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글라스’ 시대 막 오른다

올해 AR(증강현실)글라스 출시가 봇물을 이뤄 본격적인 AR 글라스 시대의 막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안경이라고도 불리는 AR글라스는 VR(가상현실) 기기와 함께 실감형 콘텐츠 산업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AR 기술은 실제 물리적 환경에 가상의 물체, 텍스트, 비디오 등을 겹쳐 보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증강현실 기술을 반영한 AR글라스는 무엇보다 웨어러블(Wearable‧착용가능한) 기기로서 향후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인 앱을 적용해 사용하는 것도 문제없으며, 시각적 이미지의 활용이나 편의성에 있어 전화기 형태의 스마트폰 보다 효용성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5G 통신과 AR 기술을 결합한 AR 글라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풀어야할 숙제는 남아있다. 지난 2015년 출시했던 구글 글라스는 언제든지 외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로 인해 사생활 침해 문제에 직면, 사실상 개인 소비자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외에 저작권 문제, 비싼 가격, 투박한 디자인 등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불러올 수 있을지도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이다.  

구글 글래스 (사진=위키미디어)
구글 글래스 (사진=위키미디어)

AR 글라스 제품 출시 봇물

국내에서는 LG와 삼성이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세계 최초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AR글라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중국 스타트업 엔리얼과 함께 AR 글라스 '엔리얼 라이트'를 올해 3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엔리얼 라이트는 세계 최초로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로 상용화되는 AR 글라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없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88g이라는 가벼운 무게는 큰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60도 공간을 활용해 콘텐츠를 배치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100인치 이상의 화면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콘텐츠의 앱들이 향후 성장을 견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LG유플러스 실험은 AR글라스 시장의 성공 여부를 내다볼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이달 8일부터 전국 매장 24곳에서 엔리얼 라이트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서는 엔리얼 라이트를 직접 착용해 AR 환경에서 고해상도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볼 수 있다. AR 좀비 게임도 즐겨볼 수 있고, 유튜브·페이스북 등 다양한 앱을 동시에 띄워놓고 사용하는 경험도 해볼 수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사진=LG유플러스)

 

삼성전자와 애플의 AR글라스도 주목할 만한다. 삼성전자는 운전 중 AR글라스를 착용하면 내비게이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한국과 미국 양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은 기존 내비게이션처럼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돌릴 필요가 없는 만큼 운전자 입장에선 편의성과 안전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주변을 확인하려고 시선을 움직일 때도 내비게이션 정보를 계속 볼 수 있고, 도로 출구나 주유소 등 내비게이션 외에 다양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애플도 조만간 AR글라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출시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022년이 유력하다는 설이 제기된다. 애플 역시 가벼운 소재를 활용해 오래 착용해도 무리가 없는 디자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밖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나 새로운 운영체제의 도입도 전망되고 있다. 애플은 무엇보다 지난 10여년 간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끌었던 만큼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변화를 선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은 미국의 AR 글라스 선도기업인 매직리프와 제휴해 5G 기술을 접목한 AR 생태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앞으로 국내 출시될 매직리프의 AR 기기에 대한 유통권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매직리프 이외에도 다양한 스마트 글라스 제조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해외 IT공룡들은 모두 AR 기기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탈리아 안경업체 룩소티카와 함께 AR 선글라스 '오리온'을 개발 중이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이달 초 자신의 SNS에 “휴대폰은 여전히 중요하겠지만 2020년대에는 AR글라스가 우리와 기술의 관계를 다시 정의 내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소영 기자

ericahu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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