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어디까지 왔나? 생성형 AI 톺아보기 (1)

2024년 가장 주목받는 디지털 기술, 생성형 AI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사전에 학습한 데이터 바탕으로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기존에 없던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지난 2023년은 생성형 AI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폭발적인 변화를 맞은 해였다. 비즈니스 문제해결, 생산성 및 고객경험 향상부터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창작까지 해내는 생성형 AI 능력을 목격하면서 산업에서는 물론, 일반 대중도 AI 시대를 직접 체감한 것이다.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은 오픈AI의 챗봇인 챗GPT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는데, 챗GPT는 출시 5일 만에 100만 명, 2달 만에 1억 명 이용자 수를 돌파하면서 당시 인터넷 역사상 최단 기록을 세웠다.

많은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의 패권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 생성형 AI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앞으로 5년 안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향후 생성형 AI가 AI 에이전트(자연어에 반응하는 인공지능 개인 비서)로 발전하여 AI에게 말만 하면 모든 작업을 대신 처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사, 가트너(Gartner)는 2024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4)  중 하나로 ‘보편화된 생성형 AI’를 꼽았고, 이 기술은 점차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서 본격 대중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가트너는 2026년까지 80% 이상의 기업은 생성형 AI API와 모델을 사용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실제 환경에 배포할 것이라 전망했으며, 이는 2023년 초에 5% 미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다.

Source: Gartner,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2~2024 / IGM 재구성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3년 438억 7000만 달러(약 57조 5486억 원)에서 2030년 약 6680억 달러(약 883조 2296억 원)으로 약 15배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현재 많은 비즈니스 리더는 생성형 AI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여러 실험을 통해 자사만의 생성형 AI 활용 사례를 만들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커니(Kearney)가 경영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2023.6)에 따르면, 기업의 56%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검토하고 프로토타입을 실험하는 등 초기 탐색 단계에 있으며, 29%는 탐색 단계를 넘어 특정 활용 사례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Source: Fortune Business Insights / IGM 재구성

*Source: Kearney analysis / IGM 재구성


생성형 AI 판 위에서 벌어지는 테크 기업들의 힘겨루기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인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훈련시킨 초거대 AI 신경망으로, 생성형 AI의 두뇌 역할을 한다. 생성형 AI 시장을 이끄는 대표 스타트업인 오픈AI의 ‘GPT’, 구글의 ‘BERT’,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생성형 AI 시장은 수천억 개 이상의 매개변수 를 가진 텍스트 기반의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 주도해왔는데, 이제 텍스트 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오디오 등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할 수 있는 대형 멀티모달모델(Large multimodal model, 이하 LMM)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대형언어모델에 비해 극히 적은 매개변수를 활용하는 소형언어모델(Small Language Model, 이하 SLM)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 모델은 특정 산업이나 영역의 데이터만을 가지고 맞춤형으로 구축하기 때문에 데이터 학습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는 오류인 환각(hallucination) 현상과 보안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성형 AI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오픈AI

오픈AI는 챗GPT 출시 1년 만에 새로운 언어모델인 ‘GPT-4 터보(Turbo)’를 공개했다. GTP-4 터보는 2023년 4월까지의 최신 정보를 반영했고, 사용자가 한 번에 입력할 수 있는 질문 분량은 영문 책 기준, 4~5쪽에서 300쪽까지 늘어났다. 새로운 텍스트-음성 변환 모델을 통해 자연스러운 음성을 생성할 수 있고, 이미지 생성 AI인 ‘달리(Dall-e)’와 연동해 이미지 생성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GPT-4 터보가 이미지를 입력 받으면 어울리는 설명을 스스로 생성해 음성으로 출력하는 식이다. 시력이 안 좋은 사람도 앞에 있는 제품을 더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지난 11월, 오픈AI는 GPT-4 기반의 노코딩 챗봇 제작 툴 ‘GPTs’을 공개했고, AI와 대화하면서 누구나 손쉽게 챗봇을 만들 수 있어 출시 3주 만에 수만 개의 챗봇이 공유됐다. 게다가 오픈 AI는 이 챗봇을 사고팔 수 있는 ‘GPT 스토어’를 2024년 초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마치 애플의 앱스토어 생태계를 연상시키는 오픈 AI의 행보가 앞으로의 AI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의 독점 협력자이자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일하는 방식과 일상을 근본적으로 바꿔 생산성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다는 비전 아래, 생성형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을 전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워드(Word)에서 코파일럿을 호출해서 “어제 작성한 미팅 노트 파일을 바탕으로 제안서 초안을 만들어줘”라고 자연어로 요청하면 초안을 생성한다. 사용자는 이를 직접 편집하거나 코파일럿과 대화하면서 계속 수정할 수 있다. 이제 코파일럿은 오픈AI의 GPT-4 터보와 달리3 모델까지 장착해 대대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또한 MS는 자체 언어모델을 개발하여 AI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데, 70억 및 130억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소형언어모델 ‘오르카-2(Orca-2)’와 27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소형언어모델 ‘파이-2(Phi-2)’를 자체 개발하여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소형언어모델임에도 대형언어모델에 견줄 만큼 뛰어난 추론 및 이해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오픈소스 모델인만큼 비상업적,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구글

2023년 12월, 구글은 차세대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공개했다. 제미나이는 개발 단계부터 멀티모달로 구축되어 텍스트, 코드(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오디오,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일반화, 소통이 가능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갖췄다. 제미나이는 가장 성능이 뛰어나고 규모가 큰 ‘제미나이 울트라(Gemini Ultra)’, 중간 규모의 ‘제미나이 프로(Gemini Pro)’, 경량화한 ‘제미나이 나노(Gemini Nano)’ 세 가지 버전이 있는데,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울트라는 32개의 학술 성능지표 중 30개에서 GPT-4를 앞섰다고 한다. 제미나이 프로는 공개되자마자 구글의 AI 챗봇, 바드(Bard)에 탑재됐으며, 구글 검색과 크롬 등에도 제미나이가 활용될 예정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자사 데이터만 잘 갖고 있다면, AI와 접목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는 AI 플랫폼 전략을 취한다. 자체 개발한 AI 칩과 클라우드 서버(인프라)부터, 고객이 LLM을 골라 미세조정해서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모델 플랫폼 ‘베드록’(모델), 기업용 AI 챗봇 ‘아마존Q’(애플리케이션)까지 종합 지원한다. 이때 기업고객이 아마존Q에 입력한 내용은 AI 학습에 전혀 활용되지 않아 기업고객의 데이터 유출 우려를 해소했다.

AI 연합(AI Alliance)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오픈AI나 구글과 달리, 개방형 혁신을 지향하는 AI 연합(AI Alliance)도 출범했다. 메타와 IBM을 주축으로 하는 AI 연합에는 AMD, 인텔, 오라클 등 반도체 및 IT 기업을 비롯해 50여 개의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정부기관이 포함됐다. 이들은 합심해 AI 개발에 사용될 오픈 소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References>

“Phi-2: The surprising power of small language models”, 2023. 12. 12, Microsoft Blog
“Capturing the full value of generative AI in banking”, 2023. 12. 5, Mckinsey&Company
“Citi Used Generative AI to Read 1,089 Pages of New Capital Rules”, 2023. 10. 27, Bloomberg
“The state of generative AI adoption in business”, 2023. 10. 23, Kearney
“Top 10~12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2, 2023, 2024”, 2023. 9. 15, Gartner
“Generative AI Market Size, 2023-2030”, Fortune Business Insights
“New A.I. Chatbot Tutors Could Upend Student Learning”, 2023. 6. 8, The New York Times 
“Managing the Risks of Generative AI”, 2023. 6. 6, Harvard Business Review
“What every CEO should know about generative AI”, 2023. 5. 12, Mckinsey&Company
“Goldman Sachs CIO Tests Generative AI”, 2023. 5. 2, Wall Street Journal
“Exploring opportunities in the generative AI value chain”, 2023. 4. 26, Mckinsey&Company
“가장 유능하고 범용적인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소개합니다”, 2023. 12. 7, Google Blog
“Generative AI가 바꿀 미래, 기업은 어떻게 준비할까?”, 2023. 11. 13, Kearney Blog
“삼성전자, ‘삼성 AI 포럼’서 자체 개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 공개”, 2023. 11. 8, 삼성 뉴스룸
“‘직원을 신나게 하라’, 월마트의 생성형 AI 여정 살펴보기”, 2023. 10. 23, CIO Korea
“웅진씽크빅, Azure OpenAI 기반 생성 AI로 소통과 교육의 새로운 연결고리 만들어”, 2023. 8. 29, Microsoft
“새로운 초현실 세계로, 영화를 바꾸고 있는 생성형 AI”, 2023. 6. 9, MIT Technology Review


본 기사의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IGM세계경영연구원

insightlab@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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