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삼국 시대(메타, 애플, 삼성) 현황과 전망

2024년 1분기 XR 산업 내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은 발빠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출시했고, 메타플랫폼(舊 페이스북)은 LG와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1]. 또 구글이 메타플랫폼에게 그들의 XR OS와 생태계에 합류를 권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전해지기도 했다[2].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XR 산업 환경 변화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메타플랫폼과 LG의 협력은 서로의 부족함을 매워줄 수 있는 좋은 협력인 동시에 자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제부터 더 정신을 차려야 할 출발점이다. 애플의 등장과 함께 메타플랫폼은 하드웨어 약점에 위기 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메타플랫폼은 범용 부품을 기반으로 리얼리티 랩(Reality Lab)을 통한 기술 개발로 극복해 온 만큼 부품 기술 부분은 부족함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LG전자는 `21년 스마트폰 사업을 출시하면서 포스트 스마트폰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부족했으며, 동시에 LG전자를 통해 LG그룹 전반 부품사들의 기술력을 높이고 시장을 넓히는 역할 중에 모바일 부분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들은 협력을 통해 서로의 부족함을 깔끔하게 해소해 줄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메타플랫폼은 삼성(기어VR)과 샤오미(오큘러스GO) 등과 하드웨어 협력을 해 왔으나 지속적이지 못했던 바가 있어, LG는 부족한 포트폴리오와 역할 확보를 지속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 메타도 세트 제조사인 LG가 경쟁사가 되지 않도록 자사의 역량 이전 및 공동 개발 수준과 범위를 잘 조절해야 할 것이다.

'23년 말 구글은 메타플랫폼 직원과의 회의에서 구글이 개발중인 안드로이드XR(Android XR)에 기여하고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고 인포메이션지가 밝혔다. 메타플랫폼의 퀘스트 제품은 Google Android 버전을 수정한 버전이라 양사는 정기적으로 만나 왔었으며, 해당 제안은 메타플랫폼이 거절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메타플랫폼 CTO인 앤드류(Andrew Bosworth)는 바로(`24년 3월) “구글은 수년 동안 VR에 집중하지 않거나, 해당 분야에서 메타플랫폼의 작업 지원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파트너에게 AndroidXR을 소개하며 메타플랫폼의 생태계를 분열시키겠다고 위협해 왔다.”, “물론 메타플랫폼도 구글과 협력을 원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구글의 앱을 Quest로 가져올 수 있고, 이미 기반도 있어 개발자들이 당장 수익화할 수도 있다. 구글이 메타 퀘스트 생태계에 들어오는 것이 진정한 개방형 생태계라 생각하며 이것이 실현될 경우 모두가 행복할 것이다. 즉, 개발자와 모든 소비자에게 승리가 될 것이고, 메타플랫폼은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XR 시장에서 현재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답변 같다. 구글은 새로운 시장의 초심자이고, 메타플랫폼은 기술, 경험, 소비자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메타플랫폼은 향후 이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이고, 구글은 어떻게 깰 것인가가 관건일 것이다. 구글이 깰 수 있는 무기가 바로 삼성과의 협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감안해 XR 산업 환경 변화를 정리해 보면 ①메타는 XR 시장을 이끌어 온 No.1 기업이며, 기술과 개발역량 그리고 시장 측면에서 선도하고 있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이 부분이 레거시가 될 수도 있다. ②애플은 10년간 내부적으로 준비해 오던 XR을 출시했으며, 스마트폰을 이을 혁신으로 공간 컴퓨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③스마트폰을 기반한 모바일의 선도기업이지만 독자적으로 개발해 본적없이 메타, MS와 협력하다가 스마트폰처럼 구글-퀄컴과 협력한다.

메타는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 형태로 안드로이드OS를 활용하되, 자사의 XR 기술력, 개발력을 감안해 독자적 OS와 생태계를 가져가고 있다. 다만 핵심칩은 퀄컴의 범용 칩을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 LG와 협력을 통해서 하드웨어 역량을 더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접근으로는 집·사무실 내에서 몰입감 중심이라 아직은 게임이 킬러 서비스라 생각하고 있다. 또 리얼리티랩을 통해 지금껏 그 누구보다 XR에 대한 기술을 쌓아 왔다. 다만, 소프트웨어 기업이라 하드웨어에 대한 부족함이 있으며, 만약 시장의 빠른 확대와 함께 구글과 삼성이 빠르고 다양하게 치고 나온다면 스마트폰 시대의 블랙베리와 같은 모습이 될 수 있다.

애플은 자체 OS와 소프트웨어·서비스 생태계 그리고 독보적인 하드웨어 개발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이을 새로운 컴퓨팅으로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현실간 경계를 없애는 공간 컴퓨팅 개념으로 접근했다. XR이 지향할 몰입감 그 다음이 공간 컴퓨팅이라 한 발 앞선 결정타로 보인다. `24년 출시한 비전 프로가 압도적인 디스플레이와 힙함을 가져왔지만, 아직은 애플의 명성에는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삼성전자는 AndroidXR과 퀄컴의 XR 칩셋을 활용하는 스마트폰과 같은 전략을 XR에 적용하려 한다. 다만 스마트폰과 XR이 다른 내외적 차이가 있다. 첫째 내부적으로는 안드로이드OS기반 스마트폰 개발 이전에 이미 심비안, MS 등 다른 스마트폰 개발 경험이 있었으며, 휴대폰 하드웨어 개발력에서도 독보적이라 OS-칩셋 개발사를 주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XR에 있어서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경험이 부족하여 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다. 물론 구글도 초심자라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봐야 할 것이다. 둘째 외부적으로 아이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성장해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지만, 아직 XR 시장이 틈새 시장(Niche Market)이라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이 삼성을 과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노키아처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XR은 아직은 틈새 시장이라 다양한 변수가 많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메타, 애플, 퀄컴 등이 XR을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염두하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또 이동통신망도 이를 향해 지원하는 만큼 새로운 혁신을 위한 변화들을 관심있게 보고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보고서 다운로드 XR 삼국 시대(메타애플삼성) 현황과 전망_compressed.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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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형

donghyung.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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