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끝없는 추락···넘어야 할 3가지 장애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지난 11일 소문 속의 퀘스트 프로 헤드셋과 향상된 호라이즌 월드를 소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진=메타)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의 시총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커넥트 2022 행사에서 소문속의 ‘퀘스트 프로’ 헤드셋과 향상된 호라이즌 월드를 소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저커버그가 가려는 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 반영에 다름아니다. 주가는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이란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에 전력하겠다고 밝히기 한달여 전인 지난해 9월6일 5년 새 최고를 찍은 이래 계속 하향일변도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메타의 천문학적 메타버스 투자 규모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14일 메타가 지난해 10월 이후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리얼리티 랩스 사업부에 150억 달러(약 21조6000억원)라는 천문학적 돈을 투입했다고 보도하면서 여타 매체들도 이 잇따라 엄청난 자금 투자 배경과 향배 등에 대한 집중 분석보도를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지난주 메타가 발표한 업데이트에 실망감을 표시했고 기술 실현까지는 더 오래 갈 것이라는 생각을 밝히기 시작했을 정도였다. 정작 일반인들에게 궁금한 것은 왜 그리 많은 돈이 들었는지, 과연 성과가 나올지, 언제쯤 탈출할 수 있을지, 탈출 요인은 뭔지일 것이다.

저커버그가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자신의 비전 실현에 4~5년 걸릴 것이라는 비전이 맞다면 메타는 상당기간 추락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연구개발비 지출, 리더십 부재, 탈출구 등 메타가 처한 3가지 도전, 또는 해결 과제에 대해 살펴봤다.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가 돈먹는 하마가 된 이유는?

지난 11일 발표된 메타의 퀘스트 프로 VR헤드셋. 가격이 무려 1499달러에 이른다. 물론 이전과 달리 초보자가 아닌 VR 마니아들을 위한 기기다. (사진=메타)
메타의 1499달러짜리 VR헤드셋 ‘퀘스트 프로’. (사진=메타)

지난해 메타가 메타버스전문 자회사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의 재무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을 때, 이 회사는 100억 달러 이상을 이 벤처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미 이 때 관련 손실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5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보고했으며, 일부 분석가들은 올해 총 손실 규모가 작년 손실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마침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그 규모가 15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비록 자신이 메타버스란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해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더 인기 있게 만든 공로를 인정받을 만 하다. 하지만 아무도 저커버그의 메타처럼 디지털 세계의 꿈을 쫓는 데 이처럼 돈을 많이 들인 적이 없다.

이는 이 회사의 최고 서비스 제품인 페이스북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메타 대변인은 리얼리티 랩 사업 부문의 재무상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왜 이처럼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이 밝히는 이유는 이렇다.

이들에 따르면 메타는 매출 및 인력의 상당 부분을 리얼리티 랩스 사업부 산하 메타버스 구축에 할애했으며, 이들이 주로 연구개발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 또다른 일부 전문 분석가들은 메타가 엄청난 돈을 이 사업에 쏟아 부은 만큼 그 용처의 투명성이 밝혀지지 않은 데 대한 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메타가 좋지않은 사업에 계속해서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기술분석가는 “문제는 그들이 돈을 쓰지만 투자자와의 투명성은 재앙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그들은 핵심 사업에 엄청난 역풍을 계속 맞으면서도 미래에 돈을 걸고 있기 때문에 저커버그와 팀에게 이는 위험한 내기(베팅)”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브스는 메타버스 벤처에 지금까지 지출한 돈의 액수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기대에 못미친다며 ‘미달(underwhelming)’이라고 점수를 준 1499달러짜리 새 헤드셋과 메타의 최근 발표작인 다리달린 아바타버전(*메타는 뒤늦게 아바타 다리가 임시로 만든 가짜라고 해명.)을 고려할 때 그렇다고 지적했다.

벤치마트 분석가인 마크 츠구토비츠는 “확신할 순 없지만 리얼리티 랩스가 기록한 손실 중 적어도 60%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데 드는 막대한 연구 개발 비용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는 “적어도 확장 가능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외계인처럼 보이지 않게 만드는 안경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진정한 메타버스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메타가 모든 것을 스스로 구축하려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서 “그들은 (반독점) 규제의 부담에 너무 얽매여 있어 집 안에 머물며 유기적으로 무언가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독특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인수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물론 메타만 특정 손실을 자세히 항목화해 발표하길 거부한 유일한 회사는 아니다. 이는 미국 기업에서의 일반적 관행이다.)

하지만 이렇게 돈을 퍼부은 메타버스가 이를 가지고 어떤 특출난 실적을 보일지가 중요한데 아직 미지수다.

이와 대조적으로 민수용 상용 시장에서 VR 헤드셋을 채택하게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은 미육군과 올초 향후 10년 동안 헤드셋 12만 개를 218억8000만달러에 공급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이 분야에서 중요한 참여자가 아닌 엔비디아는 이미 VR 헤드셋을 일반 안경 크기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메타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만큼 이를 능가하는 성능으로 엄청난 실적을 내지 못한다면 손해를 만회하기 어려울 것은 자명하다.

민간 상용시장에서 VR 헤드셋 보급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3월 미육군과 향후 10년 동안 헤드셋 12만 개를 218억8000만달러에 공급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MS)
엔비디아는 메타버스 분야의 중요한 참여자가 아님에도 이미 VR헤드셋을 일반 안경 크기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사진=엔비디아)

저커버그의 리더십 부재

메타를 짓누르는 또다른 부정적 요인으로는 마크 저커버그의 리더십 기술 부족이 지적됐다. 사진은 지난 11일 메타 커넥트 온라인 발표 현장에서 저커버그가 다리달린 아바타로 시연하는 모습. 뒤늦게 가짜(시연용 애니메이션)이라고 밝혔다. (사진=메타)

메타를 짓누르는 또다른 부정적 요인으로는 마크 저커버그의 리더십 기술 부족이 꼽힌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선임 연구원이자 의료 기술 회사 메드트로닉의 전 CEO인 빌 조지는 저커버그의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단점은 이전 페이스북으로 알려진 거대 기술 기업을 “계속 탈선시키는 것”이라는 신랄한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지난달 CNBC의 메이크잇에 출연 “나는 그가 있는 한 페이스북이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는 정말 길을 잃었다”고 혹평했다.

빌 조지는 지난 20년 동안 직장에서의 리더십 실패를 연구해 온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최근 ‘트루 노스: 오늘날의 직장에서 진정성 있게 이끄는 것, 이머징 리더 에디션’이라는 새로운 책으로 엮어냈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2004년 공동 창업한 회사를 시가총액 4504억6000만 달러(약 650조 원)의 거대 기술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지금까지의 눈부신 성장에 큰 공이 있다.

그러나 빌 조지는 그는 저커버그가 무엇보다도 저커버그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거나 배우려고 하지 않는 유형의 상사이며, 대신 그 비난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림으로써 실수를 합리화한다고 짚었다.

일례로 지난 2월 메타는 시가총액 2320억달러(약 335조원) 이상을 잃으며 사상 미국 주식 중 하루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저커버그와 그의 임원들은 이에 대해 틱톡과 같은 경쟁자들과의 경쟁 격화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를 더 어렵게 만든 애플의 사생활보호 정책 변화 등의 탓으로 돌렸다.

이러한 요소들이 한몫 했을 수도 있지만, 메타버스 연구 및 개발에 대한 막대한 지출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메타는 지난해 한 해에만 자사 가상현실 부문에서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올해들어 2분기에만 28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고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메타버스 기술에 투자하기 때문에 향후 3~5년 동안 “상당한” 금액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지는 적어도 저커버그가 아직 이에 대해 인정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게다가 저커버그가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외톨이라고도 지적했다.

빌 조지는 저커버그가 올바른 궤도에 오르기 위해 일을 잠시 쉬고 뇌를 리셋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당신은 물러나, 당신의 목적과 가치에 기반을 두기 위해 안식년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그런 다음 당신의 팀과 보드를 함께 데리고 새로운 사명과 가치를 중심으로 페이스북을 재현하기 위한 수련회에 참가하라”고 충고했다.

물론 저커버그의 흔들리지 않는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뚝심에 지지를 보내는 분석가도 있다.

타이그레스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아이반 파인세스 기술 분석가는 이반 파인세스는 마크 저커버그의 장기적인 비전과 메타버스의 약속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처음 인스타그램을 샀을 때, 사람들은 그를 비웃고 그가 미쳤다고 말했다. 들은 ‘이 친구 모든 돈을 날려버릴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인스타그램은 역사상 최고의 인수 중 하나로 밝혀졌다. 페이스북의 인수는 물론 인수세상에서 지금껏 없었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메타에 절실한 한방···AI가 돌파구 열어줄까

상황을 더욱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14일까지 메타의 주가 추이. (사진=야후 파이넌스, 나스닥)
메타의 5년간 주가추이. 지난해 9월을 정점으로 계속하향세다. (사진=야후파이넌스, 나스닥)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더욱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저커버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뒤늦게 틱톡이 가져온 SNS 상의 혁신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제반 상황은 메타에게 불리한 게 분명해 보인다. 지난달 말 메타는 고용 동결을 선언하고 직원들에게 감원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틱톡의 상승세는 올 들어 현재까지 56% 이상 주가가 하락하고 북미 페이스북 사용자 감소세까지 겪고 있는 메타에게 상당한 도전이다.

분석가들은 틱톡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은 사용자의 습관과 시청 이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짧은 영상을 추천할 수 있는 알고리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12일자 스테이트체리 뉴스레터에 실린 벤 톰슨 분석가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에 대해 “매우 효과적인 경쟁자”라면서 “틱톡은 내 사회적 패턴에 맞지 않기 때문에 메타가 어느 정도 더 느렸다. 그것은 나에게 유튜브의 더 짧은 버전처럼 느껴졌다”는 말로 메타가 이 숏폼 콘텐츠 트렌드를 늦게 받아들인 이유와 수용에 뒤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또한 메타가 짧은 동영상 외에도 사진과 텍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는 “가끔은 특별히 비디오를 보고 싶지만, 많은 경우 최고의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시들해졌고 투자자들은 단순히 저커버그와 그의 성공 경험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 일부 분석가들의 “돈 낭비” 지적이 있었지만 성공한 예가 그것이다. 10년이 지나자 그 의 인수는 페이스북에게 완벽하게 이치에 맞는 것처럼 보였다.

오늘날에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저커버그가 메타를 실패로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최근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메타버스에 대한 자신의 비전이 향후 4~5년 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또한 우리가 일과 놀이에 VR을 사용하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기에 미래엔 사람들이 PC와 워크스테이션 대신 메타의 퀘스트 프로 VR 헤드셋을 선택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그가 기대하는 최후의 무기는 그 어떤 AI 알고리즘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저커버그는 과연 AI로 묘수를 보여주게 될까.

오직 시간만이 저커버그의 메타버스 비전과 이를 구축하기 위한 메타의 지출이 옳은 일인지 말해줄 것 같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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