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시니어케어 현장에 음성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서비스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니어케어 전문기업 케어링은 최근 일레븐랩스(ElevenLabs)의 에이전트 플랫폼(Agents Platform)을 도입해 ‘AI 마음돌봄’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돌봄 인력 부족으로 생기는 공백을 기술로 보완하는 동시에, 향후 다국어 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까지 검토하겠다는 구상이다.
2019년 설립된 케어링은 방문요양과 주간보호센터를 중심으로 약 1만2000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케어 기업이다. 전국 60개 센터를 직영 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약 900명의 임직원과 6만명 이상의 요양보호사 풀을 보유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돌봄 인력 부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케어링은 요양보호사 방문 시간 외에도 홀로 지내는 노인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AI 마음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음성 AI를 활용해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고 대화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케어링은 이를 통해 돌봄의 빈 시간을 메우는 한편, 현장 인력의 부담을 덜고 어르신의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유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케어링 측은 특히 사람 같은 음성 표현이 가능한 기술이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였다고 판단했다.

케어링이 일레븐랩스를 선택한 배경에는 시니어 친화적 대화 경험 구현이 있었다. 자연스러운 발음과 존댓말, 정서적 온기를 살린 음성 표현은 물론, 천천히 말하는 고령층과의 대화에서도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저지연 성능, 빠른 프로토타이핑이 가능한 플랫폼 구조, 헬스케어 환경에서의 일관된 성능, 다국어 기반 확장성 등이 주요 고려 요소로 제시됐다.
실제 파일럿 결과도 확대 운영의 근거가 됐다. 케어링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1차 파일럿을 진행했고, 올해 1월에는 2차 확대 파일럿을 실시했다. 1차에서는 통화 완료율 100%, 통화 거부율 0%, 평균 통화 시간 4분 22초, 최장 10분을 기록했다. 2차에서는 총 120회 발신, 재참여율 100%, 목표였던 5분을 웃도는 통화 시간과 최장 15분의 기록이 나왔다. 케어링은 이를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AI 대화가 실제 노인의 일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이사는 “고령인구 증가와 돌봄 인력 부족이 겹치며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사람 같은 느낌을 주는 음성합성(TTS) 기술을 통해 어르신의 자존감을 지키고 돌봄의 공백 시간을 채우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돌봄의 전문성을 더 넓히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일레븐랩스 측도 이번 협업의 의미를 운영 효율성과 돌봄 혁신의 결합에서 찾았다. 홍상원 일레븐랩스코리아 지사장은 “신뢰할 수 있는 대화 경험을 바탕으로 인력만으로는 메우기 어려운 시간대를 지원함으로써, 오히려 돌봄의 인간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앞으로 적용 범위를 더 넓힐 계획이다. 케어링은 올해 ‘케어링 스테이’ 입주자 전원에게 AI 마음돌봄을 제공하고, 전체 대상 규모를 2000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7년에는 다국어 확장을 축으로 대상자를 2만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시니어케어 분야에서 음성 AI가 단순 보조 수단을 넘어 서비스 운영 모델 자체를 바꾸는 실험이 본격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