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인텔’과 뉴스타 ‘브로드컴’ 칩 공룡은 뭐가 달랐나

[AI요약] 인텔이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브로드컴은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인텔과 브로드컴, 두 칩 제조업체의 변화하는 운명은 기술 산업에서의 리더십이 얼마나 순식간에 달라질수 있는지, 기업의 몇가지 주요 결정이 어떻게 수천억 달러 또는 수조 달러의 시가총액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텔이 역대 최악의 한해를 보낸 반면, 브로드컴은 기록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이미지=브로드컴)

인텔이 역대 최악의 한해를 보낸 반면, 브로드컴은 기록적인 성장을 거둔 이유는 무엇일까.

칩 시장의 거대기업인 인텔과 브로드컴의 첨예하게 다른 기업 성장세 이유와 전망에 대해 블룸버그, CNBC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6년 역사의 칩 제조업체 인텔이 1971년 상장 이후 최악의 한해를 보내면서 기업 가치의 61% 잃었다. 이런 가운데 칩 대기업 브로드컴은 2024년에 111% 급등하면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브로드컴은 2009년에 상장한 싱가포르 반도체기업 아바고가 2015년에 인수한 기업이다.

칩 거대기업의 운명을 극명하게 가른 원인은 바로 인공지능(AI)이다. 브로드컴은 AI 열차를 탔지만 인텔은 대부분 놓쳤다.

현재 브로드컴은 구글 등 기타 거대 클라우드 기업을 위한 맞춤형 칩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서버 클러스터가 수천 개의 AI 칩을 연결하는데 필요한 필수적인 네트워킹 기어도 만들고 있다.

사실 AI 시장에서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의 그늘에 크게 가려져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와 GPU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가 개발 중인 대부분의 대규모 언어모델을 구동하고 가장 무거운 AI 워크로드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로드컴에서 XPU라고 부르는 가속기칩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AI 생태계의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주요 칩 제조업체였던 인텔은 AI 부문에서 대체로 배제되고 있다. 인텔의 서버 칩은 엔비디아에 크게 뒤처졌고, 기업이 새로운 공장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동안 오랜 경쟁자인 AMD(Advanced Micro Devices)에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

결국 인텔 이사회는 12월 1일에 팻 겔싱거를 CEO에서 축출했다. 격동의 4년 임기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브로드컴은 현재 약 1조1000억달러(약 1617조7700억원)의 기업가치가 있으며, 이는 1조달러(약 1470조7000억원)를 돌파한 8번째 미국 기술 회사이다.

브로드컴은 AI 붐을 타고 3조4000억달러(약 5000조3800억원)의 기업가치로 성장한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치 있는 칩 회사로, 모든 상장 기업 중에서는 애플에 이어 두 번째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인텔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칩 제조업체였으며, 2020년 초에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약 441조1800억원)에 근접했었다. 그러나 인텔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850억 달러(약 125조10억원)이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도 퇴출되고 말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미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 30곳을 묶어서 발표하는 주가지수다.

핵심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인 인텔은 현재 전 세계 반도체 회사 중 시가총액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브로드컴의 맞춤형 칩 성공은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회사가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모색함에 따라 엔비디아와의 AI 지출 대결을 준비한 것이 유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브로드컴의 칩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며 소수의 기업만이 자체 맞춤형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구축할 여유가 있는 기술이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빅테크만이 이러한 칩을 사용할수 있는 것이다.

인텔과 브로드컴의 엇갈린 운명은 AI 기술 전략의 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지=브로드컴)

결국 인텔의 가장 큰 실수는 AI에서 비롯됐다.

원래 비디오 게임용으로 만들어진 엔비디아의 GPU는 전력 소모가 많은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하드웨어가 됐다. 그러나 과거 서버에서 가장 중요하고 비싼 부분이었던 인텔의 CPU는 AI 서버에서 뒷전이 된 것이다. 엔비디아가 2025년에 출시할 GPU는 인텔 CPU가 필요조차 없다. 또한 그 중 많은 부분이 엔비디아가 설계한 ARM 기반 칩과 페어링돼 있다.

인텔의 큰 문제는 포괄적인 AI 전략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텔은 랩톱 칩의 AI 기능을 투자자들에게 어필하면서 가우디3(Gaudi 3) 차세대 AI 가속기를 출시했지만 엔비디아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랭크 이어리 인텔 이사회 의장은 “우리는 더 가볍고 더 단순하고 더 민첩한 인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겔싱거의 퇴사를 발표하는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내년 말 새로운 AI 칩을 출시할 예정인 인텔의 미셸 홀트하우스 임시 공동 CEO는 “훌륭하진 않겠지만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한 좋은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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