의는 모니터 안에서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의 눈을 바라봅니다.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모두 자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언어적인 감시를 무의식 중에 공포와 스트레스를 생성합니다.

 

2. 이동성의 저하

인간의 근육은 움직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반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퇴화됩니다. 인간은 움직일 때, 뇌의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의 대면 회의나 미팅에서는 사무실 안에 있더라도 움직임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화상으로 진행한 후, 허용된 공간은 카메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는 신체의 변화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ETRI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 10명의 성인남녀 가운데 4명 이상 체중이 증가했습니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무력감(48.3%)과 우울감(45.9%)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3. 뇌의 과부하

대화는 언어뿐만아니라 표정이나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적인 시그널을 포함합니다. 말하는 이의 시그널을 통해 대화 외에도 감정을 느끼고 원활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니터를 통한 대화는 이를 차단합니다. 그래서 모니터 밖에서 듣는 이는 모니터 속에서 말하는 이의 표정이나 말투를 느끼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부하됩니다. 그사이 눈동자와 뇌의식은 평소보다 줄어든 시그널을 해석하고자 과부하되고, 이는 피로감으로 남는 것입니다.

 

 

번아웃이 온 직장인들

코로나로 인한 격리가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났을 무렵, 블라인드 내 미국 직장인들 중 68%가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고 지친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신체의 변화에 불과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전염된 번아웃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번아웃(Burn-out)에 대해 ‘관리되지 않는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증후군’이라 밝힙니다. 나아가 에너지 고갈되거나 그런 느낌은 일 능력과 함께 직장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냉소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직장인의 일에 대한 의식도 달라졌습니다. 2020년 3월, 블라인드 조사 당시 직장인 약 63%가 자신의 업무에 대한 목적성을 가지고 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 1년 만에 거의 3분의 2가 ‘자신의 업무가 의미 없다’며 의심하고 있습니다.

 

  • 캐피탈원(Capital One) 재직자 93%가 ‘자신의 업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함
  • 블룸버그(Bloomberg) 재직자 89%가 ‘자신의 업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함
  • 아마존(Amazon) 재직자 76%가 ‘자신의 업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함
  • 페이스북(Facebook) 재직자 61%가 ‘자신의 업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함

 

아마존의 한 개발자의 멘트는 지금 일하는 직장인이 겪고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자신의 작업이 5년 이내에 사라지고 대체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모래성을 짓는 중입니다.”

일의 목적성은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책임 의식을 만들고, 나아가 조직과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코로나는 이러한 선순환을 1년 만에 무너뜨렸습니다.

 

 

 

물론 기업도 이러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블라인드 조사에 따르면, 83%의 기업에서 재직자에게 토크스페이스(TalkSpace)와 같은 정신 건강 및 피트니스 서비스 구독 멤버십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브렉스(Brex)나 스카이롬(Skyroam) 같은 중규모의 인터넷 기업에서는 재직자의 불안감과 고립감을 해소시키고자 다른 부서의 동료가 어떻게 일하는지 알려주는 웨비나를 열었고, 스무디 배달 서비스와 같이 코로나 이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던 기분 전환용 복지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또 직원 피로도를 소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연한 근무 시간을 제공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설문 결과 여전히 재직자의 84%는 회사가 직원의 번아웃을 해결하는 데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새로운 일상은 수많은 직장인에게 불안감과 불확실성이라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우울증이 느껴진다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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