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 반독점 압박에 백기 든 애플…인앱결제 빗장 푸나?

구글과 애플이 자사 앱마켓에서만 결제를 가능하게 강제했던 정책에서 조금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이른바 '구글(애플) 갑질법' 통과를 앞두고 있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이들 기업의 지배력 남용에 제동을 거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이 먼저 꼬리를 살짝 내렸다. 26일(현지시간) 애플은 자사 앱마켓인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출시한 개발사들이, 앱스토어 인앱결제 외의 다른 결제경로를 소비자들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기존에는 인앱결제만 하도록 강제했었고, 다른 경로를 통해 앱스토어 이외에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알림(홍보) 조차 강력하게 금지시켜 왔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다. 이 회사는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곳에서 결제하면 수수료를 적게 낸다고 소비자에게 알렸다가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이날 애플은 이러한 내용으로 미국 내 개발자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물론 애플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심(?)은 쓴 것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애플의 인앱결제에 대해 불공정 소송을 제기한 미국 앱 개발자들과 합의한 결과다. 개발자들은 애플이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이러한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지연되고 있는 본회의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과 유럽 등 이와 비슷한 반독점 법안을 추진 중인 각국 정부도 입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애플이 소비자들의 반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조금씩 반독점 논란이 있는 자사 정책을 손보고 있는 것으로 본다. 더불어 아직 빗장을 풀지 않고 있는 구글 보다 소비자 및 파트너 친화적인 인상을 주기 위한 노림수가 될 수 있다.

애플의 이번 개발자와의 합의에 따라, 애플 앱스토어에 앱을 출시한 전세계 개발사들은 앱스토어 외부의 타 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게 된다.

애플의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앱 외부 결제 방식 정보 홍보의 명시적 허용
  • 연 매출 100만달러(약 11억7000만원, 2020년 기준) 미만 사업자 15% 수수료 감면 혜택 3년간 유지
  • 다운로드 및 별점 평가 등 객관적 지표에 기반한 앱스토어 검색 결과 반영
  • 구독·인앱결제·유료앱에 대해 개발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준 가격 수를 100개 미만에서 500개 이상으로 확장
  • 앱 승인 거부 이의 제기 절차 유지 및 설명 강화
  • 앱스토어 연간 투명 보고서 작성 : 다양한 사유로 인해 거부된 앱, 비활성화된 고객과 개발자 계정 수, 검색 쿼리, 결과 관련 객관적 데이터,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앱 수 등을 포함한다. 앱 심사 절차에 대한 의미 있는 통계 공유
  • 소규모 미국 개발자들을 위한 기금 설립 : 2015년 6월 4일부터 2021년 4월 26일 사이 개발자 계정을 보유한 개발자 중 미국 앱스토어에서 매년 1~12월 100만달러 이하 연매출을 기록한 개발자

한편, 구글은 이에 앞서 인앱결제 강제 정책 시행을 연기한 바 있고,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 개발사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여행 경비도 외화로 바로 정산”…트래블월렛 친구간송금 600만건 넘었다

트래블월렛은 ‘친구간송금’ 서비스가 출시 1년 8개월 만에 누적 이용 건수 600만 건을 넘어섰다고 15일 밝혔다. 누적 이용자 수는 200만 명을 기록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제2막…‘섭외’보다 ‘성과 구조’가 중요해졌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 이제 브랜드들은 단순 노출을 넘어 실제 영향력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콘텐츠 반응을 구매 전환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한 번의 성과를 다음 캠페인에서도 반복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판매 실적보다 공급망·안전이 먼저...테슬라·BYD도 심사대 오른다

전기차 보조금 기준이 7월부터 달라진다. 공급망·안전관리 등 5개 분야 13개 항목 평가에서 60점 이상을 받아야 보급사업 참여 가능. 테슬라는 통과 유력, BYD는 공급망 항목이 변수.

"챗GPT가 뭐예요?" 골목상권의 잔인한 현실… AI 대전환 시대, 소상공인만 '섬'에 갇혔다

대기업 회의실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보고서를 쓰고, 사무직 직장인의 책상 위에서는 챗GPT가 엑셀 함수를 대신 짜준다. 그런데 지하철 두 정거장만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 보면 풍경이 사뭇 다르다. 7평짜리 분식집 사장님은 여전히 손글씨로 매출 장부를 적고, 옆 미용실 원장님은 예약 손님 명단을 머릿속으로 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