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끝내지 못한 일때문에 괴롭다면?

심리학자 자이가르닉의 경험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은 카페에서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한 웨이터를 보게 되죠. 그는 손님들의 주문을 종이에 적지 않고도 완벽한 서빙을 해냈는데요. 

그의 기억력을 신기하게 여긴 자이가르닉은 계산을 마친 뒤 자신의 일행이 어떤 음식을 주문했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자 웨이터는 당황하며 말합니다. 

계산이 끝났는데 
그걸 왜 기억해야 하죠?

이 웨이터는 손님이 계산할 때까지만 주문을 기억하고, 자신의 일을 끝낼 때 머리 속도 같이 비운 겁니다.

자이가르닉은 이 재미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우선 실험 참가자들을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에게 간단한 과제를 주었는데요. 이때, A그룹은 과제를 하는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고, B그룹은 과제 중간에 멈추고 다른 과제로 넘어가도록 했죠. 모든 과제를 마친 후에 두 그룹에게 자신이 어떤 과제를 했는지 기억해 보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는데요. B그룹의 실험 참가자들이 A그룹보다 무려 두 배 정도 더 많은 과제를 기억했습니다. 끝내지 못한 일이 이들을 심리적으로 긴장하게 하고, 그 일에 미련을 갖게 해 더 오래 기억한 건데요. 이걸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이 머리에 쌓이면, 그 일들이 계속 떠오르며 긴장감과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창의적인 생각을 해내거나, 새로운 일에 몰입하기도 어렵죠. 


우리 머리 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자이가르닉 효과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남은 일들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기록해야 합니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로이 바움에이스터(Roy F. Baumeister)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남아 있는 일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이때 해결해야 할 일들을 글로 기록하되, 당장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과제들로 나눠 정리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스스로에게 하루의 마감을 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업무의 최종 마감일은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 뒤인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퇴근 길에도 업무가 끝났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죠. 그래서 임상 심리학자인 앨버트 번스타인(Albert J. Bernstein)은 미리 계획해 둔 오늘의 업무를 끝내면, 스스로 ‘오늘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하고 머릿속의 공책을 덮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합니다. 이렇게 해서 뇌가 일을 마쳤다고 인식하게 하는 것 만으로도 자이가르닉 효과는 감소하게 되니까요. 

마지막으로, 머리 속 정보를 다른 장치로 옮기세요. 

자잘한 일까지 모두 기억하려고 하기 보다, 아웃룩 일정관리 프로그램이나 달력 등에 기록해 두는 거죠. 그럼 이걸 내가 계속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긴장감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뇌의 공간을 비우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거나 새로운 업무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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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세계경영연구원

insightlab@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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