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척지 ‘비정형 의료 데이터’의 활용 방안을 AI로 제시한 스타트업

최근 미국의 데이터 과학 전문 기업인 사이언스아이오(ScienceIO)가 800만 달러 규모의 시드 펀딩을 받았다. 사이언스아이오는 의료 빅데이터 분야의 미개척지인 반정형, 비정형 데이터의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사이언스아이오는 의료 관계자들은 방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제대로 활용을 못 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의료 업계에 빅데이터 열풍이 분지 오래다. 하지만 의료 환경과 EMR, OCS, PACS 등의 의료 정보화 시스템이 갖는 특수성으로 활용에 제약이 있다. 데이터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표준화도 제대로 되어 있자 않다 보니 여러 원천에서 확보한 데이터 간의 연관성을 통해 상황이나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더불어 데이터 연계나 통합 시 개인정보 보호 관련 규제를 고려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사이언스아이오는 AI 기술로 의료 데이터 활용의 새로운 길을 텄다. 사이언스아이오는 텍스트 형식으로 존재하는 의료 정보를 활용 가능한 데이터 자산으로 바꾼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개인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의료 전문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언스아이오는 AI 기술로 비정형 의료 데이터 처리와 분석을 자동화한다. 사이언스아이오에 따르면 단 한 줄의 코드로 비정형 데이터 속에서 환자의 의학적 상태, 치료 절차, 생체 정보, 바이오마커 등을 식별한다. 이런 식으로 비정형 데이터 속에 담긴 텍스트를 구조화하고, 의료 연구와 진료 관련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형태의 데이터 기반으로 만든다.

사이언스아이오는 수십억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개발해 훈련하였다. 이 모델은 자연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데, 900만 개에 이르는 표준화된 단어를 텍스트에서 식별한다. 900만 개의 의학 표준 용어는 UMLS, SNOMED, ICD-10, RxNorm, MeSH 등을 포함하여 20개 이상의 산업 표준을 기준으로 정립한 것이다. AI 모델과 표준 용어를 바탕으로 사이언스아이오는 수십억 개의 문서를 연계해 의료진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 맞는 통찰력을 짧은 시간 안에 제공한다. 전통적인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을 AI로 간단히 해낸다.

사이언스아이오는 API, 앱 등 다양한 방식으로 AI 플랫폼을 제공한다. 주요 활용 분야는 생화학, 유전학, 개인 맞춤 의학, 임상 치료, 신약 개발 등이다. 모두 데이터를 지속해서 추적하며 필요할 때 쿼리를 통해 필요한 통찰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분야다.

지금까지 의료 정보화는 정보의 디지털화에 주력하였다. 그리고 빅데이터 열풍을 통해 데이터 통합과 접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앞으로 의료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있어 데이터 중심 접근은 AI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AI는 의료 현장이 요구하는 데이터 융합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대상으로 의미적인 연관 관계 분석을 하는 데 있어 AI만 한 기술도 없다. 사이언스아이오가 고객도 없이 기술 하나만으로 8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한 이유다.

박창선 기자

july7sun@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현장] 스타트업을 ‘고르는’ AC에서 ‘만드는’ AC로…벤처스튜디오 제도화 시험대

창업자를 발굴해 투자하고 성장시키던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AC)가 이제는 회사가 만들어지기 전 단계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이미 설립된 스타트업을 골라 투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발굴해 시장성을 검증하고 창업자를 찾아 법인을 함께 세운 뒤 초기 경영까지 관여하는 ‘벤처스튜디오(Venture Studio)’ 모델이다. 자본뿐 아니라 인력과 기술, 지식재산권(IP), 법무·재무·채용 등 창업에 필요한 기능을 조직 내부에서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액셀러레이팅과 구별된다.

대화창 밖으로 나오자 사고가 시작됐다…오픈AI·메타가 연 ‘AI 에이전트 시대’의 명암

AI가 틀린 답을 내놓는 것과 AI가 직접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생성형 AI의 대표적인 위험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이었다면, 외부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AI 에이전트는 오류의 결과를 현실의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그 위험이 최근 잇따라 현실로 드러났다.

월 100만원짜리 '살빼는 주사'의 두 얼굴… 비만치료제 시장의 명과 암

2026년 1분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일어난 일은 예상 밖이었다. 마운자로(Mounjaro)의 매출은 3,232억 원. 같은 시기 위고비(Wegovy)는 1,040억 원에 그쳤다. 세 배가 넘는 격차다. 2025년 8월 출시된 마운자로는 단 8개월 만에 누적 매출 5,400억 원을 돌파하며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 78%를 차지했다.

"1000대 팔 수 있다"… 사천 공장이 24시간 돌아가는 이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조기업으로, 전투기와 훈련기, 헬기 등 군용 항공기부터 항공기 구조물과 위성·우주사업까지 아우르는 종합 항공우주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