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광고 생태계를 만든 사람이 이제 몰로코로 향한다." 머신러닝 기반 광고 플랫폼 몰로코(Moloco)가 글로벌 빅테크 출신 리더십 두 명을 동시에 영입하며 아시아 커머스 미디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특히 아마존에서 '스폰서드 브랜드' 광고 상품을 직접 설계하고 AI 기반 광고 플랫폼으로 키워낸 팻 코플랜드(Pat Copeland) 전 부사장의 합류는 업계에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몰로코는 11일 팻 코플랜드를 '몰로코 커머스 미디어(Moloco Commerce Media, 이하 MCM)' 사업 글로벌 총괄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코플랜드는 30년 이상 머신러닝·광고·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젠데스크(Zendesk)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핵심 조직을 이끌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아마존 재직 시절이다. 제품·테크 부문 부사장(VP of Product & Tech)으로 재직하며 '스폰서드 브랜드(Sponsored Brands)' 광고 상품을 기획·출시했고, 이를 AI 기반 개인 맞춤형 광고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아마존의 광고 매출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업계에서는 그를 "아마존 광고의 설계자"로 부른다.
코플랜드는 합류 소감에서 "몰로코는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머신러닝 기술, 빠른 실행력, 기술 중심 조직 문화, 고객 중심 사고방식, 그리고 강력한 성장세를 모두 갖췄다"며 "커머스 미디어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최적의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그는 "몰로코가 업계 최고의 머신러닝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MCM은 쇼핑몰·마켓플레이스·유통 플랫폼이 자체 광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AI 광고 솔루션이다. 쉽게 말해 "무신사·올리브영이 네이버·구글처럼 자기 플랫폼 안에서 광고를 팔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브랜드가 네이버·구글·메타에 광고비를 지불해 고객을 자사 쇼핑몰로 유입시켰다. 하지만 MCM을 도입하면 쇼핑몰 자체가 광고 플랫폼이 되어, 입점 브랜드가 플랫폼 내부에서 광고를 집행하고 즉시 구매로 연결할 수 있다. 플랫폼은 광고 수익을 추가로 창출하고, 브랜드는 '구매 직전 고객'에게 정확히 노출되므로 광고 효율(ROAS)이 극대화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무신사·올리브영·오늘의집·요기요 등이 몰로코 MCM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글로벌로는 미국 가구 이커머스 웨이페어(Wayfair) 등 100개 이상의 플랫폼이 활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10만 개 이상의 광고주가 MCM을 통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몰로코는 최근 단 하루 만에 1만 개 이상의 광고 계정을 활성화시킨 기록도 세웠다.
몰로코는 팻 코플랜드와 함께 MCM 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 전략(Strategic Growth) 팀 총괄로 이현채를 임명했다. 이현채 총괄은 2018년 몰로코 합류 이후 7년간 동남아 시장 개척, 한국·아태 지역 '몰로코 애즈(Moloco Ads)' 사업 성장, 글로벌 중소기업(SMB) 팀 리더십 등을 담당하며 몰로코의 아시아 성장을 이끌어왔다.
그는 몰로코 합류 전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에서 근무하며 한국·싱가포르·아일랜드 등지에서 광고 비즈니스의 수요(광고주)와 공급(플랫폼) 양측을 모두 경험했다. 특히 구글 유럽 본사와 메타 아시아 본사에서 근무한 경력은 글로벌 애드테크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이현채 총괄은 "몰로코는 머신러닝 기반 광고 기술로 글로벌 커머스 미디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각국 고객의 비즈니스 특성과 문화적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전략으로 몰로코의 기술력을 확산시키고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는 최근 전 세계 광고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미국 리테일 미디어 광고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40억 달러(약 77조 원)에서 2027년 1,090억 달러(약 155조 원)로 연평균 26% 성장할 전망이다.
성장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개인정보보호 규제(애플 ATT, 구글 쿠키 폐지 등)로 메타·구글 등 외부 플랫폼의 타겟 광고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퍼스트파티 데이터(1st-party data)'를 보유한 쇼핑몰·유통사가 광고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둘째, 쇼핑몰 내 광고는 '구매 직전' 고객에게 노출되므로 전환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셋째, 쇼핑몰은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고 브랜드는 광고 효율을 높이는 '윈윈' 구조다.
실제로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2023년 기준 약 470억 달러(약 67조 원)로, AWS(클라우드) 다음으로 높은 수익 기둥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쿠팡·무신사·올리브영 등이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본격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번 인사는 몰로코의 '글로벌-아시아 투 트랙' 전략을 명확히 드러낸다. 팻 코플랜드는 글로벌 MCM 전략 수립, 제품 혁신, 고객 경험 고도화를 총괄하며, 특히 북미·유럽 등 성숙 시장 공략을 이끈다. 이현채 총괄은 한국·일본·동남아·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서 각국의 문화·규제·비즈니스 관행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실행한다.
안익진 몰로코 대표는 "글로벌 리더십과 기술 전문성을 갖춘 팻 코플랜드 총괄, 그리고 아태 시장에서 몰로코의 성장 기반을 직접 구축해온 이현채 총괄의 시너지가 커머스 미디어 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몰로코는 앞으로도 커머스 미디어 혁신을 가속화하고 고객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몰로코의 리더십 강화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이 겪고 있는 구조적 전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모든 리테일러와 마켓플레이스는 이제 온라인 고객, 디지털 거래,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우선(Digital-first)' 비즈니스로 재편되고 있다.
몰로코 측은 "이러한 변화가 광고 비즈니스를 완전히 새롭게 구축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성공적으로 실현하려면 사용자 행동을 정확히 예측하고, 광고를 개인 맞춤화하며, 더 정교한 쇼핑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MCM을 도입한 플랫폼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MCM 도입 후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올리브영은 입점 브랜드의 광고 참여율이 60% 이상 높아졌다.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는 MCM을 통해 인테리어 브랜드의 ROI가 평균 250% 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 미국 웨이페어(Wayfair)는 MCM을 통해 가구 브랜드의 광고 전환율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한국을 리테일 미디어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주목하고 있다. 쿠팡·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은 물론, 무신사·올리브영·오늘의집·마켓컬리 등 버티컬 커머스들이 앞다퉈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모바일 이커머스 침투율이 세계 최고 수준(약 72%, 2024년 기준)이고, 소비자들이 새로운 쇼핑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는 특성이 있어 리테일 미디어 혁신의 최적지로 꼽힌다. 몰로코가 이현채 총괄을 아시아 전략 총괄로 임명한 배경에도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리테일 미디어 솔루션 시장은 몰로코 외에도 크리테오(Criteo)·시타델(Citadel)·라이브램프(LiveRamp) 등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도 자체 리테일 미디어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몰로코는 '운영형 머신러닝' 기술력과 글로벌 10만 개 이상 광고주 네트워크, 그리고 무신사·올리브영 등 국내 주요 플랫폼과의 검증된 파트너십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팻 코플랜드 영입으로 아마존 수준의 광고 플랫폼 고도화 노하우까지 확보하면서, 글로벌 리테일 미디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