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반도체 자체 개발 ‘각자도생’ 나서...삼성전자가 웃는 이유는?

[AI 요약]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저마다 자사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 칩을 탑재하며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거진 반도체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몇몇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표준화 반도체 칩에 의존하기보다 자사에 최적화된 칩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구글에 반도체를 납품하던 퀄컴, 애플, MS에 반도체를 납품하던 인텔은 각 고객들이 자체 반도체를 만들게 되며 적잖은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PC·노트북은 인텔, 모바일은 퀄컴이라는 반도체 업계의 오랜 공식이 곧 깨질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 등에 20조원을 투입,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최근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저마다 자사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 칩을 탑재하며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거진 반도체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각 기업들은 몇몇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표준화 반도체 칩에 의존하기보다 자사에 최적화된 칩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 하는 것으로 노선을 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을 대상으로 반도체 정보 제공 요청을 한 이유도 자국의 반도체 공금망 재구축을 위한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기술 개발 및 파운드리부문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야수’로 불리는 애플의 ‘M1 시리즈’

최근 애플이 공개한 자체 개발 반도체 M1맥스. 애플은 최근 새롭게 개발한 M1프로, M1맥스를 자사 맥북프로에 탑재했다고 밝히며, 이들 반도체는 전작인 M1에 비해 70% 빠른 처리속도와 70% 줄어든 전력 소모를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애플)

반도체 자체 개발의 신호탄을 먼저 쏘아 올린 것을 애플이다. 그간 반도체 관련 인텔과 협력해왔던 애플은 지난해 11월 자체 M1 칩 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실리콘 칩을 탑재한 자사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독자화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온라인 신제품 발표를 통해 선보인 고성능 반도체 M1프로와 M1맥스를 두고 ‘야수’라 자평한 애플은 압도적인 성능을 강조하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애플이 발표한 신형 노트북 맥북프로에 탑재된 M1프로와 M1맥스는 1년 전 처음 개발한 M1에 비해 70% 앞선 처리 속도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 반도체가 탑재된 맥북프로는 타사 고성능 모델과 비교해 1.7배 빠른 속도라고 한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점은 맥북프로에 탑재한 새로운 반도체가 에너지 효율도 높다는 점이다. 애플은 “경쟁 제품보다 최대 70%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기존 인텔 제품을 탑재한 맥북프로에 비해 베터리 사용 시간이 2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1년 전 발표한 M1에 이어 M1프로, M1맥스로 이어지는 자체 개발 반도체 라인업을 완성한 애플은 이후부터 출시되는 자사의 모든 제품에 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인텔 반도체는 배제되는 셈이다.

구글 자체 제작 ‘텐서(Tensor)’ 탑재 신형 스마트폰 픽셀6 공개

지난 19일(현지시간) 구글은 신형 스마트폰 픽셀6, 픽셀6 프로를 선보이며 연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에 동참했다.

신형 스마트폰인 픽셀6 시리즈보다 더 주목을 받은 것은 구글이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는 SoC(시스템온 칩) ‘텐서(Tensor)’였다. 주목되는 점은 이 반도체가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공동 개발됐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8월 네덜란드 IT매체 갤럭시클럽의 보도에 따르면 텐서는 삼성의 ‘엑시노트 9855’칩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엑시노트 9855 칩과 텐서 칩의 코드명이 화이트채플(Whitechapel)로 동일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구글은 최근 신형 스마트폰 픽셀6 시리즈에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반도체 텐서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미지=구글)

텐서의 성능은 삼성의 갤럭시21 시리즈에 탑재된 엑시노트 9840과 출시를 앞둔 갤럭시22에 탑재되는 엑시노트 9925 사이의 모델로, 그 성능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 칩과 비슷하다고 한다. 텐서는 삼성전자 5nm 제조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반도체 공동 개발 후 생산까지 맡겼다.  

텐서가 탑재된 픽셀6 시리즈는 599달러(약 70만 6000원)부터 899달러(약 105만 9000원) 대의 가격이 책정됐다. 경쟁 스마트폰인 애플의 아이폰13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S21보다 낮아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셈이다. 다만 우리나라 출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구글은 스마트폰에 이어 크롬 운영체제(OS) 기반의 노트북과 태블릿용 프로세서도 직접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아마존까지 자체 칩 개발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자체 칩 개발 경쟁에 합류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폰아레나는 MS가 최근 링크드인 구인목록에 SoC 아키텍처 책임자를 찾는다는 공고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MS의 반도체 자체 개발 소식은 이미 지난해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의 경우 익명의 관계자를 통해 “MS가 서피스와 서버용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지난달에는 MS가 노트북용 ARM 프로세서 개발을 위해 AMD와 협력 중이라는 소문이 한 보고서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앞서 MS는 2019년 10월 발표한 서피스 프로X에 퀄컴과 공동 개발한 SQ1 맞춤형 칩을 탑재한 바 있다.

한편 반도체 공급량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인도량을 달성한 테슬라는 최근 삼성전자에 차세대 자율주행 칩 생산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테슬라의 역대 최대 인도량 달성은 의외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량 한 대당 1000개가 넘는 반도체를 쓰는 전기차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 차질로 생산에 적잖은 고충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미 글로벌 반도체 공급 차질에 대비해 반도체 조달과 병행해 ‘차량 소프트웨어 재설계’를 추진했다고 한다. 전자제품의 두뇌에 해당하는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 등의 특정 반도체 칩이 공급난에 직면하자 다른 회사의 MCU를 써도 되게끔 설계를 바꾼 것이다.

실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새 칩을 찾아 새 펌웨어를 만들고 테스트하는 일은 격렬하고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긴 자체 개발 반도체 HW4.0은 120만대 선 주문을 받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비롯해 확대하고 있는 완전자율주행(FSD) 전기차에 적용될 전망이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 생산 수주전에서 삼성전자의 상대는 파운드리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대만의 TSMC였다고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테슬라 차세대 자율주행 칩 수주에 성공하며 파운드리 1위인 TSMC를 추격할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칩 설계지원, 가격 대비 성능, 장기적인 협력 가능성 등에서 TSMC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하는 테슬라의 2세대 자율주행 칩은 HW4.0이라 불린다. 이는 그간 자율주행 기능의 불완전성을 지적 받아온 테슬라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것으로, 조만간 삼성전자의 7nm 공정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을 이어가고 있는 아마존 역시 자사의 세계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적용하는 자체 칩 라인업 확대를 밝힌 바 있다. 2018년부터 데이터센터용 자체 칩 그래비톤을 제작한 바 있는 아마존은 최근 그래비톤2 제작을 완료했다. 향후 아마존은 하드웨어 스위치용 네트워크 칩 개발 등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지형 변화 웃는 삼성·TSMC, 우는 인텔·퀄컴

구글, 애플, MS, 테슬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최근 몇 년 새 독자적인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면서 그간 표준화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던 인텔, 퀄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빅테크 입장에서는 공급량에도 차질을 빚고 있고, 최적화되지 않은 타사 반도체를 쓰기보다 자사 앱과 서비스 성능을 극대화 하는 맞춤형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에 반도체를 납품하던 퀄컴, 애플, MS에 반도체를 납품하던 인텔은 각 고객들이 자체 반도체를 만들게 되며 적잖은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PC·노트북은 인텔, 모바일은 퀄컴이라는 반도체 업계의 오랜 공식이 곧 깨질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인텔의 경우 올해 초 파운드리 분야 재진출을 선언하며 정부 지원 요청과 함께 삼성, TSMC에 자신들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게 하는 것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 등에 20조원을 투입,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위한 출장에 나서는 등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고 있다.

각 빅테크들이 저마다 자체 개발 칩을 내 놓고 있지만, 생산은 삼성전자,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 테슬라 등과 같이 설계 단계부터 협력하는 사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 상황이 삼성전자에는 꽤 유리한 셈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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