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의 거리는 1mm

[매거진 : 인간 세상에 스며든 인공지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SF 영화계(아니 영화 역사에)에 길이 남을 명작입니다. 이 작품에는 '할(HAL 9000)'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이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1968년 작품이니 50년도 넘게 시간이 흘렀네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등장했을 당시는 물론이고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이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에도 온전히 상상력으로 만들어졌던 영화 속 '할'이 회자되기도 했답니다.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인공지능 비서인 자비스를 불러 자신의 일을 맡기는 모습이라던가 <그녀>의 테오도르가 인격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사만다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또한 더 이상의 오버 테크놀로지가 아니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50여년 전의 '할'보다 더욱 뛰어난 인공지능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그만큼 테크놀로지는 발전을 거듭했고 지금의 일상 속에서는 챗GPT라는 강력한 존재를 옆에 두고 있죠. 챗GPT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외 굵직한 IT 기업들의 변화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인공지능 HAL 9000과 체스를 두고 있는 승무원 프랭크.  출처 :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

앨런 튜링과 인공지능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영국의 수학자이자 논리학자로 유명한 앨런 튜링이 등장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를 처음으로 이야기 한 사람도 앨런 튜링이었습니다. 1950년도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논문 “Computer machinery and Intelligence”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할’보다도 빠른 것이죠. 그가 제시한 튜링 테스트는 참 재미있습니다. 

튜링 테스트.  출처 : alanturing.net

여기 삼분할 된 파티션이 있습니다. 한쪽에는 어떤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다른 한쪽에는 컴퓨터만 있으며 그 앞에는 이 둘의 작업을 판단하는 심판 개념의 사람이 있습니다. 컴퓨터를 조작해 답을 도출하는 사람과 컴퓨터 그 자체의 대결인 셈이죠. 일정한 수의 질문에 대해 답을 하되 문자를 던져 판단하게 합니다. 앞에 있는 심판이 양쪽에서 내놓은 답으로 누가 사람이고 누가 컴퓨터인지 판단하는 것인데 심판이 어떠한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컴퓨터가 지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만으로 컴퓨터의 지능화를 판단하기엔 어려울 수 있지만 꽤 유의미한 작업이었답니다. 이를 발판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지속된 셈이니까요. 별것도 아닌 테스트라 생각할 수도 있을 테지만 그동안 (누군가는 별것도 아닌 테스트라 생각했을) 이를 넘어선 인공지능도 없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더 이상의 튜링 테스트는 지금의 인공지능 시대에 별 의미도 없다"라는 목소리도 있고 "새로운 튜링 테스트가 등장해야 한다"라는 목소리도 있었다죠. 어쨌든 인공지능도 인공지능을 갖췄는지에 대한 이와 같은 시험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떤가요? 과학과 산업의 발전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진화로 인한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언제나 화려한 유토피아의 도래를 꿈꾸며 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디지털 대전환을 쫓아) 그 혜택을 누리며 살아갈 것이고 누군가는 과거 속에 머물며(혹은 아날로그를 지향하며) 그저 바쁘게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테크놀로지가 가득한 곳에서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아무런 변화 없이 지금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어느 쪽에 기대어 살게 될까요? 과학의 발전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까요? 아무런 변화 없이 지금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까요? 하지만 인공지능과 인간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리는 경우에 따라 고작 1mm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깊게 스며들었다는 것이죠. 

'호모 사피엔스'란 현생 인류를 말합니다. 지금의 인류 역시 진화를 거듭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생각과 지혜가 있는 인간을 두고 호모 사피엔스라고 말하며 지식 습득을 위해 학습하기도 합니다. 인공지능 또한 학습을 거듭하며 눈부시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고양이와 개도 구별하지 못했던 인공지능이 매우 크게 성장한 것이죠. 학습량이 얼마나 방대했을까요? 한번 틀린 문제는 학습을 거쳐 변형된 것이라 하더라도 정답을 추출해 낼 수 있도록 고도화된 인공신경망을 갖춘 결과입니다. 챗GPT의 경우는 하위권에 머물렀던 변호사 시험 성적을 꾸준히 업데이트하여 상위 10% 레벨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답니다. 인공지능은 어떤 특정 분야를 넘어 다양한 산업에 걸쳐있습니다. 인공지능 솔루션이 전반적으로 우리 곁에 스며들게 되면 지금의 라이프 사이클은 분명히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진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거쳐 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변함없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잘 만든 인공지능은 엄청난 '부'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어디서든 열심히 일해 돈을 벌고 퇴근 후 각자의 삶을 즐기는 '워라밸' 민족들도 인공지능을 통해 부가적인 일들을 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인공지능을 통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집에서는 생성 AI라 불리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통해 동화책을 쓰기도 하고 그림도 그릴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 역시 이러한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동화책을 만들어 아이에게 선물하기도 했답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성을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까요? 안데르센은 수십 편의 동화책을 썼습니다. 헤밍웨이는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소설가였습니다. 지금도 서점에는 굉장히 다양한 창작물들이 넘쳐납니다. 그렇게 감성으로 가득 찬 이야기들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SNS가 생겨나고 일부 플랫폼의 유저들은 맹목적으로 '감성'을 쫓기도 합니다. 때론 허세로 보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굉장히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답니다. 인공지능은 과연 어느 경계에 있을까요? 감성이 아닌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누군가는 말합니다. "판사(인간)를 대신하는 인공지능이 반드시 등장해야 한다"라고 말이죠. 어쩌면 감성보다 이성이라는 부분에서 인공지능이 돋보일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챗GPT를 통한 AI 법률상담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답니다. 

출처 : Science News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서 일상을 살아갑니다. 아침이 되면 출근을 하거나 등교를 합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거나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주어진 일들을 합니다. 저녁 무렵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맥주 한잔을 마실 수도 있죠. 그리고 아침이 되면 똑같은 일상을 맞이합니다. 오히려 인간이 기계라도 된 듯 쳇바퀴 도는 매너리즘에 빠져 살아가기도 합니다. 지금 이 시대의 인공지능은 발전을 거듭합니다. 그 발전이라는 것은 정해진 알고리즘 수준을 넘어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도 하고 감성을 쫓아 감성 인공지능으로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진 인간을 위로해 주고 어루만져주는 인공지능의 탄생도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모두가 다른 곳에서 각자의 삶을 아주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어느 분야에 있든 인공지능과 공존하며 살고 있습니다. 인간 곁에 스며든 인공지능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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