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쿠팡, '풀필먼트' 경쟁 불 붙었다

국내 이커머스 1위 네이버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쿠팡 견제에 나섰습니다.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 영역을 공고히 하는 네이버의 전략이 이커머스에서도 적용되는데요,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물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양사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중심으로 전국 빠른배송 서비스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양사의 협업 핵심은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입니다.

풀필먼트 사업 경쟁력 강화는 쿠팡이 그리고 있는 이커머스 생태계의 완성과 궤를 같이 합니다.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IT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풀필먼트는 제품 주문과 동시에 선별-포장-배송-사후처리의 모든 과정을 처리해 주는 이커머스 서비스죠. 빠른 배송이 중요하기에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물품 및 거점 확보는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AI가 적용된 빅데이터 기술 등 첨단 IT 기술력이 요구되고요. 판매를 미리 예측해 물류센터에 해당 물품들을 보관해 두고, 주문시 바로 배송하는 시스템이 풀필먼트입니다.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의 핵심은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서 결정 나게 된다. (사진=플리커)

이미 쿠팡은 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서 빅테크 기업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 또한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아마존의 풀필먼트바이아마존(FBA)를 벤치마킹한 수익 모델인데,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쿠팡이 그리고 있는 풀필먼트 기반의 생태계는 '로켓배송 서비스의 시스템화로, 앉아서 돈을 벌어주는 시스템 구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쿠팡의 진격은 국내 모든 이커머스 기업과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을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나선 신세계 등의 사례로 잘 드러났죠.

네이버, CJ대한통운과 협렵으로 풀필먼트 확보 총력

특히 국내 최대의 플랫폼을 갖춘 네이버의 행보가 주목됐는데, 네이버는 자사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물류 대기업과 결합한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 나섰습니다. 네이버는 21일 CJ대한통운과의 이 같은 협력 계획을 밝혔습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양사는 네이버 판매자 중심 풀필먼트 센터 오픈 및 인프라를 확대하고, AI 기반의 물류 인프라 구축과 솔루션 개발, 로봇 기술을 이용한 물류 테크를 강화키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배송 체계를 구축하고 배송 속도를 빠르게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네이버의 전략은 강력한 파괴력을 가집니다. 그동안 네이버는 '소상공인을 죽인다' '동네상권을 침해한다'는 식의 독과점 기업에 대한 강한 사회적 견제로 발톱을 숨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마트스토어를 확대하면서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이미지를 확대하는 것에 주력한 이유도, 또 단독 진출 보다 협력사를 통한 사업 확장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국내 최고의 빅테크 기업' 네이버가 가진 기술력과 사업 인프라, 고객 확보 역량까지 결합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할 경우 경쟁자를 찾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등으로 인한 자금력 확보 등 한껏 기세가 오른 상황이라, 네이버의 풀필먼트 확장 전략으로 향후 더욱 재미 있는 경쟁 구도와 산업 발전도 기대됩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기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심으로 운영해온 곤지암, 군포, 용인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추가로 20만평 규모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제공해오던 익일배송 서비스가 내년부터 46만 스마트스토어로 확대됩니다.

특히 생필품,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에 대한 사용자 요구가 많은 상품군에 대해서는 당일배송 및 새벽배송도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하죠. 쿠팡의 로켓배송/새벽배송/당일배송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네이버 사업개발 김평송 책임리더는 "이번 협력을 통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자신의 사업 형태에 따른 물류 방식을 선택하고, 구상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의 풀필먼트 플랫폼인 NFA를 구축한데 이어 익일배송, 당일배송 등 상품의 배송 속도도 전국을 대상으로 빠르게 높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쿠팡의 로켓배송

빅테크 기업 경쟁으로 기술력-소비자 편의성 UP

이에 따라 내년부터 소비자들은 쿠팡 외에도 네이버 쇼핑 카테고리를 통해 다양한 제품(식료품 등 포함)의 희망일 배송, 빠른 배송, 프리미엄 배송 등의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소비자의 편의성은 경쟁을 통해 더욱 높아집니다. 

또한 네이버-CJ가 새롭게 구축하는 풀필먼트 센터는 AI와 로봇, 클라우드 등 차세대 미래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물류 거점으로 활용될 계획입니다. 네이버 AI기술인 클로바를 바탕으로 물류 데이터 솔루션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물류 수요예측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창고 할당, 자동 입고 예약 등 물류 전반 프로세스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풀필먼트 및 배송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높일 예정이라 하는데요. 네이버 랩스의 로봇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물류 테크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아마 이 부분이 쿠팡이 가장 걱정해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쿠팡이 혁신 테크 기업으로 인정을 받고 우수한 개발 인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네이버의 인재풀과 기술력을 넘어서기란 힘들기 때문이죠.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오래 전부터 IT 개발자 등 우수 인력을 확보해 혁신적인 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첨단 물류 시스템은 이미 선순환 생태계를 완성한 상태다. 네이버와는 풀필먼트 기반의 스마트물류 시장 파이를 키우는 건설적인 경쟁이 기대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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