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떨어졌다" 전쟁 장기화로 드러난 러시아의 아칼레스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사진=픽사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7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의 약점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력, 특히 테크 기반의 첨단 무기가 거의 동이 났다는 소식이다.

데니스 슈미할(Denys Shmyhal) 우크라이나 총리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Politico)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술 자원의 빠른 소모가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을 제한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개시 후 최근까지 러시아군의 무기와 탄약 재고의 50% 이상을 소모했으며, 이를 보충하거나 생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에서 부족한 수량과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서방 진영의 금수 조치로 인해 이마저 쉽지 않다는 것.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품은 '반도체'

러시아 군수산업을 지탱하는 24개의 주요 핵심 기술이 인텔, 마벨, 마이크로칩, 브로드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등 8곳의 미국 기업에서 제조한 반도체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들 기업에서 제공하는 각종 반도체 부품이 없으면, 러시아가 자랑하는 각종 미사일과 유도무기, 방공무기, 항공기 등 첨단 무기를 제대로 유지 관리하고 생산할 수 없다. 미국의 수출 규제 탓에 정상적인 구매가 어려운 지금, 제3국 등 우회 경로나 암시장에서 반도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러시아의 현실이다.

관련해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로칩과 인텔, 마벨은 바이든 정부가 단행한 러시아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자사 반도체 제품에 대한 러시아 및 러시아 동맹국 수출을 즉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방침에 따라 모든 수출 규정 및 제재를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러시아가 찾는 기술 부품 중 일부는 여전히 시장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충분한 재고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반도체 공급난에 시달린 터라 핵심 반도체 부품의 대부분은 구하기 어렵다. 핵심 반도체뿐만 아니라 일반 반도체, 변압기, 커넥터, 트랜지스터, 절연체 같은 보편적인 전자 부품조차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아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신속하게 비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언급했다. 당장 러시아가 부족한 재고를 보충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러시아의 첨단 극초음속 미사일은 44기밖에 남지 않았으며, 다른 무기들조차 1960년대 군사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슈미할 총리의 설명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대러시아 수출 규제가 우크라이나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대러시아 수출 규제는 미국을 포함해 독일, 일본, 대만, 영국, 한국, 스위스, 네덜란드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가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때문에 러시아가 이들 국가를 통해 우회 수입하기조차 쉽지 않은 처지다.

대러시아 제재의 장기적 영향

러시아 수출 규제는 직접적으로 반도체 등 군사 기술에 대한 급속한 제한 및 쇠락을 유발하지만, 전쟁 장기화하고 있는 지금 러시아 경제까지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의 제재가 강해지면서 러시아가 더 길고 더 깊은 경기 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검토한 러시아 내부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수입 및 수출의 약 1/4이 차단된 현재 거의 모든 형태의 산업에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석유, 가스, 화학, 강철을 포함해 연평균 수십억달러를 생산하는 주요 산업 부문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2050년까지 러시아 경제가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 인력 유출도 심각해진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와 같은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 2025년까지 20만명 이상의 IT 전문가가 러시아를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력 유출은 러시아 경제 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한편, 러시아는 긴급한 탄약 소요를 충당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수백만발의 포탄과 로켓을 구매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군의 공급망 문제를 암시한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6일 기밀 해제된 미국 정보를 인용하여 보도했다.

5시35분

sebebap567@ishy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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