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발생한 인종차별적 폭동 사태의 여파로 영국 정부가 가짜뉴스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영국 방송통신규제청(Ofcom)은 국내외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을 향해 증오를 부추기거나 오프라인 폭력을 유도하는 불법 콘텐츠를 즉각 차단하고 삭제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를 강력히 상기시켰다. 당국은 공식 공개서한을 통해 모든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영국의 '2023 온라인안전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하며, 위기 상황 속에서 무책임하게 유통되는 위험 콘텐츠에 대한 자율 규제 실패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번 당국의 전격적인 사법 압박은 최근 벨파스트 중심가를 뒤흔든 심각한 민간 치안 마비 사태에 따른 긴급 처방이다. 더블린 출신의 한 남성이 거리에서 흉기 습격을 당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수단 국적의 용의자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되자 영국의 극우 반이민 세력들은 용의자의 인종과 이민자 신분을 정치적 선동 도구로 악용하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야간 시간대 벨파스트 전역에서는 복면을 쓴 무리가 이민자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의 주택 여러 채에 불을 지르고 경찰을 공격하는 등 격렬한 폭동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이민자를 향한 무차별적 증오 발언과 사건에 대한 왜곡된 허위 정보가 실시간으로 퍼지며 폭력 사태의 기름을 부었다는 점이다. 특히 엑스(X, 옛 트위터)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이러한 선동성 게시물들이 파급력을 얻는 데 직접적으로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영국 고등법원 판사가 백인 시위대를 법봉으로 폭행하는 듯한 조작된 그래피티 이미지를 공유한 것은 물론, 영국의 사법·치안 시스템이 이민자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극우 활동가의 주장을 리트윗했다.
현재 X에서 약 2억 4천만 명에 달하는 막강한 팔로워를 보유한 머스크는 과거 자신의 트윗 도달률을 인위적으로 높이기 위해 플랫폼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가 폭주하듯 공유한 게시물 중에는 과거 별개의 사건 이미지를 교묘히 짜집기해 인종 갈등을 유발하는 왜곡된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비록 머스크의 공유 글들이 폭력을 직접적으로 선동하진 않았으나, 이는 지난 5월 X가 영국 정부에 증오 및 테러 콘텐츠를 줄이겠다고 공언한 약속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번 규제 당국의 경고 서한은 현실의 비극을 틈타 폭력을 조장하는 허위 정보의 급증을 막기 위한 신규 안전 조치를 발표한 지 단 하루 만에 나온 전격적인 조치다. 이미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인 가운데, 당국은 향후 플랫폼 기업들이 불법 콘텐츠 유통 위험을 선제적으로 낮추지 않을 경우 막대한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하며 감시 체계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