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글로벌 모바일 게임 금맥이 아프리카라고?

전세계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금맥은 아프리카?

지난주 CNBC는 네덜란드의 시장조사회사 뉴주(Newzoo)아 함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게임산업 성장세에 주목하면서 이 시장에 주목했다. 이 지역도 전세계 다른 지역처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세를 이어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전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도 젊은 층이 많고 인터넷 접속 모바일기기 사용자 증가세가 기존 비디오게임 유저를 모바일게임으로 급속히 전환해 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이 지역 최대 게임 시장이 된 나이지리아가 도입한 디지털화폐에 여타 국가들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또한 이 지역 젊은 층은 블록체인과 돈버는 게임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오는 2030년까지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면 모바일게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 지역에 대해 소개한다. 이 지역 게임 시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뉴주와 아프리카 매체 ‘버드’ 등이 주목했다. 때마침 아프리카 게임 스타트업들도 잇따라 외부 투자를 받는 개가를 올렸다. CNBC의 보도, 스타티스타의 6월 보고서, 올해 2월 쿼츠 보도, 뉴주의 2022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게임 조사 보고서, 뉴스왝(Newswagg) 자료 등을 참고해 이 지역 게임시장 상황과 전망, 그리고 과제 등을 요약한다.

내년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게임 사상첫 10억달러(약 1조2700억원) 돌파

2016~2026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월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사용량 증가세와 전망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게임 매출은 내년에 처음 10억달러(약 1조27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료=에릭슨, 모르도르 인텔리전스. 2023, 위키피디아)

내년에 전세계가 경기침체에 직면하는 상황에서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게임 시장은 8%가 넘는 높은 성장세로 10억 달러(약 1조2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게임업계의 금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CNBC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는 네덜란드 시장조사회사 뉴주(Newzoo)와 아프리카 게임 스타트업 캐리퍼스트(Carry1st)가 작성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같은 아프리카의 게임 시장의 활기를 전했다.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 게임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8.7% 증가한 8억 6280만 달러(약 1조 10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이같은 호조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지역의 지난해 성장세도 전 세계 게임 시장이 전년대비 평균 4.3% 감소(1829억 달러)한 추세를 거스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 이 지역 게임 인구의 대다수(95%)가 모바일 게이머들이며 이들이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주로 사이버 카페나 게임 클럽에서 콘솔과 개인용 컴퓨터 게임을 즐기다가 모바일로 갈아탔다. 아프리카 대륙의 게이머 수는 지난 5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한 1억 8600만 명이 됐다.

아프리카는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어려운 재정 상황 및 높은 순부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진한 경제 성장세를 보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률은 2021년 4.1%에서 지난해 3.6%로 떨어졌고 올해는 3.1%로 더 부진하다. 그럼에도 이 지역 게임 시장은 호조다.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에서 판매된 게임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8억 6280만 달러였다.

이는 코로나 봉쇄의 순풍이 사라지고 생활비 상승을 보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활동이 더 크게 위축되는 양상과 배치되는 흐름이다.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게임 시장은 전년대비 5.1% 감소한 182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 급성장이 모바일게임 성장세로

2011~2027년 스마트폰당 월간 트래픽 사용량 증가세와 전망. (자료=스타티스타. 2023)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본사를 둔 캐리퍼스트의 코드렐 로빈-코커 최고경영자(CEO)는 “이 데이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게임 시장에 숨어있는 세속적 성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온라인에 접속하고 있다. 그 중 90% 이상이 휴대폰을 통해 이루어진다. 콘텐츠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게임 관련 투자에 주력하는 벤처캐피털 기업 콘보이(Konvoy)는 아프리카 게임 산업은 올해 15.7%, 내년에는 13.6%나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올해 9.23%, 내년 8.95%보다 높다. 잭슨 본 콘보이 관리 파트너는 “대륙의 초기 게임 수치는 유망하지만 장기적 인구 증가, 인터넷 보급률 및 스마트폰 도입 추세는 이 대륙의 놀라운 게임 성장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장 분석 회사인 암페어 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게임 산업은 모바일 게임이 “어떤 형태로든 복귀하는 데” 힘입어 연 3.3%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 많은 시간을 게임으로 보낸 2020, 2021년의 맹렬한 성장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다르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의 도입은 아프리카 게임시장의 전망을 높여 주었다. 이 지역의 젊은 인구가 일반국가들 평균보다 높다는 것은 디지털 기술을 강하게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바일산업 단체인 GSMA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모바일 경제’(The Mobile Economy Sub-Saharan Africa)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 인터넷 연결 스마트폰 사용자는 지난해 4억 명에서 2025년 말까지 6억 80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지난해 51%에서 오는 2030년까지 87%로 높아진다. 이는 스마트폰 가격 하락과 ‘디지털 네이티브’인 사용자들의 성장 덕분이다.

이 지역 모바일 사업자의 네트워크 출시 가속화도 이 지역 모바일 게임 성장 원동력으로 꼽힌다.이는 아프리카 게임 산업의 수익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에릭슨 같은 회사가 이 지역 휴대폰기지국 인프라에 주목하는 이유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 평균 약 9%씩 성장

시장조사회사 스타티스타는 지난달 업데이트해 발표한 아프리카 지역의 모바일 게임 시장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이 지역 매출이 21억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4년간 연평균 8.48%씩 성장세를 보이며, 2027년에는 29억9000만달러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봤다.

오는 2027년까지 모바일 게임 시장 사용자수는 3억106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지역 모바일 사용자 침투율은 올해 19.3%에서 2027년 22.6%로 껑충 뛴다.

아프리카 게임업체들 잇단 투자 유치로 약진

지난 2월 남아공 게임 스타트업 캐리퍼스트가 2700만 달러(약 341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는 아프리카 게임 스타트업의 단일 투자유치 규모로는 최대다. (사진=캐리퍼스트)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아프리카 게임업체들의 잇단 투자 유치 소식은 전세계 게임업계의 또다른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쿼츠에 따르면 남아공 게임 스타트업인 캐리퍼스트(Carry1st)는 올해 2월 시리즈 B 시드 라운드에서 2700만 달러(약 341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아프리카 단일 게임 스타트업 의 투자 유치액으로는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캐리퍼스트 외에 투자를 유치한 단체나 기업으로는 PAGG, 스크르미쉬, 메타버스 마그나가 있다. 이같은 성과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아프리카 게임 투자 흐름속에서 나왔다.

지난해에는 이 지역 10개 이상의 게임 스튜디오가 협력해 투자자 자금을 포함한 성장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범아프리카 게임 그룹(PAGG)을 구성하면서 부분적인 투자유치 성과를 보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PAGG의 목표는 대륙 전역의 게임 개발자들을 역량 강화 및 교육함으로써 모바일 게이머 수를 10억 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 그룹은 발표문을 통해 “루비카(Rubika)와 같은 최고 수준의 게임 개발 학교를 졸업하는 사람들이 매년 더 많아지면서, 대륙에는 이미 놀라운 인재들이 풍부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국내 게임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원격 근무를 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고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플레이 투 어닝’ 앱으로 알려진 남아공 스타트업인 스크르미쉬는 시드 자금으로 250만 달러(약 31억5000만 원)를 조달해 글로벌 시장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지금까지 100개 국가에서 10만명의 플레이어를 확보했다.

지난해 9월에는 나이지리아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메타버스 마그나(Metaverse Magna MVM)가 320만 달러(약 4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회사 가치를 약 3000만 달러(약 378억 원)로 키웠다. MVM은 플레이어가 자신들의 ‘에일리언 월드’(Alien Worlds)를 관리할 수 있도록 대륙에서 가장 큰 분산형 자율 조직(DAO)을 만들기 위해 암호화폐 성장 펀드를 주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우리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암호화폐 게임 시장을 아프리카와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으며, 우리의 사명을 공유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아프리카 젊은층, 암호화폐 관심·디지털 화폐 사용 환경 등 주목

나이지리아는 지난 2021년 ‘e나이라’는 디지털 화폐를 도입했다. (사진=이나이라닷고브닷엔지)

아프리카 매체 ‘버드’에 따르면 이 지역의 게임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아프리카 대륙이 디지털 통화를 도입하면서 1억 8600만 명의 아프리카 게이머 중 6300만 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리카의 디지털 통화로 게임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뉴스왝(Newswagg)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게이머의 38%인 4190만명이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는 21~38세의 밀레니얼 세대로서 디지털 화폐를 이용한 게임 자산 거래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암호화폐 계정을 가진 게이머의 80%가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는 게임구매에 관심이 있으며 67%는 게임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할 기회를 갈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암호화폐가 게임 산업에 더 많이 관여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쓰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2021년 아프리카 최초로 중앙은행이 지원하는 디지털 화폐인 e-나이라(e-Naira)를 발행한 데 이어 암호화폐 채택에서 아프리카국가들을 앞질렀다. 케냐는 아직 자체 규제 디지털 화폐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P2P(Peer-to-Peer) 암호화폐 거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아공은 현재 모리셔스와의 국경 간 지불을 지원하는 던바(Dunbar) 프로젝트 시범 단계에 있다. 튀니지, 가나, 모로코를 포함한 아프리카 6개국은 여전히 정부규제를 받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아프리카 게임 개발자들도 이미 지난해부터 새로운 요소들을 빠르게 추가하고 있으며, 최신 추가 요소인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이머들이 게임 내 캐릭터와 자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일례로 케냐에 본사를 둔 소셜 임팩트 게임회사인 오시쿠 게임즈 아프리카(Usiku Games Africa)는 기술에 정통한 젊은 세대의 증가세에 따라 게임산업 붐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블록체인 게임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제이샤피로 오시쿠 게임즈 아프리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사람들이 더 투명한 방식으로 벌거나 지출할 수 있는 금융 메커니즘을 게임에 내장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이 새로운 모델 하에서 게이머들은 여전히 게임에서 스릴을 즐기게 되겠지만 도박에서와 같이 직접적으로 수익을 현금화할 수는 없게 된다.

개발자들은 새로운 요소들을 빠르게 추가하고 있으며, 최신 추가 요소인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이머들이 게임 내 캐릭터와 자산을 소유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과연 CNBC의 전망처럼 아프리카 지역은 전세계 게임업계에 새로운 광맥이 될 수 있을까.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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