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햄버거’로 맛보는 실존적 공포의 미국식 점심식사

[AI요약] 미국 캘리포니아에 완전자율 AI 기반 햄버거 레스토랑이 오픈됐다. 로봇셰프들은 정확한 시간과 동작에 맞춰 버거 패티를 굽고 감자튀김을 만들어 낸다. 인간직원들은 요리를 하는 대신 로봇을 청소하고 유지하는데 노동력을 할애한다. 로봇셰프가 외식업 임금 증가의 솔루션이 될까.

완전 자율 AI 기반 햄버거 레스토랑인 캘리익스프레스 바이 플리피가 미국에서 오픈했다. (사진=미소로보틱스)

‘미래를 먹고 얼굴로 지불하세요’, 실존적 공포의 맛이 가미된 미국식 점심 식사는 어떤 맛일까.

미국에서 오픈한 완전 자율 인공지능(AI) 기반 햄버거 레스토랑인 캘리익스프레스 바이 플리피(CaliExpress by Flippy)에 대해 가디언, 포브스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패스트푸드 근로자에 대한 새로운 시간당 20달러의 최저 임금이 발효된 같은 날인 4월 1일, 로스앤젤레스 북동부에 직원 수가 눈에 띄게 적은 새로운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캘리포니아 패서다니아 칼텍대학교 근처에 새롭게 오픈한 이 레스토랑은 AI 기반 로봇 튀김 스테이션인 플리피를 만든 미소로보틱스(Miso Robotics)와 생체 인식을 통해 주문을 단순화하는 기술 회사인 팝ID(PopID)의 기술로 구동된다.

감자튀김을 만드는 로봇인 플리피를 제작한 미소로보틱스는 칼텍 졸업생 그룹이 설립한 지역 스타트업이다.

이 레스토랑은 AI 기반 로봇 시스템을 사용해 패스트푸드 버거와 감자튀김을 만들어내는 ‘세계 최초’의 완전 자율 레스토랑이라고 주장한다. 기계의 버튼을 누르고 버거와 토핑을 조립하는 데는 여전히 소수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관련 회사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사용하면 인건비를 극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미래를 먹어라’는 것이 기업들의 제안이다.

레스토랑 안에는 ‘AI 로봇 마블’을 광고하는 거대한 포스터가 있다. 이 공간은 로봇 팔의 초기 프로토타입과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의 리프로 꾸며져 있으며, 다른 점은 인간의 손은 신의 손이 아닌 감자튀김을 쥐고 있는 로봇 발톱을 향해 뻗어 있다는 것이다.

로봇이 만든 치즈버거와 감자튀김 가격은 세금 별도로 15달러(약 2만원)다. 주문은 셀프서비스 스크린을 통해 이뤄지는데, 손님 얼굴을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에 연결하기 위해 팝ID라는 회사에 등록하면 10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하는 안내문이 ‘얼굴로 결제하세요!’라고 다그친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결제하세요!’ 라고 촉구한다.

이 햄버거 레스토랑은 패스트푸드 기술의 미래를 위한 ‘테스트 키친’을 원하는 여러 회사 간의 협력으로 나온 것이다. 버거를 만드는 기계는 식품 생산 자동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기업인 쿠치나(Cucina)에서 생산한다. 이 기업은 ‘버거 셰프’가 지난 15년 동안 외식업 임금이 65% 증가한 것에 대한 솔루션이라고 제안한다.

주문을 받은 버거셰프는 버거 한개 분량의 와규 스테이크를 갈아서 튜브에서 짜내고 두개의 금속판 사이에 넣어 갈색이 되도록 굽는다. 195초 후 플라스틱 팔이 회전해 갈색 버거를 받아내고, 고기는 대기 용기에 떨어진다. 버거셰프는 보기에 특별히 흥미롭지 않은 큰 박스형 장비다.

그러나 플리피는 이 레스토랑의 ‘진짜 스타’다.

플리피는 커다란 뱀 같은 팔 하나가 천장에서 뻗어 내려와 있으며, 투명한 창문 뒤에 보호된 프라이팬 위에 자리잡고 있다. 버튼을 한번더 누르면 팔이 대기 중인 금속 튀김 바구니를 빠르게 들어올려 한쪽으로 이동시키고, 미리 정해진 양의 냉동 감자 조각을 바구니 속으로 떨어뜨린다. 그런 다음 플리피는 바구니를 지글지글 끓는 기름에 담근다. 어찌보면 살짝 거슬릴수 있는 인간형 로봇팔이다.

사실 플리피는 원래 버거를 뒤집는 그릴 마스터 로봇으로 고안됐다. 그러나 버거, 치즈, 빵, 양파를 추적하고 적절한 시간에 다양한 물건을 뒤집을수 있는 그릴을 관리하는 것은 엄청나게 정교한 로봇 공학 문제로 밝혀졌으며, 스타트업이 다루기 너무 까다로운 문제였다.

결국 미소로보틱스는 더 간단한 도전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즉 튀김 스테이션을 관리할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은 이 과정이 인간 작업자가 주방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많고 위험한 작업이므로, 로봇에게는 좋은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로봇은 뜨거운 기름에 타거나 열에 방해받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플리피는 기계 학습과 신경망을 사용해 인간이 시각에 반응하는 방식으로 컴퓨터가 사진이나 비디오와 같은 시각적 입력에 대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AI 컴퓨터 비전도 갖고 있다. 플리피의 컴퓨터 비전은 튀김 바구니가 어디에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인간 작업자가 약간 다른 위치에 바구니를 교체해도 기계는 이를 간단히 조정한다.

인간 작업자는 요리를 하는 대신 로봇을 청소하고 수리하는데 노동력을 쓴다. (사진=미소로보틱스)

로봇은 감자튀김에만 국한되지 않고 닭날개와 양파링도 튀길 수 있으며, 감자가 아닌 양파가 프라이어 안에 들어갔을 때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튀김 시간을 조정할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플리피는 인간 작업자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작업을 더 쉽고 안전하게 만드는 도구로 설계됐다.

플리피의 인터페이스는 매우 간단하게 설계됐지만, 인간 직원들은 작동 방식, 청소 방법, 작동 유지 방법 등과 필요할 때 로봇 지원 라인에 연락하는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또한 로봇은 스스로 수리하고 청소도 할수 없다. 인간 직원들은 로봇을 매일 밤 닦아내고 매달, 분기별로 더욱 집중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로봇이 만든 햄버거의 맛은 대부분 ‘평범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플리피의 감자튀김은 패스트푸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흐물흐물한 감자튀김과는 달리 바삭바삭하고 갈색빛이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자.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햄버거를 주문한다면, 인간이 만든 신선한 버거가 2분도 채 안걸려 손님 손에 떨어진다는 점도 말이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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