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제2막…‘섭외’보다 ‘성과 구조’가 중요해졌다

크리에이터 광고비 급증 속, 브랜드 과제는 ‘누구를 쓸 것인가’에서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로 이동
플랫폼·예산·인플루언서 선정 기준 세분화…감각 의존형 캠페인의 한계 뚜렷
기회 확보·성과 전환·성과 증폭 3단계…반복 가능한 마케팅 자산화가 핵심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 이제 브랜드들은 단순 노출을 넘어 실제 영향력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콘텐츠 반응을 구매 전환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한 번의 성과를 다음 캠페인에서도 반복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 이제까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핵심 질문은 ‘누구를 섭외할 것인가’였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가 적합해 보이는 인플루언서를 찾고, 제품 협찬이나 협업 콘텐츠를 진행한 뒤, 조회수·좋아요·댓글 등 결과 지표를 정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운영 흐름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질문은 더 복잡해졌다. 이제 브랜드들은 단순 노출을 넘어 실제 영향력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콘텐츠 반응을 구매 전환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한 번의 성과를 다음 캠페인에서도 반복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시장의 관점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중요도를 높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 미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 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의 ‘2025 크리에이터 경제 광고비 및 전략 보고서(2025 Creator Economy Ad Spend & Strategy Report)’에 따르면 미국 크리에이터 광고비는 2025년 3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26% 증가한 수치로, 전체 미디어 산업 성장률보다 약 4배 빠른 속도다. 같은 보고서는 크리에이터 광고비가 2021년 139억달러에서 2024년 295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분석했다.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가 더 이상 소셜미디어 안의 보조 전술이 아니라, 브랜드가 별도 채널로 다루는 마케팅 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시장 확대가 곧바로 성과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이 지난해 5월 발표한 ‘2025 State of Social Research’에 따르면, 조사 대상 미국 B2C 브랜드들은 소셜미디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소셜미디어 비즈니스 목표의 69%만 달성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소셜 퍼스트 브랜드들 사이에서 단순 유명인 중심 접근보다 마이크로·미드티어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커뮤니티 기반 전략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한 점이다.

최신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경쟁력은 ‘섭외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플랫폼을 어떤 역할로 배치할 것인지, 예산 단계별로 채널 조합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인플루언서를 어떤 데이터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콘텐츠 이후의 고객 행동을 구매와 재확산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성패를 가른다. (이미지=AI로 생성)

최근 글로벌 SNS 데이터 분석 기업 피처링의 웨비나에서 공개된 내용 역시 주목할 만한다. 피처링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제2막이 열렸음을 강조하며 이제 ‘섭외가 아닌 설계의 싸움’이라는 점을 짚어, 시장의 흐름을 뒷받침하는 분석을 내 놨다. 이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핵심이 단순 실행에서 ‘기준과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캠페인이 끝난 뒤 “실제로 잘된 것인가” “다음 캠페인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왜 성과가 반복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면 문제는 실행량이 아니라 운영 구조의 부재에 있다는 지적이다.

종합해 보면 최신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경쟁력은 ‘섭외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플랫폼을 어떤 역할로 배치할 것인지, 예산 단계별로 채널 조합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인플루언서를 어떤 데이터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콘텐츠 이후의 고객 행동을 구매와 재확산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성패를 가른다.

이에 테크42는 최근 진행된 피처링의 웨비나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제2막 : 섭외가 아닌 설계의 싸움’에서 나온 전문가 분석과 각 글로벌 마케팅 기업 보고서에서 언급된 주요 이슈를 통해 변화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흐름을 짚어봤다.

섭외 중심에서구조 중심으로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질문이 달라졌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변화는 질문의 변화에서 먼저 드러난다. 과거 브랜드가 가장 많이 묻던 질문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였다. 인플루언서를 찾는 방법, 협업 제안 방식, 콘텐츠 제작 절차, 게시 후 리포트 정리 등 실행을 둘러싼 질문이 중심이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아직 별도 실험 채널에 가까웠던 시기의 자연스러운 고민이었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하면서 핵심 질문은 ‘어떤 인플루언서가 우리 브랜드에 실제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노출과 반응을 넘어 구매 전환까지 설계할 수 있는가’ ‘성과가 난 방식을 다음 캠페인에서도 반복할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

피처링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이제 단순 캠페인 영역을 넘어 브랜드 성장 구조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기존 운영 방식은 인플루언서 섭외, 콘텐츠 제작, 업로드, 결과 리포트로 이어진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캠페인처럼 보이지만, 캠페인 종료 이후 성과가 자산으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 한계다. 매번 다음 협업 대상을 다시 찾고, 다시 콘텐츠를 기획하고, 다시 성과를 해석해야 한다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반복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라 단발성 프로젝트에 머문다.

이 문제는 글로벌 리포트에서도 확인된다. IAB 보고서는 최근 광고주들이 크리에이터를 소셜미디어의 일부 전술이 아니라 독립적인 미디어 채널로 다루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크리에이터 캠페인의 목표도 인지도와 도달에 그치지 않는다. IAB는 브랜드 인지도, 신규 고객 도달, 평판·신뢰 강화와 함께 온라인 판매와 전환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 지점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퍼널 전체의 문제로 확장된다. 상단 퍼널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메시지 확산이 중요하지만, 중단 퍼널에서는 신뢰 형성, 비교 탐색, 저장·공유 같은 행동이 중요하다. 하단 퍼널에서는 링크 클릭, 상세 페이지 이동, 쿠폰 사용, 공동구매, 제휴 마케팅 구매 등 측정 가능한 행동이 핵심 지표가 된다. 과거 인플루언서 콘텐츠가 주로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면, 이제는 인지부터 구매, 재구매와 재확산까지 이어지는 흐름 안에서 설계돼야 한다.

인플루언서를 브랜드 메시지, 플랫폼 역할, 고객 행동, 전환 경로를 연결하는 파트너로 보면 캠페인은 누적된다. 이 차이가 지금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제2막을 가르는 기준이다. (이미지=AI로 생성)

문제는 많은 브랜드가 여전히 캠페인을 프로젝트 단위로만 운영한다는 점이다. 물론 특정 시즌에 맞춰 인플루언서를 섭외하고 콘텐츠를 배포한 뒤 조회수와 참여율을 정리하는 방식은 실행 관리에는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만으로는 왜 특정 콘텐츠가 반응을 얻었는지, 어떤 오디언스가 구매 가능성이 높았는지, 어떤 메시지가 다음 캠페인에서도 재현될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브랜드 성장 시스템으로 작동하려면 실행 후 남는 데이터가 다음 실행의 기준으로 전환돼야 한다.

글로벌 마케팅 컨설팅 기업 칸타(Kantar)가 올해 1월 공개한 인사이트 글 ‘From Hype to Impact: A better IDeA for measuring Creator & Influencer Effectiveness’도 같은 문제를 짚는다. 이에 따르면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 투자가 늘고 있지만, 의미 있는 측정이 여전히 핵심 과제라고 분석한다. 특히 잘 실행된 크리에이터 콘텐츠는 기존 브랜드 디지털 콘텐츠보다 두 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성과 편차가 크기 때문에 명확한 전략적 의도와 측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변화의 본질은 ‘콘텐츠를 몇 개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그 콘텐츠가 어떤 흐름 안에 들어가 있는가’에 있다. 브랜드가 인플루언서를 단순한 광고 게시자로 보면 캠페인은 매번 새로 시작된다. 반대로 인플루언서를 브랜드 메시지, 플랫폼 역할, 고객 행동, 전환 경로를 연결하는 파트너로 보면 캠페인은 누적된다. 이 차이가 지금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제2막을 가르는 기준이다.

플랫폼·예산·인플루언서 선정성과는 기준을 세우는 순간부터 달라진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구조화하기 위한 첫 단계는 플랫폼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요즘 어떤 플랫폼이 뜨는가’가 주요 질문이었다면, 지금은 ‘브랜드 목표에 맞춰 각 플랫폼을 어떤 역할로 조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이를 피처링에서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X, 네이버 블로그를 각각 다른 기능의 채널로 설명한다. 인스타그램은 브랜드 무드 형성과 저장·공유 기반 확산에 강하고, 유튜브는 신뢰 형성과 구매 설득에 강하다. 틱톡은 빠른 확산과 바이럴에, X는 화제성 및 팬덤 기반 이슈 확산에, 네이버 블로그는 검색 기반 신뢰와 전환에 상대적으로 적합한 채널로 제시된다.

이 구분은 단순한 채널 설명이 아니다. 같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도 플랫폼마다 콘텐츠 소비 방식, 체류 시간, 검색 가능성, 공유 방식, 구매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피드와 릴스는 같은 플랫폼 안에서도 콘텐츠 수명과 반응 구조가 다르고, 유튜브 쇼츠와 롱폼 영상 역시 기대할 수 있는 역할이 다르다. 틱톡은 빠른 확산에 강하지만 바이럴 수명이 짧을 수 있고, 네이버 블로그는 팔로워 수보다 일 방문자 수와 검색 노출 가능성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성과 판단 기준도 단순 조회수가 아니라, 캠페인이 목표한 역할을 실제로 수행했는지에 맞춰져야 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구조화하기 위한 첫 단계는 플랫폼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다. 지금은 ‘브랜드 목표에 맞춰 각 플랫폼을 어떤 역할로 조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예산 규모에 따른 채널 믹스도 중요하다. 피처링에 따르면 월 1000만원 이하 초기 단계에서는 바이럴 가능성을 검증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저장과 공유를 기반으로 한 확산형 채널을 중심으로 테스트하면서 어떤 메시지와 포맷이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접근이 적합하다. 월 2000만~5000만원 수준의 예산에서는 검색 신뢰 확보와 바이럴 확산 중 어느 목표가 더 중요한지에 따라 블로그, 인스타그램, 틱톡 등 채널 조합이 달라질 수 있다. 월 1억원 이상 예산이 가능하고 인지도와 확산이 일정 수준 확보된 경우에는 전환율과 광고비 대비 매출(ROAS, Return on Ad Spend)까지 고려하는 풀 퍼널 통합 운영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계 구분은 해외 조사와도 맞닿아 있다. 크리에이터아이큐(CreatorIQ)의 ‘2025~2026 크리에이터 마케팅 현황 보고서(The State of Creator Marketing Report 2025-2026)’는 크리에이터 마케팅이 ‘효과성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표현한다. 해당 보고서는 응답 조직의 71%가 전년 대비 크리에이터 마케팅 투자를 늘렸고, 평균 연간 인플루언서 마케팅 투자액은 전년 대비 1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 증가분의 약 3분의 2가 기존 유료·디지털 채널에서 재배분되고 있다는 점은 크리에이터 마케팅이 별도 실험비가 아니라 기존 미디어 믹스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기준은 인플루언서 선정 방식이다. 많은 브랜드가 여전히 팔로워 수나 조회수 중심으로 영향력을 판단하지만, 시장이 성숙할수록 이 방식의 한계는 커진다. 피처링 측은 “인플루언서 선정 과정에서 정량 성과 분석, 브랜드 적합성 검토, 광고 리스크 검수, 최종 선정을 구조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평가 항목으로는 콘텐츠 성과, 오디언스 적합도, 콘텐츠 적합도, 브랜드 적합성, 광고 관련성, 리스크 검수 등이 제시됐다. 국가, 언어, 연령대, 유사 업종 협업 이력, 광고 비중과 빈도, 콘텐츠 건전성 등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 수치가 아니라 상대 평가다. 예를 들어 팔로워 100만명의 뷰티 인플루언서와 팔로워 50만명의 식음료 인플루언서는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카테고리, 콘텐츠 포맷, 오디언스 특성, 구매 관여도, 플랫폼별 평균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드는 동일 카테고리와 유사 규모의 인플루언서 그룹 안에서 참여율, 콘텐츠 품질, 광고 비중, 브랜드 적합도, 과거 협업 이력 등을 비교해야 한다. 그래야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이번 캠페인 목표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선별할 수 있다.

딜로이트 디지털 보고서 역시 유명도 중심 접근의 한계를 짚는다. 이 보고서는 소셜 퍼스트 브랜드들이 마이크로 크리에이터와 미드티어 크리에이터를 각각 84%, 87%의 비율로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저성숙 브랜드의 해당 비율은 각각 35%, 47%에 그쳤다. 또 소비자의 83%가 자신이 팔로우하는 인플루언서나 크리에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는 크리에이터의 규모보다 오디언스와의 관계, 커뮤니티 신뢰, 콘텐츠 맥락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설계의 핵심은 기준의 다층화다. 플랫폼은 역할별로 나누고, 예산은 단계별 목표에 맞춰 배분하며, 인플루언서는 카테고리와 규모 안에서 상대 평가해야 한다. 성과 지표도 단일 조회수보다 조회당 비용(CPV, Cost Per View), 참여율, 저장·공유, 검색 유입, 링크 클릭, 구매 전환, ROAS 등으로 세분화해야 한다. 이제까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감각의 영역처럼 보였던 이유는 성과가 불확실해서가 아니라, 그 불확실성을 줄일 기준이 충분히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준을 세우는 순간 캠페인은 ‘운영’에서 ‘설계’로 넘어간다.

기회 확보·성과 전환·성과 증폭콘텐츠 이후의 흐름을 설계해야 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구조화된 성과로 이어지려면 콘텐츠 발행 이후의 흐름을 설계해야 한다. 피처링에 따르면 성과를 만드는 구조를 세 단계다. 첫 번째는 기회 확보(Opportunity), 두 번째는 성과 전환(Conversion), 세 번째는 성과 증폭(Scaling)이다. 많은 브랜드가 좋은 인플루언서를 찾고, 제품을 보내고, 콘텐츠 반응을 확인하는 첫 단계에서 캠페인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실제 성과는 그다음 단계인 전환과 증폭에서 커진다.

먼저 1단계 기회 확보는 성과가 나올 가능성을 넓히는 과정이다. 인플루언서 한 명이나 콘텐츠 한 편에 과도한 기대를 걸기보다, 새로운 얼굴, 새로운 카테고리, 새로운 포맷을 지속적으로 실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한 번에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답이 나올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소수 인플루언서에게 많은 예산을 집중하는 방식은 성공하면 큰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실패 시 학습 가능한 데이터가 적다. 반대로 여러 포맷과 메시지를 동시에 테스트하면 어떤 조합이 반응하는지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구조화된 성과로 이어지려면 콘텐츠 발행 이후의 흐름을 설계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이 단계에서 브랜드는 실험의 폭을 넓혀야 한다. 동일 카테고리 안에서도 사용 상황, 콘텐츠 톤, 오디언스 연령대, 구매 동기, 플랫폼 포맷이 다르면 반응은 달라진다. 식품 브랜드라면 레시피 중심 콘텐츠, 일상 공감형 콘텐츠, 짧은 바이럴 영상, 검색형 리뷰 콘텐츠가 각각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 뷰티 브랜드라면 성분 설명, 사용 전후 비교, 루틴 제안, 문제 해결형 콘텐츠가 다른 고객 행동을 만든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것 자체가 아니라, 충분한 경우의 수를 만들어 성과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다.

2단계 성과 전환은 가능성을 실제 행동으로 바꾸는 단계다.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졌는데도 구매 전환이 약한 이유는 대개 콘텐츠 이후의 경로가 비어 있기 때문이다. 피처링은 이 단계를 행동 유도 장치인 트리거(Trigger),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로인 패스(Path), 성과를 키우는 증폭 장치인 앰플리파이(Amplify)로 나눠 설명했다. 트리거는 고객이 지금 행동해야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콘텐츠 기획 장치다. 패스는 관심이 끊기지 않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만드는 경로다. 앰플리파이는 잘 된 콘텐츠와 반응을 광고, 리타겟팅, 재확산으로 키우는 과정이다.

이 구조가 필요한 이유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본 직후 곧바로 구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객은 콘텐츠를 저장하고, 다른 후기를 찾아보고, 가격을 비교하고, 며칠 뒤 다시 돌아와 구매할 수 있다. 이때 브랜드가 자동 다이렉트메시지(DM), 프로필 링크, 랜딩 페이지, 상세 페이지, 쿠폰, 공동구매 페이지, 리타겟팅 광고 등을 설계해두지 않으면 반응은 관심 단계에서 멈춘다. 반대로 콘텐츠에서 문제를 자극하고, 바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고, 반응한 고객을 다시 잡아주는 구조가 있다면 인플루언서 콘텐츠는 단순 노출물이 아니라 전환 퍼널의 출발점이 된다.

결국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성과는 좋은 인플루언서 한 명을 찾는 데서 완성되지 않는다. 기회를 넓히고, 반응을 전환으로 바꾸고, 성과를 다시 증폭하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한 번 터지는 콘텐츠는 브랜드에 순간적인 주목을 줄 수 있지만, 반복되는 구조는 브랜드 안에 학습 가능한 자산을 남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제2막에서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콘텐츠가 아니라, 더 잘 반복되는 성과 구조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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