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핵폭탄보다도 더 위험” 경고 왜?

‘메타버스가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핵무기 발명 이후 가장 위험한 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손은 아마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처럼 메타버스를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일 것이다.’

인터넷 선구자이자 메타버스인 ‘유더버스’(Utheverse)의 창업자인 캐나다 IT 기업인 브라이언 슈스터의 메타버스에 대한 전망이다.

메타버스에서 17년 간 일하며 디지털 세상인 유더버스(Utherverse)를 창조해 운영중인 브라이언 슈스터(왼쪽)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메타버스를 오남용할 것이며, 저커버그가 가장 위험한 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사진=슈스터 트위터)

메타버스는 로블록스, 제페토 열풍 등에서 보듯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을 점점 더 늘어나게 하며, 현실세계에서 멀어지게 만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상공간이다. 특히 페이스북이 지난해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전력투구하겠다는 대상이자 공간이기도 하다.

슈스터가 이처럼 저커버그의 메타에 경계심을 드러내는 것은 메타버스에 전력투구하겠다는 페이스북이 과거 보여준 잘못된 행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간 페이스북은 ‘유독한 주의력 흡수제’로서 수많은 부정적 수식어가 따라붙은 공간으로도 치부됐다. 예를 들면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주범,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의 매개체,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 유포의 장, 선거개입·개인정보유출·성매매와 성폭력이 자행되는 공간, 자살과 살인 현장의 생방송에까지 따라붙는 페북이라는 지적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인지 슈스터는 특히 메타(페이스북)를 예로 들어가며 이 회사가 돈을 벌기 위해 몰입형 세뇌기능을 가진 메타버스로 사람들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조종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것이 핵무기보다도 더 무섭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슈스터의 주장을 반드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가 지난달 30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 메타버스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지, 그렇다면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주의 기울여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17년 간 메타버스와 함께 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메타버스가 뭐길래?

세컨드라이프에서 사교활동을 하는 아바타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를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라고 설명한 적이 있는데 결국 사람들이 같은 물리적 공간에 있지 않은 다른 사람들과 게임을 하고, 일을 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가상 공간들의 집합이다.

이는 사람들이 현실세계보다 가상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현실세계에서 우리가 깨어나서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이 헤드셋을 꺼놓고 지내는 (현실세계에서의)시간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그 시간에 그 가상세계에서 상호작용하고, 쇼핑하고, 데이트하고, 일하고, 학교에 가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인터넷의 미래로 전망되며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이 개념에 대해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페이스북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일하고, 놀고, 배우고, 쇼핑하고, 만들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반드시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것에 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로의 돌격을 주도하고 있지만, 한 회사가 단독으로 구축할 수 있는 단일 제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메타버스는 페이스북이 있든 없든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그리고 그것은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 제품들 중 많은 것들이 향후 10~15년 안에 완전히 실현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또 인류가 궁극적으로 그의 메타버스로 옮겨갈 것이며, 그들의 현실은 그들이 지배하는 새로운 세계를 위해 남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타버스 운영자들이 돈벌기 위해 알고리즘 조작할 가능성

이런 메타버스 세상이 점점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슈스터의 경고는 무엇보다도 “메타버스가 전체 인구를 세뇌하고 기본적으로 그들을 꼭두각시 조종자의 통제하에 두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오큘러스/유튜브)


이런 메타버스 세상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슈스터의 경고는 무엇보다도 “메타버스가 전체 인구를 세뇌하고 기본적으로 그들을 꼭두각시 조종자의 통제하에 두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한다. 그는 메타버스 사용자들을 위한 경험을 만드는 데 책임이 있는 알고리즘에 주목한다.

슈스터는 “그 어느 것도 무작위적이지 않다. 모든 것은 컴퓨터에 의해 알고리즘적으로 생성되며 우리는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으로 무엇을 하는지 보았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는다.

슈스터는 무엇보다도 메타버스의 완전한 몰입형 세뇌 기능을 우려한다. 그는 “메타버스가 모든 사람들을 세뇌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고 기본적으로 그들을 꼭두각시조종자의 통제 하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슈스터는 메타버스를 운영하는 개인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세뇌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측면도 지적한다. 그는 “저커버그나 페이스북이 인간의 이익과 장수를 위해 돈을 희생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낼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돈은 사람들이 행복하거나 화가 날 때 나온다. 그래서 여러분은 어떤 길을 택할까요? ”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페이스북이 선택한 길을 보았고, 그들은 메타버스에 관한 한 같은 길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슈스터는 “아무것도 무작위적이지 않다. 모든 것은 컴퓨터에 의해 알고리즘적으로 생성되며 우리는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으로 무엇을 하는지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당신은 메타버스에서 당신 일생의 연인을 만났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건 저커버그가 당신과 어울리는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은 한 쪽의 의견만을 듣고 자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컴퓨터 시스템은 그것이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라고도 지적했다.

슈스터는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저커버그만이 아니라, 이익을 사람들 위에 둘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세뇌기능과 이를 이용한 돈벌기 외에 수세대 걸쳐 고립된 사람 만들 수도

슈스터는 메타버스가 잘못된 사람의 수중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미 페이스북이 그렇게 했듯이 수 세대에 걸쳐 고립된 사람들을 만들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물론 페이스북만 그렇다는 건 아니다. (사진=호라이즌 월드)

우려되는 또 다른 부작용도 있다. 그는 메타버스가 잘못된 사람의 수중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미 페이스북이 그렇게 했듯이 수 세대에 걸쳐 고립된 사람들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슈스터는 “우리는 저커버그(페이스북) 때문에 이미 현실 세계에서도 훨씬 더 적은 것을 얻고 있다. 이미 화면 뒤에 자신이 누구인지 숨길 수 있다. 이것이 저커버그의 메타버스로 옮겨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유더버스에 있는 아바타들은 몸통과 다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들[메타의 메타버스]은 아바타를 가지고 있지만, 몸통, 머리, 팔일 뿐이다. 이것은 모든 종류의 활동을 미리 배제시킨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정서적으로 지지를 받기 위해 접촉이 필요하다. 우리는 춤을 추고 사람들과 함께 앉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메타의 호라이즌월드(Horizon Worlds)는 현재 메타의 거대한 메타버스 시험장이다.

슈스터는 “호라이즌에서는 아바타가 서로 몇 피트 이내에 들어올 수 없다. 어떻게 누군가를 안아주고 진정한 인맥을 쌓을 수 있을까? [이것은] 누군가와 친해지는 것, 즉 사람들에 신경쓰고 관심가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고립된 세대를 만들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현재 한 앱에는 크리에이터들이 그들의 디지털 세계 내에서 가상 아이템과 효과를 판매할 수 있는 인앱 구매 기능이 포함돼 있다.

슈스터는 저커버그가 호라이즌과 한 일은 이미 인류에게 매우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19년 전에 메타버스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의 미래가 인간 매트릭스가 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하지만 이것은 인류를 통제하는 궁극적인 능력이다 . 그 자신의 장치에 맡겨두면, 그것은 페이스북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5월 메타 메타버스에서 가상공간 성폭력… 어떻게 처리할까?

지난 5월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에서 가상세계의 성폭력이 발생했다. (사진=섬어브어스/호라이즌 월드)

저커버그의 메타버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이미 위험한 곳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의 증가하는 힘을 억제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비영리 단체인 섬오브어스(SumOfUs)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이 단체의 21세 유색인종 여성 행세를 한 연구원이 메타의 가상공간인 호라이즌 월드에 들어간 지 1시간 만에 낯선 사람에게 가상공간 상의 성폭력을 당했다. 이때 또 다른 사용자는 이를 지켜보면서 보드카 한 병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메타(페이스북)이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힘의 경계선을 두는 것이었다. 메타는 호라이즌 월드에서 친구아닌 사용자들과는 4피트(1.2m) 떨어져 있게 하는 개인경계선(Personal Boundary) 기능을 갖추는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슈스터는 “사람들은 이곳으로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며, 다리 아래의 모든 것을 제거한 이것은 아바타가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로 사람들을 더욱 고립시킨다”고 주장했다.

슈스터는 호라이즌 월드에서 사람들은 이곳으로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사람들을 더욱 고립시킨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유더월드의 아바타들. (사진=유더월드)

그는 이어 (자신의) “유더버스는 공동체 운영을 통해 그러한 사건을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가 당신을 괴롭힌다면 당신은 그들을 무시 목록에 넣을 수 있고 그들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 “당신은 그들과 마주친 장소에서 결코 그들과 마주칠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무시 목록에 올라간다면, 당신은 그것들을 지역 조정자들에게 보고할 수 있고 그들은 금지당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자신도 메타버스인 유더버스를 운영하는 슈스터가 경쟁사인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를 예로 들어가며 메타우버스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은 모순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메타버스 운영자들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메타버스를 돈을 벌기위한 세뇌기구로 사용할 수 있고 돈을 벌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할 수 있다”는 그의 지적은 새겨 들을 만해 보인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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