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경제성 안고 돌아온 '비행선'… 향후 전망은?

[AI요약] 인류가 다시 비행선을 소환했다. 영국의 한 항공 업체가 지난 2017년 비행선을 만들어 소개한 적이 있는데 최근 스페인 항공사가 이 비행선을 여객기로 운항하기 위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비행선의 재발견이자 재소환이다. 기존 비행기보다 배기가스를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에어노스트룸 그룹에 공급될 에어랜더 비행선은 헬륨을 채워 공중에 뜬다. HAV는 92m길이의 시제품보다 5m 긴 비행선(에어랜더10) 10대를 오는 2026년까지 공급한다. (사진=HAV)

당신이 기억하는 비행선은 어떤 것인가. 아마도 기상이 불순했던 1937년 5월 뉴욕에 착륙하다가 폭발해 화염에 휩싸인 부란덴부르크 호일 가능성이 높다. 이후 상업용 여객 비행선은 사라졌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는 인류가 다시 비행선을 소환했다. 영국 업체가 지난 2017년 비행선을 만들어 소개한 적이 있는데 최근 스페인 항공사가 이 비행선을 여객기로 운항하기 위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비행선의 재발견이자 재소환이다. 기존 비행기보다 배기가스를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과거에 비행선이 폭발했다면 지금은 운항하기 위험하지 않을까. 수소 대신 헬륨을 사용해 위험성을 없앴다. 정작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영국 HAV가 만든 비행선 복귀의 배경과 함께 지난해 5월 칼테크가 밝혀낸 80여년 전 당시 비행선 폭발 원인도 함께 알아봤다.

비행선의 귀환

에어 노스트룸 그룹(Air Nostrum Group)이 10대의 에어랜더10 비행선을 예약했으며, 이들은 2026년 인도될 예정이다. (사진=HAV)
에어노스트룸 에어랜더 10 비행선은 각각 기존 스페인 국내 항공 노선에 최대 1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사진=HAV)

비행선의 복귀를 이끌어낸 화제의 회사는 영국의 하이브리드 비행선 ‘에어랜더 10’(Airlander 10)제작사인 하이브리드 에어 비클(Hybrid Air Vehicles·HAV)사다. 그리고 이를 구매해 운항키로 한 항공사는 스페인의 에어 노스트룸 그룹(Air Nosstrum Group)이다.

HAV는 자사 비행선이 과거 가연성 높은 수소를 채운 비행선과 달리 안정성 높은 헬륨을 채우며, 디젤 엔진만을 사용하는 대신 전기 모터로도 비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HAV는 올해 비행선을 생산하기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스페인 에어 노스트룸 그룹이 스페인 국내선에 비행할 100인승 소형 비행선 10대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의 비행선은 2개의 좌우 동체를 가진 외형으로 설계됐으며, 동체를 가볍게 해 뜨도록 비행선에 헬륨을 채운다. 에어랜더 10은 총 10톤의 탑재량을 운반할 수 있으며, 72명의 승객용 캐빈을 설치하거나 100개의 좌석을 설치해 그 수만큼 승객을 실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최종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전기로만 가동토록 함으로써 에어랜더 10을 세계 최초의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비행을 달성한 대규모 항공기로 만들 예정이다.

에어 노스트룸 그룹은 “스페인 국내 항공 노선의 기존 항공기들에 에어랜더 10을 추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6개월 간 자체 연구한 끝에 2026년에 인도될 100좌석을 갖춘 에어랜더 10 10대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카를로스 베르토메우 에어 노스트룸 사장은 “우리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수년 동안 해 온 것이다. 에어랜더 10은 배기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며, 그래서 우리는 HAV와 협정을 맺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항공우주국과 이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에어랜더 10 비행선 생산은 올해말 영국 사우스 요크셔 지역에 있는 녹색 항공우주 제조 클러스터 내의 새로운 시설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행선 제원 내부 설계 및 장단점은?

에어랜더 10 비행선의 여객실 내부 모습. (사진=HAV)

현재 에어랜더10의 사전 생산 시제품은 제트 연료를 태우는 4개의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해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HAV는 오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전기방식으로 750km의 항속거리, 또는 전기 만으로 350km의 항속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이동용 항공기나 물류 수단에 비해 배기가스를 약 90% 줄일 계획이다.

HAV에 따르면 에어랜더 10 비행선 내부는 일부 좌석들이 서로 마주보는 널따란 ‘1-2-1’ 좌석 구성을 가지고 있다. 투명한 벽은 인상적인 비행선 바깥 전망을 가능케 한다.

최고 속도가 기존 여객기의 평균보다 훨씬 낮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어랜더는 시속 129km로 비행한다. 반면 기존 제트여객기는 평균 시속 약 804km로 비행한다. 에어랜드는 일반 제트항공기에 비해 속도에선 뒤지지만 착륙 인프라가 거의 필요치 않으며, 잠재적으로 도심에 더 가깝게 착륙할 수 있어 승객들의 공항 여행시 약간의 시간을 벌충해 준다.

또한 제작사인 HAV는 항공 여행의 사치와 여가를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대 장점이자 운항 상의 주된 매력은 이 비행선이 탄소를 적게 배출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에어랜더가 언젠가 영국 리버풀-북아일랜드 벨파스트(168마일), 미국 시애틀-캐나다 밴쿠버(127마일), 노르웨이 오슬로-스웨덴 스톡홀름(263마일) 등 다른 단거리 노선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다양한 비행 시험을 거친 이 비행선은 최고 고도 2만 피트(약 6km)로 비행할 것이다.

탄소 배출 감소와 운항 비용 절감… 친환경·경제성 주목

실리콘 밸리를 파괴하고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려는 조린의 음모를 그린 007시리즈 ‘뷰투어 킬’(1985)에 등장한 샌프란시스코 만 위의 비행선. (사진=영화 뷰 투어 킬)

카를로스 베르토메우 에어노스트룸 사장은 발표문을 통해 이 비행선들이 2030년까지 배출량을 최소 55% 줄이겠다는 유럽연합의 ‘55 적합성’(Fit for 55)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속 가능성은 상업항공의 일상적 운항에서 이미 협상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비행선 구매 합의는 ‘55 적합성’ 입법 구상에서 고려된 탈탄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다른 회사들도 1937년의 힌덴부르크 참사로 퇴색된 비행선을 되찾고 명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H2 클리퍼는 비행선으로 항공화물 운송 서비스를 먼저 제공함으로써 이 비행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어한다. 이 회사는 기존 비행기 운송 비용의 4분의 1로 화물 운송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HAV는 올해 영국 북부 요크셔에 1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자체 에어랜더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톰 그런디 HAV 최고경영자(CEO)는 발표문에서 “HAV와 에어 노스트룸 그룹은 우리가 어떻게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곧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사가 10대의 에어랜더 비행선으로 탄소 배출 제로 비행을 달성한 최초의 대형 항공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비행선용 헬륨 가스는 희귀 자원

헬륨의 용도. (사진=qd-europe.com)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 데 있다.
HAV가 수소보다 안전한 헬륨가스를 사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했도 이 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는 건 별개 문제다. 비행선을 운항하려면 서서히 빠져나가는 헬륨을 정기적으로 추가 보충해 줘야 하는데 헬륨 가스 자체도 희귀 자원이다.

자연 상태로 거의 존재하지 않아 30년 안에 완전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광물이다. 헬륨은 화학 원소 중에서도 아주 특별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어는 점이 가장 낮다. 절대영도(-273K)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원소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헬륨은 천연가스전에서 얻어진다. 세계의 거대 석유화학 회사들은 천연가스전 개발을 통해 부산물로 헬륨을 얻는다. 현재 세계의 주요 헬륨 공급처는 카타르, 러시아, 미국, 알제리 등이다. 2021년 기준으로 세계의 헬륨 매장량은 310억㎥로 추산되며, 그 중 3분의 1이 카타르에 있다. 우리나라는 헬륨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래는 지난 2017년 개발해 선보인 헬륨을 사용하는 HAV 에어랜더 비행선 동영상이다.

힌덴부르크호 비극의 원인 84년 만에 밝혀져

1937년 5월 6일 저녁 뉴저지주 레이크허스트의 미 해군항공기지 계류탑 앞. 인류가 만든 가장 큰 독일의 독일 LZ129 힌덴부르크 비행선이 폭풍우가 몰아치는 뉴저지의 하늘을 미끄러져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힌덴부르크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대서양을 횡단하는 3일 간의 항해를 거의 마쳐가고 있었다. 그것은 구경거리이자 뉴스거리였다. 구경꾼들과 취재진들은 800피트(240m) 길이의 거대한 빌딩이 착륙하는 것을 보기 위해 모였다.

그리고 나서 소름끼치는 30분 동안 모든 것이 끝났다. 불길이 비행선의 겉에서 뿜어져 나왔고, 비행선을 띄운 가연성 수소 가스는 불이 붙으면서 비행선 구조물 전체를 태워버리며 탑승자 97명 가운데 3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후 여객을 실어 나르는 비행선은 퇴출됐다.

1937년 뉴저지에서 폭발한 힌덴부르크 비행선. (사진=위키피디아)

지난 80여년 동안 사람들은 어떻게 그 비행선이 1분도 채 되지 않아 화염에 완전히 집어삼킬 수 있었는지에 대해 추측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미국 PBS 과학TV 쇼의 요청을 받은 콘스탄티노스 자피스 칼테크 화공학과 교수가 힌덴부르크호의 비극적 마지막 순간의 발화 원인 미스터리를 풀어냈다.

그는 안개비가 흩뿌리던 당시 기상 상태의 전압과 전하 상황을 재현한 실험을 통해 700만㎥의 수소 가스를 싣고 있던 힌덴부르크 비행선의 사고 원인을 밝혀냈다.

자피스 교수는 힌덴부르크호 폭발 사고 당시 대기 중의 전압과 같은 양의 전하를 모의 힌덴부르크호 피복에 흐르게 했고다. 그리고 옅은 안개 같은 물을 뿌렸고, 계류를 위한 밧줄을 땅에 연결시켰다. 당시와 똑같이 계류 로프가 땅에 닿은 후 4분 만에 불꽃이 일어났음을 보여주었다. 당시 불안정한 기상 상황에 의해 비행선이 축전지 역할을 하며 스파크를 일으켰고 이것이 수소와 만나 불을 일으켰다는 결론을 내렸다. 힌텐부르크호 겉면에는 음(-)전하가 가득 찼고, 밧줄이 땅에 닿자 여기서 양(+)전하가 올라와 비행선 자체가 축전지가 돼 버린 것이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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