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은 생존할까?

당근마켓의 비즈니스모델(BM)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천만앱이 된 지 꽤 된거 같은데 돈번다는 소문이 안들리니 말이죠. 그런 기사들을 보다가 기시감이 들었는데 4~5년전 카카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카카오야 너 돈 어떻게 벌래? 지금 가치 너무 거품 아니야?"라고 걱정들 많이 했는데 카카오가 비즈보드(광고판) 달고 이익이 빠르게 늘어나며 할 말이 없어졌죠.

같은 맥락에서 보면 당근마켓 걱정은 하는 게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그들은 이미 모바일 세계에 땅사고 도로를 지은 것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그 땅 이름은 ‘강남대로’ 입니다. 아무거나 해도 되는 땅이죠. 우리의 걱정은 자영업자에게 해당하지 강남대로 땅주인에게 향해선 안됩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 이유는 그들의 손익계산서 때문입니다. 매출 약 257억원에 영업손실 352억원인데요. 전기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지만 비용 역시 빠르게 성장하며 적자폭이 늘었죠. 매출의 대부분은 광고매출인데요, 광고매출 257억원은 천만앱의 매출액 치고는 좀 소박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야기합니다. “너네 BM이 대체 뭔데 앞으로 돈벌 수 있는 거 있어?”

사실은 BM의 종류가 문제는 아닙니다. 광고 하나만으로도 돈 많이 벌 수 있다는 건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구글이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아마 당근마켓의 고민은 MAU 1,700만명이 어떻게 매일 혹은 그것보다 자주 들어오게 할까? 일 것입니다. 하나의 앱에 대한 사용자 1,700만명은 이미 충분히 크기 때문에 그들이 들어오는 빈도만 늘릴 수 있다면 광고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빈도는 어떻게 늘릴까요? 여기엔 네이버 모델과 카카오 모델 있습니다. 먼저 카카오톡은 태생적으로 사용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앱이죠. 거기다 선점효과가 크기 때문에 경쟁도 거의 없어요. 이것은 축복받은 사업입니다. 중고앱 특성상 당근마켓이 따라할 수 없습니다. 네이버도 사용빈도 높은 검색엔진이라는 축복받은 사업이긴 한데 그 동네엔 구글님이 계시죠. 그래서 그런지 이들은 조금 다릅니다. 뉴스, 까페, 블로그, 증권, 쇼핑, 지도, 웹툰 등등등. 오늘 하루 중 한번이라도 네이버에 접속해야할 이유를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렇게 당근마켓도 당근을 켜야할 이유를 100가지쯤 만들어야 됩니다. 물론 네이버와 똑같으면 재미없으니 조금 다르게 해야겠죠. 아마도 오프라인에 집중할 것입니다. 런닝앱, 등산앱, 챌린지앱, 독서앱, 데이팅앱 등 '만남'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을 닥치는 대로 인수하거나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 메타버스의 시대가 심화될수록 직접 만남이 희소해지기 때문에 그것의 가치는 반대로 높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 고플땐 당근을 켜게 만드는 것입니다. 당근에서 만남을 시작해 당근에서 지속하는 관계같은 동네사람이라 쉽게 더 깊어지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구심점이 당근이 되는거죠.

그러니까 당근은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2021년 8월에 투자유치 후 약 1,788억원이 들어왔는데 직원 수와 광고 좀 늘린 것 말고는 딱히 쓴 것이 없습니다. 스타트업이라면 아직 통장에 약 1,600억원이 남아 있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닥치는 대로 쓰면서 사업을 확장 해야 합니다. 야놀자처럼 투자자들에게 'show me the money'를 계속 입력하면서 투자금 많이 받아서 확장하고 앱은 토스처럼 그 안에 오만가지 다 들어 있으면서도 쾌적하게 유지해야 됩니다.

그럼 또 모르지요. 네이버와 카카오와 다른 플랫폼 공룡이 나올 지. 그러니 한동안 당근마켓 재무제표는 자세히 볼 필요가 없습니다. 한 해동안 어떤 종류의 서비스가 늘었고 그것에 대해 이용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주는지 정도만 보면 당근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재용

jylee@find-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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