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나로 물류창고 '디지털 트윈' 만든다… 딥파인, 월드IT쇼서 'DSC' 플랫폼 첫 공개

XR 공간정보 구축 솔루션 ‘DSC’

스마트폰 한 대로 실제 물류창고를 3차원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낼 수 있다면? XR(확장현실) 공간컴퓨팅 전문기업 딥파인이 오는 4월 24~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월드IT쇼'에서 이 같은 기술을 직접 선보인다. 핵심은 자체 개발 플랫폼 'DSC(Deep.Fine Spatial Crafter)'다.

DSC는 기존 디지털트윈 구축에 필요했던 고가의 라이다(LiDAR) 센서나 3D 스캐너 없이,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 실내외 공간을 정밀하게 3D 모델링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앱을 실행한 뒤 공간을 촬영하기만 하면 AI가 자동으로 벽면·기둥·천장 등을 인식해 입체 지도를 생성한다. 전문 인력이나 별도 장비 투자 없이도 누구나 디지털트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딥파인의 설명이다.

월드IT쇼 현장에서는 실제 물류센터를 재현한 데모를 진행한다. DSC로 구축한 창고 디지털트윈이 WMS(창고관리시스템)와 실시간 연동되면서, 작업자가 AR 글래스를 쓰고 창고에 들어서는 순간 상품 위치가 3D 공간 위에 표시되고 가장 빠른 동선이 안내되는 식이다.

딥파인이 지난해 경기 가산동 물류센터에서 진행한 파일럿 테스트 결과, 피킹(picking·상품 집품) 작업 시간이 평균 36초에서 20초로 단축돼 생산성이 약 44% 향상됐다. 회사 측은 "숙련 작업자가 아니어도 신입이 첫날부터 최적 경로를 따라 움직일 수 있어 교육 기간도 대폭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딥파인은 물류 외에도 건설·전시·관광 분야로 DSC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는 BIM(건축정보모델링) 도면을 실제 공사 현장에 겹쳐 표시해 설계와 실제 시공 간 오차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미술관에서는 작품 앞에서 AR 도슨트 정보를 띄우거나, 대형 전시장에서 부스 위치를 3D 네비게이션으로 안내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김현배 딥파인 대표는 "DSC는 단순히 3D 지도를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제조·물류·유통·교육 등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10배 이상 끌어올릴 핵심 인프라"라며 "이번 월드IT쇼를 통해 XR 기술이 더 이상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에 국한되지 않고, 실제 기업 현장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솔루션임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딥파인은 DSC와 함께 'DAO(Deep.Fine AR.ON)'라는 원격협업 솔루션도 함께 선보인다. DAO는 작업자가 AR 스마트글래스를 쓰고 현장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공유하면, 원격지 전문가가 화면에 화살표·도면·텍스트 등을 덧그려 즉시 지시하는 방식이다. 해외 공장 설비 점검이나 위험 작업 현장에서 특히 유용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공간컴퓨팅 시장은 2024년 약 1,200억 달러(약 171조 원) 규모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28.3% 성장해 5,600억 달러(약 798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애플이 지난해 '비전 프로'를 출시하며 공간컴퓨팅 개념을 대중화한 이후, 메타·구글·MS 등 빅테크는 물론 국내외 스타트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대부분 솔루션이 고가의 헤드셋이나 전용 센서를 요구하는 반면, DSC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소상공인도 진입 장벽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DSC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 'XR 기술 및 액세서리'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고가 장비 없이 누구나 공간 디지털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XR 기술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수상은 딥파인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에도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됐다.

딥파인은 올해 하반기 DSC의 API를 공개해 외부 개발사들이 자유롭게 응용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 클라우드·AWS 등 클라우드 인프라와 연동해 대용량 3D 데이터를 실시간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DSC가 'XR 시대의 구글맵'처럼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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