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의 AX(AI 전환)가 한층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 서류 기반의 복잡한 절차와 높은 진입 장벽으로 대표되던 부동산 산업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의 결합을 통해 ‘프롭테크(PropTech)’라는 이름으로 발전했고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통해 또 한번의 진화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AI는 단순 자동화에서 나아가 부동산 자산의 가치 평가, 실시간 관리, 투자 의사결정 등 전 주기에서 핵심 엔진으로 작용하며 업계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최근 한국프롭테크포럼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프롭테크 산업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융합을 통해 기존의 중개·거래 중심 구조를 넘어 개발, 관리, 투자, 평가 등 부동산 밸류체인 전반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으며, 그 핵심에 AI가 있다.
이러한 AI 기반 프롭테크의 등장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기존 부동산 산업이 지닌 정보 비대칭성, 복잡한 업무 절차, 비효율적인 자산 운용 문제 등이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측은 “AI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빌딩, 자산 자동관리, 맞춤형 투자 분석 등 복잡도가 높은 영역에서 AI 기술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며, 산업 전반의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롭테크 산업 내에서 AI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의사결정 최적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선호를 파악해 적합한 매물을 추천하거나, 부동산 가격과 수익률을 예측하고, 임대계약의 리스크를 분석하는 기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품질 문제, 알고리즘의 신뢰성, 개인정보 보호 이슈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언급되고 있다.
이에 테크42는 한국프롭테크포럼의 분석한 내용을 참고해 프롭테크 산업의 혁신 흐름과 AI 기술 도입 사례를 짚어봤다.
프롭테크 산업의 AI 도입은 필연적
프롭테크는 ‘부동산 분야의 서비스 제공 방식이나 운영 프로세스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혁신하는 산업’으로 정의되고 있다. 초기에는 부동산 매물 검색 및 중개 플랫폼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최근에는 자산 운용, 스마트 건축, 투자 분석 등으로 확장되며 기술의 적용 범위가 고도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의 복잡성과 소비자 니즈의 다양화가 있다. 특히 부동산 산업 특유의 정보 비대칭 구조가 이용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며, AI는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력한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자산 양극화, 기후 위기와 같은 사회적 변화도 프롭테크 산업의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의 수요 구조를 바꾸고 있으며, 이에 AI 등 기술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처럼 프롭테크의 AI 전환은 사회구조 변화와 기술 진화가 맞물려 일어나는 복합적 현상이라할 수 있다.
프롭테크 밸류체인 내 AI 기술의 적용 분야
프롭테크 산업은 크게 ‘개발·기획’, ‘운영·관리’, ‘거래’, ‘평가·투자’의 네 가지 밸류체인 단계로 구분된다. 각 단계에서 AI 기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거래 단계에서는 사용자의 검색 패턴과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매물 추천 기능이 구현되고 있다. 이러한 추천 알고리즘은 과거 이용자 행태와 유사 이용자의 선택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운영·관리 단계에서는 공실률, 수익률, 임대료 추이 등을 예측해 자산관리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며, 이는 수익성 확보와 리스크 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해준다.
평가·투자 단계에서는 포트폴리오 성과를 분석해 투자자 성향에 따른 맞춤형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거나, 특정 자산의 리스크를 사전에 분석해 거래 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또한 계약의 안정성을 분석해 연체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임차인의 신용 수준과 과거 이력 데이터를 활용해 계약 리스크를 진단하는 기능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은 단순 업무 자동화를 넘어, 부동산 산업의 핵심인 자산 의사결정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품질은 더 중요해
AI 기술의 성능은 입력되는 데이터의 양과 질에 크게 좌우된다. 현재 프롭테크 기업들이 활용하는 데이터는 공공기관의 부동산 정보, 위치 기반 데이터, 민간 매물 정보, IoT 센서 데이터 등으로 구성되지만, 그 품질에는 큰 편차가 존재한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은 특히 데이터의 시의성과 정합성, 그리고 표준화 측면에서 현행 데이터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일한 정보라도 기관에 따라 표현 방식이나 범주가 달라 데이터 통합에 어려움이 있으며, 비정형 데이터(예: 사진, 도면, 계약서 이미지)의 처리는 기술적으로도 고도화된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또한, 거래 정보나 가격 데이터가 공공 데이터로 제공되더라도, 민간이 실시간으로 수집·활용하기에는 업데이트 주기가 길고 상세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업계에서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정확한 예측과 판단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하고 시의성 있는 데이터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AI 도입의 기술적·윤리적 한계
AI 기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프롭테크 산업에 도입되고 있지만, 그 활용에는 기술적 한계와 윤리적 고려가 동시에 요구된다. 특히 AI 기술이 ‘블랙박스’ 형태로 작동할 경우, 이용자가 그 판단 근거를 이해하거나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예컨대 추천 시스템이 왜 특정 매물을 제시했는지 설명이 어렵거나, 동일 조건의 자산 중 일부만 우선 노출될 경우 차별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기술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용자가 시스템의 판단 기준과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만 기술에 대한 수용성과 신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AI 기반 서비스가 개인정보를 수집·분석해 작동하는 만큼, 데이터 수집·활용 단계에서의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AI 시스템이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규제를 준수하는 동시에, 사용자 동의 기반의 투명한 데이터 처리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향후 전략: AI와 프롭테크 융합의 지속 가능성 확보
프롭테크 산업에서 AI 기술의 지속 가능한 도입과 활용을 위한 구조적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공공 데이터의 품질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인프라 확충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공하는 부동산 관련 데이터의 개방 수준을 높이고, 보다 실시간적이며 정밀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 기업들이 AI 서비스 개발에 있어 더 나은 데이터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 기업과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실증사업이나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해, 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기술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증 기준 등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AI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인재 확보와 산업 간 협업 체계 구축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프롭테크 산업은 부동산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법률 전문가 간의 융합이 필수인 영역이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교육 및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높은 비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R&D 지원 정책과 세액 공제, 보조금 지급 등 투자 유인을 제공할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이 AI 기술을 실험하고 고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제까지 내용을 종합하면, AI 기술 도입의 핵심은 기술의 정교함 그 자체보다는 그것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책임감 있게 작동 하느냐에 있다. AI가 산업에 도입될수록 ‘책임 있는 기술 설계’와 ‘투명한 데이터 사용’이 중요해지며, 이는 산업 발전과 사회적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국내 프롭테크 기업의 AI 도입 현황
DNK – AI 기반 PMS 솔루션으로 임대관리 자동화와 해외 진출 성공

프롭테크 스타트업 DNK는 기존 임대관리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율적인 자산 운영을 목표로 AI 기술을 접목한 SaaS 기반 PMS(Property Management System)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 PMS는 임대료 청구, 시설 유지보수, 세금 신고 등 기존에 인력이 일일이 처리하던 업무를 자동화해 운영 효율을 크게 높였다. 특히 DNK는 임원진의 실제 임대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설계해 현장 적합성을 확보했다.
기술의 고도화도 눈에 띈다. DNK의 솔루션은 약 4만 세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률, 연체율 등 포트폴리오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AI 투자 보고서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보다 정교한 투자 전략 수립이 가능하며, 실제 사용자는 업무량이 20% 이상 감소했다고 평가한다.
DNK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고령화로 인해 임대관리 수요가 높은 일본 시장에 국내 PMS 기업 최초로 진출했다. 일본 특유의 문화적 요구사항인 레이킹(열쇠교환비), 화재보험 가입 등을 솔루션에 반영해 현지화에 성공했으며, 현지 전문가 채용을 통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및 디벨로퍼와 계약을 체결하며 프롭테크 수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얼마집 – 도시정비사업 정보 비대칭 해소한 실소유주 기반 플랫폼

한국프롭테크가 제공하는 ‘얼마집’은 도시정비사업, 즉 재건축·재개발 영역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자 개발된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조합 설립 과정에서 소유주 인증을 위해 메신저 방에 주민들이 모여 인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고, 이 과정에서 외부인이 침입하거나 과도한 개인정보 제출이 요구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얼마집은 휴대폰 번호만으로 소유주 인증이 가능하며, 인증 후에는 단톡방, 커뮤니티, 전자투표 등의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소유권 변경사항이 반영되며, 가족 등 대리인도 본인 인증을 통해 참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복잡한 서류 절차와 개인정보 노출 없이도 투명한 커뮤니티 운영이 가능해졌다.
성과도 뚜렷하다. 목동신시가지 3단지 재건축 추진위는 얼마집을 통해 외부 홍보 없이 3개월 만에 동의율 60%, 6개월 만에 75% 이상을 달성해 조합 설립 요건을 충족시켰다. 최근에는 대시보드를 고도화해 등기부 등본 목록 등 주요 서류를 통합 조회할 수 있도록 개선했고, 팁스(TIPS) 프로그램에도 선정돼 후속 투자를 준비 중이다.
리얼바이 – AI 기반 조각투자로 일반인도 랜드마크에 투자

파이퍼블릭이 개발한 ‘리얼바이’는 상업용 부동산 랜드마크에 대한 조각투자를 가능하게 한 플랫폼이다. 전통적으로 국민연금이나 대형 자산운용사가 주도하던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일반 개인도 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자산 가치 평가와 투자 전략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자산 설명을 듣고, 전자투표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특히 성과 연동형 수수료 체계를 채택해 수익률 5% 이하일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구조는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재간접 리츠 상품을 통해 자산관리사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식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코람코자산신탁, 마스턴투자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컨소시엄을 확대했고, 금융위원회 혁신금융 서비스로 신청도 완료했다. 이호승 대표는 “공실률이 2% 내외로 유지되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며, 금리 인하 기조 속에 국민연금에 이어 다양한 출자 기관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오아시스비즈니스 – 상업용 부동산 가치 산정과 소상공인 지원

오아시스비즈니스는 AI 기반 상권 분석과 권리금 산정 솔루션을 통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프롭핀테크 기업이다. 핵심 솔루션 ‘권리머니’는 AI를 통해 권리금을 자동 산정하며, ‘머니뷰어’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출점 전략을 위한 상권 분석 도구로 활용된다.
머니뷰어는 카드사, 통신사, 공공데이터 등 800개 이상의 변수를 통해 상권 내 경쟁사 밀집도, 유동 인구, 매출 예측 등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의 효과를 시뮬레이션하고, 출점 시 매출 추정까지 가능하게 한다. 또한 각 업종에 최적화된 커스터마이징 기능과 가맹점 관리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이외에도 오아시스비즈니스는 미래 매출 기반 대안신용평가 모델 ‘ACSS’를 통해 소상공인의 대출 심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크레마오’라는 솔루션을 통해 개발 및 투자 타당성 검토에 활용할 수 있는 예측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하는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에도 참여 중이며, 현재까지 시리즈 A 누적 투자금 85억원을 유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