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카카오, 금융시장서 격돌한 빅테크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진출해 격돌하고 있다. 카카오가 인터넷 은행과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한 정식코스를 택한 반면 네이버는 직접 진출 대신 사업 제휴를 통한 서브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 다르다.

 

포문을 먼저 연 것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4000만명이 넘는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그것이다. 둘 다 카카오톡을 강력한 허브로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톡과 연계해 결제, 송금, 투자는 물론 보험과 신용조회도 가능하다. 카카오뱅크도 카톡을 이용한 모임통장 초대 기능, 카카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카카오뱅크 상담 챗봇 등 협력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의 2분기 매출 구성 중 모빌리티·페이 및 연결자회사를 포함한 ‘신사업’ 부문 매출은 126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149%나 증가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의 올해 2분기 거래액은 14조8000억원으려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의 올해 2분기 거래액은 14조8000억원으려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모바일앱 월간 이용자 수(MAU)는 1154만명으로 KB국민은행(1057만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의 2020년 매출 비중.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자료제공=카카오)
카카오의 2020년 매출 비중.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자료제공=카카오)

반면 네이버는 검색 포털인 네이버의 고객 기반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톡만큼 강력한 네트워크 채널은 없지만 네이버쇼핑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고객데이터를 활용하면 직접 금융사 설립하지 않고도 충분히 금융 시장에서 주도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 네이버파이낸셜과 해외 계열사인 라인파이낸셜을 통해 다른 금융사들과 제휴를 추진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고 올해 들어 미래에셋과 협업해 CMS 통장을 출시해 금융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 상공공인 대상 대출 및 보험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노무라홀딩스와 조인트벤처로 라인증권, 미즈호 파이낸셜과는 라인뱅크를 설립했다. 또 라인보험은 일본 손보사 재팬니폰코아와 손잡았다. 라인뱅크의 경우 일본 외에도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은행 합작사를 설립했거나 추진중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금융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면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펴낸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과 협업하는 금융사와 그렇지 않은 금융사 간의 수익 격차 확대, 금융사와 협업하는 플랫폼 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2016년 1월 카카오뱅크, 올해 2월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했고,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금융전담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해 지난달부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금융업 인가를 받기도 했지만, 주로 플랫폼 이용자와 금융사를 연결하는 식의 서비스로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보고서는 “온라인 플랫폼과 금융사의 협업이 증가하면, 플랫폼이 협업하는 특정 금융사의 상품만을 취급하고 판매 채널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며 “금융사가 다수의 플랫폼과 제휴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고,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보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에 증권사 수준의 금융규제를 적용하기는 어려우나, 별도의 규제·감독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금융사들과 온라인 플랫폼의 갈등을 조율하는 것이 금융당국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다정 기자

yoodj92@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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