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사고친 것 같다

토스뱅크 평생 무료 환전서비스 오픈

오랜만에 토스가 사고를 쳤다. (따지고 보면 토스뱅크이지만, 이런건 가볍게 무시하기로). 토스뱅크에서 2024년 1월 18일 외환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이게 말도 안되는 역대급 사고다.(좋은 의미로)

간단히 말해서 살 때나 팔 때나 모두 환전수수료가 무료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세상에 없던 서비스가 태어난 것이다. 보통 우리가 환율을 이야기하면 고시환율, 기준환율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언제고 단 한 번도 기준환율대로 외화를 사본 적도 없고 팔아본 적도 없다. 

항상 기준환율보다 비싸게 외화를 살 수밖에 없었고, 외국에서 쓰고 남은 외화를 다시 은행에 팔려고 할 때는 기준환율보다 턱없이 낮은 환율에 팔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외화를 살때와 팔 때 가격의 차이를 스프레드라고 하는데, 이와 같은 스프레드가 발생하는 데에는 외화를 가져오는 운송비와 보관비, 운영인건비 등을 서비스에 녹이다보니 필연적으로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요소였다.

물론 직접 외화를 사고파는거라면 납득이 가지만, 단순히 송금하고 받을 때는 운송비와 보관비 등이 들지 않기때문에 아래 그림처럼 송금때는 조금 더 쌌었다.

그렇지만, 어찌되었든 기준환율보다 비싸게 사고, 싸게 팔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수수료우대 100%를 받아도 언제나 손해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번에 토스에서 발표한 평생 수수료 무료 정책은 외화환전에서 고객에게 조금도 수취하지 않겠다는 걸 공표한 것이다. 이제 환전은 네이버 기준환율 그대로 할 수 있다는 것.

그동안 환전수수료 관련하여 금융업계에서 꾸준한 혁신시도는 있었다. 아주 오래전 수수료 좀 아껴보겠다고 서울역 환전센터에 가서 환전하곤 했고, 최근에는 트래블월렛과 트래블로그처럼 우대 100% 수수료 정책을 통해 최소한의 스프레드만 적용해서 환전 및 해외결제카드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들도 생겨났다. 팬데믹 이후 여행객들에게 필수카드가 되었던 서비스의 배경에는 이런 환율 스프레드 이슈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토스가 완전히 스프레드를 0으로 만들어버렸으니, 이제 외화환전 업계는 비상이 터진 것이다. 운영비, 보관비, 운송비 등을 스프레드에 녹여왔던 기존 은행, 증권사들은 머리아파지기 시작했다. 외화통장 서비스를 통해 외화예치한도 제한이 없고 월 최대 환전 30만달러까지 되면서 트래블월렛, 트래블로그처럼 최대 한도 200만원으로 제한된 여행 서비스들이 궁지에 내몰리게 된 셈이다. 

뿐만아니라 여행을 넘어서 본격적인 외화투자가 더 큰 비즈니스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외화투자 한번 하려면 환율에, 수수료에, 매수매도 타이밍에 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는데, 막상 시간도 굉장히 빠르고 고시환율 그대로 입출금되는 것을 보니 외화투자는 이제 다 토스뱅크로 몰리겠다 싶었다.

토스가 송금을 무료화하고나서 몇년이 지나 모바일 뱅킹 이체수수료가 무료가 되었다. 그사이 토스는 핀테크 총아가 되었고, 무료송금 다음에는 신용등급 조회도 무료로 만들어 30대 이상 구성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토스는 이것을 계기로 조회서비스들을 쏟아내며 유니콘이 되었다. 

토스뱅크가 지금이자받기 서비스를 통해 모객하고 결국엔 예대마진만으로 최단기 인뱅 흑자전환을 이뤄냈는데 이번 토스뱅크의 환전 평생 무료서비스로 판이 완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유학 필수 앱이자 필수카드, 필수은행이 될 것이고, 위기의식을 느낀 기존 은행들이 외환사업을 축소하거나 수수료 무료로 바꾸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비지니스의 끝에는 리테일이 아니라, B2B 영역으로 넘어가 해외 대금결제까지 닿는다면 인뱅의 가장 취약점으로 꼽히던 법인 영업에서의 물꼬를 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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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워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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