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탄소배출 관리 전문기업 글래스돔이 동남아 최대 제조 거점인 베트남을 겨냥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탄소 투명성 요구가 급증하면서, 베트남 제조업체들의 데이터 관리 역량 강화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함진기 대표가 이끄는 글래스돔은 9일, 지난 3일 하노이 인터컨티넨탈 랜드마크72에서 현지 제조업체와 정부 관계자 70여 곳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컨퍼런스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규제 대응을 넘어선 경쟁력 확보'라는 슬로건 아래, 베트남 하우스링크와 공동으로 기획됐다. 양국 정부 기관인 베트남 재정부·농업환경부, 한국 중소벤처기업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KOSMO)을 비롯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한국상공인연합회, FPT, LRQA, 법무법인 바른, LG전자 VS사업본부 등이 대거 자리를 채웠다.
공급망 압박에 직면한 베트남 제조업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별 탄소발자국(PCF) 측정과 제3자 검증이 사실상 의무화되면서, 베트남 제조업계는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 바이어들이 공급업체에 탄소데이터 공개를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체계적인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베트남 환경법규 변화와 기업 대응 전략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검증 프로세스 ▲실시간 탄소데이터 수집 및 관리 솔루션 등 현장 중심의 주제들이 집중 논의됐다.
글래스돔 측은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온실가스 인벤토리 최적화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하며, 제조 라인의 에너지 소비량, 원부자재 투입량, 설비 가동 정보를 하나로 묶는 통합 관리 방법론을 소개했다. 이는 국제 탄소 회계 기준(GHG Protocol)에 맞춘 표준 산정 체계로 구성됐다.
"트리플 규제 시대, 통합 대응 체계 필수"
윤태진 글래스돔 유럽법인장은 "글로벌 무대에서는 온실가스 인벤토리가 얼마나 정확한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제3자 검증을 받을 수 있는지가 기업 신뢰도를 좌우한다"며 "베트남 기업들이 이런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의 관심은 특히 법규 변화 대응 세션에 집중됐다. 온실가스 관련 법제도가 빠르게 정비되는 가운데, 수출 중심 기업들이 어떤 로드맵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실무적 논의가 활발했다.
이준희 법무법인 바른 기업전략연구소장은 "베트남 제조·물류 기업들은 현재 ESG 규범 도입, 글로벌 고객사의 탄소중립 요구, 국제 무역장벽이라는 세 가지 압박에 동시에 직면한 상태"라며 "살아남으려면 국내법·고객사 요구사항·통상 규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종합 대응 체계와 단계별 실행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지 사업 확장 로드맵 가동
글래스돔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베트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우선 현지 제조기업 대상의 탄소관리 교육 프로그램을 순차 확대하며, 베트남 정부 산하 기관 및 대형 제조사와 파일럿 프로젝트 착수를 논의 중이다. 2026년 중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도 계획에 포함됐다.
베트남 정부와 산업계 역시 이번 세미나가 제조업 경쟁력 제고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함진기 대표는 "베트남 당국은 산업 전반의 탄소정보 신뢰도와 온실가스 집계 정확성 향상을 국가 핵심 과제로 설정해 추진 중"이라며 "이번 컨퍼런스가 현지 기업들에게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앞서 준비할 수 있는 방향타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