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페이스북이 웃지 못하는 이유 두 가지, 애플 앱추적 투명화·빅테크 규제

[AI요약] 페이스북이 올 2분기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앱 추적 투명성 정책'에 따른 반사작용으로 시장의 광고가 안드로이드로 집중된 탓이다. 페이스북은 3분기 성장세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미국 행정부는 페이스북이 2014년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등을 인수하며 시장 독과점 구조를 만들었다며 법정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애플의 '앱 추적 투명화 정책'으로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타깃팅 광고가 불가능해 지자 모바일 광고 수요는 안드로이드폰으로 몰렸다. 이에 페이스북의 2분기 순이익은 시장의 전망과 달리 급상승하게 됐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 감소라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은 올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2배에 달하는 103억 9400만 달러(약 12조원)을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에 따른 반사작용으로 시장의 광고가 안드로이드로 집중된 탓이다. 페이스북은 벌써부터 3분기 성장세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그 외에도 바이든 정부의 빅테크 반독점 규제 대상으로 지목 돼 법정다툼이 진행 중에 있다. 호실적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인 셈이다.

페이스북 2분기 깜짝 호실적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페이스북이 밝힌 2분기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56%가 증가한 290억 7700만달러(약 33조 6000억원)에 달했다. 시장이 전망한 278억 1000만 달러(약 32조원)를 4.5% 넘어선 호실적이다. 단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년전에 비해 7% 증가한29억명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세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페이스북 입장에서 2분기 의외의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 나쁠 것은 없지만, 문제는 이러한 결과가 페이스북 자체 노력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사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적용한 이후 그 악영향이 올 2분기에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지난 4월 자사 제품인 아이폰에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적용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타깃팅 광고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아이폰 광고 화면 캡처)

애플은 지난 4월 자사 제품인 아이폰 iOS 14.5부터 ‘앱 추적 투명성’ 업데이트를 적용, 맞춤형 광고 허용 여부를 iOS 및 ipadOS 기기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아이폰 사용자가 자신의 앱 사용 기록 등의 개인정보 데이터를 페이스북을 비롯한 스마트폰 앱이 수집할 수 없도록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용 기록 등의 데이터 수집이 안될 경우 페이스북을 비롯한 수많은 앱들이 진행하고 있는 타깃팅 광고는 불가능해 진다.

실제 이 기능이 업데이트 된 후 페이스북과 같은 앱이 사용자 기록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한 비율은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 중 약 30%에 불과했다. 즉 월가는 애플이 이와 같은 정책을 실시한 이후로 아이폰 사용자 중 70%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타깃팅 광고가 불가능해지며 이로 인해 페이스북은 큰 폭의 광고 매출 감소에 직면할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이에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은 “수백만 소상공인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월가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 놓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반대로 나타났다. 모바일 광고 수요가 알드로이드용 광고에 집중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폰 광고 단가는 아이폰에 비해 오히려 약 30% 상승했다.

페이스북 애플 발 악재에 정부 규제까지 이중고, 주가는 벌써부터 하락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으로 인한 타깃팅 광고 역풍(매출 감소)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3분기에는 2분기보다 훨씬 큰 충격이 있을 것”이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재에 민감한 월가는 벌써부터 반응하고 있다. 올해 페이스북의 남은 3, 4분기 성장률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날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오히려 4% 급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페이스북이 처한 악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뉴욕 등 48개 주 검찰과 진행 중인 반독점 소송 결과에 따라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FTC는 페이스북이 2012년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2014년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을 인수하며 시장 독과점 구조를 만들었는데, 그 목적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FTC가 부당성을 지적하는 부분은 페이스북이 이들 업체를 인수한 목적이 정당한 경쟁 대신 인수를 통해 경쟁자를 없애버리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점이다. FTC는 그 증거로 2008년 입수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메일을 제시하고 있다. 메일에는 “경쟁하느니 사버리는 게 낫다”는 표현이 등장하며, 메일을 공유한 직원들 다수도 인스타그램과 와츠앱을 페이스북의 위협 요소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또한 주 검찰 등은 경쟁 업체가 사라진 데 따른 개인정보 보호 기능의 약화를 소비자 피해 중 하나로 언급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시장 독점을 한 후 이용자의 상세 결제 정보 수집 전 동의 절차를 없애고, 광고주에게 회원 데이터를 넘기기 전 익명화 한다는 조항을 수정하는 등 개인 정보 보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주 검찰 등이 주장하는 개인정보 보호 기능 약화는 이번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과 대치되는 상황이라 페이스북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빅테크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인사들을 FTC를 비롯한 반독점 규제 기관 수장에 앉히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자유로운 시장 경제를 추구하는 미국의 원칙을 내세운 기업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어 그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더구나 페이스북 규제에 나서고 있는 FTC는 7년 전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왓츠앱 인수를 허가한 당사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는 빅테크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인사들을 반독점 규제 기관 수장에 앉히며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난 20일 법무부 반독점 국장에 지명된 조너선 캔터 변호사가 주목 받고 있다. 그는 구글에 맞서는 회사들을 수년간 법정 대리하며 ‘구글의 적’이라는 별칭을 가졌던 인사로, FTC의 리나 칸 위원장 및 팀 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대통령 특별고문과 함께 빅테크 저승사자 3인방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의 타깃은 비단 페이스북 뿐이 아닌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다.

페이스북, 앉아서 당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악재가 도사리고 있지만, 글로벌 혁신을 주도해 온 빅테크 기업으로서 페이스북도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겠다는 심산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타깃팅 광고 매출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며 광고 매출 위주의 사업구조 개편에 돌입했다고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이 주목한 신사업은 다름 아닌 ‘메타버스’다. 자사 제품인 가정용 화상통화 단말기 ‘포털’과 3D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의 판매를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가상세계에서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최근 IT 매체인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가 생각대로 진행된다면, 향후 5년 안에 페이스북은 SNS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회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페이스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애플 아이폰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과 미국 행정부와 주 법원의 반독점 빅테크 규제 움직임은 우리나라와도 무관하지 않다. 당장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보안을 내세운 애플의 폐쇄성을 ‘개방형 생태계’를 강조함으로서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에서 세계 최초로 추진되고 있는 구글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도 미국 상황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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