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 10곳 중 8곳이 오픈AI의 인공지능(AI) 모델을 쓰고 있지만, 앤트로픽과 구글이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며 기업용 AI 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 a16z(안드레센 호로위츠)는 2025년 1월 30일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100개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대상으로 한 3차 연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2025년 하반기 진행됐으며, 연 매출 5억 달러 이상 기업의 부사장급 이상 의사결정권자가 참여했다. 응답 기업 중 88%는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 30%는 100억 달러 이상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오픈AI는 78%의 기업이 실제 업무 환경에서 사용하며 기업용 AI 시장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앤트로픽이 2025년 5월 이후 점유율을 가장 크게 높이며 25%포인트 성장했다. 현재 44%의 기업이 업무 환경에서 앤트로픽을 쓰고 있으며, 시험 환경까지 포함하면 63%를 넘는다.

지갑 점유율도 변화가 감지된다. 오픈AI가 약 56%로 아직 과반을 차지하지만, 앤트로픽과 구글 제미나이가 꾸준히 오픈AI의 몫을 가져가고 있다. 응답자들은 이런 변화가 202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점유율 변화에도 세 회사 모두 실제 지출은 늘었다.
기업용 AI는 하나의 시장이 아니라 여러 쓰임새가 모인 것이다. 어떤 일에 쓰느냐에 따라 1위가 달랐다.
오픈AI는 범용 챗봇, 기업 지식관리, 고객 지원처럼 초기에 나온 기능에서 여전히 강하다. 먼저 들어온 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앤트로픽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데이터 분석에서 1위를 달린다. CIO들은 2024년 하반기 이후 앤트로픽의 빠른 성능 향상이 도입을 늘린 이유라고 답했다. 실제로 앤트로픽 고객 75%가 최신 모델인 소나 4.5나 오푸스 4.5(Opus 4.5)를 업무에 쓰고 있다. 이는 구형 모델 사용률보다 훨씬 높다. 오픈AI는 고객 46%만 최신 모델인 GPT 5.2나 5.2 프로를 썼다.
구글 제미나이는 코딩을 빼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제미나이 점유율은 코딩 분야에서만 유독 낮았다.
이런 차이 때문에 대부분 기업은 한 회사 제품만 쓰지 않는다. 81%의 기업이 3개 이상 모델을 시험 또는 업무 환경에서 쓰고 있다. 이는 1년 전 68%에서 늘어난 수치다.
온라인에서는 오픈AI 대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 대 커서 논쟁이 뜨겁지만, 실제 기업용 AI 앱 시장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여전히 압도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이 기업용 채팅 부문 1위다. 챗GPT가 격차를 줄이긴 했지만 아직 뒤처진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기업용 코딩 도구 시장에서 여전히 1위다.
응답 기업 65%는 가능하면 기존 솔루션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신뢰, 기존 시스템과의 연결, 구매 절차의 단순함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플랫폼 전환은 새 기회를 만들며, 기업들은 AI 전문 스타트업이 가져오는 빠른 혁신과 최신 기능을 높이 평가한다고 일관되게 말했다.
제3자 앱이 사라진다는 얘기는 크게 과장됐다. 데이터를 보면 대부분 쓰임새에서 제3자 앱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계속된다.
지식관리와 업무자동화처럼 예전엔 회사가 직접 만들던 영역에서도, 많은 기업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체 개발시스템에서 완제품 앱으로 옮길 것으로 내다본다.
비공개소스 모델 선호도는 2024년 3월 첫 조사 이후 꾸준히 늘었다. 현재 3분의 1 이상 기업이 비공개 소스 모델을 선호한다. 모델 품질 변화 속도, 제한된 내부 AI 인재, 그리고 놀랍게도 데이터 보안이 주요 이유였다. 오픈AI와 비공개 소스 같은 주요 AI 업체 신뢰도는 지난 2년간 크게 올랐다.
약 80%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를 거치지 않고 기업에 직접 모델을 설치하는 것을 편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이는 2024년 3월 약 40%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CIO들은 오픈소스와 비공개소스 모델 간 총소유비용이 비슷해지고 있다고 봤다. 주요 AI 업체와 클라우드 회사들이 지난 몇 년간 비용을 낮추고 서비스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기업 AI 지출은 계속 예상을 웃돈다. 지난 2년간 평균 기업 AI 지출은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해 약 450만 달러에서 약 700만 달러로 늘었다. 기업들은 올해 약 65% 더 늘어 약 116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앱 지출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은 평균 약 390만 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론 거의 600만 달러를 썼다.
국내에서도 메가존클라우드 조사에 따르면 기업 55.7%가 생성형 AI를 쓰고 있으며, 2026년엔 8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이 보고한 LLM 및 AI 앱의 투자수익률은 온라인 분위기만큼 극적이지 않다.
이런 격차는 두 가지를 보여준다. 첫째, 기업은 여전히 AI를 효과적으로 쓰는 법을 배우고 있으며, 종종 모델을 실제 업무로 바꾸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둘째, 기업은 실제로 써봐야 '좋은' 게 뭔지 알게 된다. 이전 조사에서 같은 개발자들이 커서를 쓴 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만족도가 48포인트 떨어졌다. 경험은 기대치를 바꾼다.
a16z는 "시장은 거대하고 여전히 예상보다 빠르게 자라고 있다. 역학은 변하고 있다. 지난 18개월 동안 본 모든 것을 고려할 때, 기업용 AI는 주목할 전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