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 투자사, AI 활용 심사 기간 절반 이상 단축…7일 만에 결정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 전문사인 더벤처스가 투자 심사 소요 시간을 대폭 줄였다. 회사는 11일 정례 심사 제도인 배치 시스템의 선발 주기를 14일에서 7일로 절반 줄였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지난 6월 월 단위 운영 방식을 2주 체제로 바꾼 지 석 달 만에 이뤄진 것으로, 그동안 축적된 심사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실현됐다.

업계에서 일반적인 배치 방식 심사는 보통 30일 이상이 걸리고, 투자 확정까지 복수의 대면 미팅과 내부 검토 단계를 반복하는 것이 상례다. 더벤처스는 이러한 다단계 프로세스를 주 1회의 단일 미팅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창업자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여부를 훨씬 조기에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선발된 팀은 남은 시간과 에너지를 멘토링, 업무 지원, 투자 네트워크 확장 등 실질적 성장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더벤처스는 올해 3월 'Vicky(비키)'라는 이름의 AI 심사 시스템을 본격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창업자 경력을 가진 투자 전문가들의 판단과 결합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사람과 AI가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특징이다.

회사는 배치 제도를 운영하면서 쌓인 실제 투자 결과, 성사 확률, 선정 기업의 성장 추이 등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시스템을 개선해왔다. 이번 업그레이드에서는 시장 매력도, 기술 수준, 팀 구성, 초기 고객 반응 등 주요 판단 기준에 대한 데이터 분석 폭을 확대했고, 비키의 투자 타당성 평가 알고리즘을 한층 더 정밀하게 다듬었다.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보면, AI 심사 시스템 비키가 시장 환경, 경쟁 상황, 기술 차별성, 고객 피드백 등 여러 지표를 먼저 분석해 1차 평가를 제공한다. 이후 창업 경험이 있는 파트너들이 비키의 분석을 참고해 심화 검토를 거쳐 최종 투자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다. 데이터의 객관성과 현장 감각을 동시에 활용해 심사 속도와 정확도를 모두 끌어올린 셈이다.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는 "우리는 창업자가 창업자를 직접 지원한다는 원칙 아래 누구보다 현장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는 투자사를 지향한다"며 "이번 7일 배치 전환은 AI 분석 능력과 창업자 출신 파트너의 실무 경험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더욱 기민하면서도 균형 잡힌 평가 시스템을 만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어려운 과제에 맞서는 창업자들이 시장에서 한층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기반의 투자 혁신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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