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술 42] 삼성 노사 갈등과 AI 국민배당금 논란이 마주한 지점…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던진 질문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든 성과, 노동자·기업·국가·국민의 몫은 어디까지인가
‘기업 이익 환수’ 아닌 ‘초과세수 활용’ 논의…AI 국민배당금 논란의 본질
샘 알트먼의 AI 배당론에서 공공부펀드까지, 기술이 만든 부의 재분배 논쟁
AI 반도체 호황은 기업 내부의 보상 체계를 넘어 국가 차원의 성과 배분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는 18일을 기준으로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쟁점은 임금 인상만이 아니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의 투명화와 제도화, 성과급 상한 폐지, 영업이익 기반의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별도 특별보상 신설 등을 제안하며 대화를 요구했지만, 노조는 핵심 쟁점에 대한 전향적 변화 없이는 예고한 파업 일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이 사안을 주시하는 이유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개별 기업의 임금협상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외신 역시 삼성전자가 한국 수출과 주식시장,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언급하며,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포함한 가능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음을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는 반도체 생산 차질이 하루만 발생해도 직접 손실이 최대 1조 원에 이를 수 있고, 장기화될 경우 경제 피해가 최대 100조 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또 다른 논쟁도 불거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1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공급망에서 한국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과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질 경우, 그 재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해야 한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김 실장은 AI 시대의 과실이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라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라며, 가칭 ‘국민배당금’이라는 표현을 꺼냈다. 동시에 구체적 사용처로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전환 교육 비용 등을 예로 들었다.

이 표현은 시장과 정치권에서 다양하게 해석되며 논란을 키웠다. 일부에서는 이를 AI·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윤을 직접 환수해 국민에게 배분하자는 구상으로 받아들였다. 반면 정부 측은 해당 논의가 기업 이윤 직접 환수가 아니라, AI 부문 호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가 초과세수의 활용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렇게 논란은 초과이윤과 초과세수의 차이로 옮겨갔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 예고와 AI 국민배당금 논란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묶기 어렵다. 하나는 기업 내부의 성과급 배분 갈등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 재정 차원의 초과세수 활용 논쟁이다. 그러나 두 사안은 같은 구조적 질문을 던진다.

“AI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성과는 주주와 경영진, 노동자, 협력 생태계, 국가, 국민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배분돼야 하는가”

이처럼 AI 호황은 실적과 주가의 언어를 넘어 노동, 세수, 복지, 산업정책의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

AI 국민배당금의 뿌리, 샘 알트먼은 왜 ‘AI가 만든 부’를 나누자고 했나

AI 반도체 호황은 노동자 보상, 기업 투자, 생산 안정성 사이의 균형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AI 국민배당금은 국내 정치권에서 갑자기 등장한 현금 지급성 논쟁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개념의 뿌리는 더 넓다. 기술이 만든 생산성 증가와 자본 수익을 사회 구성원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오래전부터 반복돼왔다. 토머스 페인의 시민배당론은 토지와 자연자산을 공동의 유산으로 보고 그 수익 일부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후 제임스 미드의 사회배당론, 자동화 시대의 보편기본소득, 로봇세, 데이터 배당 논의가 같은 문제의식을 이어받았다. 다만 AI 국민배당금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현대적 모델은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2021년 제시한 ‘Moore’s Law for Everything’의 아메리칸 에퀴티 펀드(American Equity Fund) 구상이다.

알트먼의 문제의식은 AI가 생산성의 원천과 부의 귀속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데 있다. AI가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 성과가 AI 모델, 데이터센터, 반도체, 플랫폼, 토지, 기업 지분 같은 자본을 소유한 쪽에 더 크게 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기존의 소득세 중심 복지 체계만으로는 AI 시대 불평등을 완화하기 어렵다. 노동소득이 줄거나 정체되는 상황에서 노동에 과세해 복지를 유지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국민배당금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현대적 모델은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2021년 제시한 ‘Moore’s Law for Everything’의 아메리칸 에퀴티 펀드(American Equity Fund) 구상이다. (이미지=AI로 생성)

그래서 알트먼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가치와 사유 토지 가치에 과세해 전 국민이 지분을 공유하는 기금을 만들고, 그 수익을 시민에게 배당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그의 구상에서 아메리칸 에퀴티 펀드는 일정 가치 이상의 기업에 매년 시장가치의 2.5%를 주식으로 납부하게 하고, 사유 토지 가치에도 2.5%를 과세해 조성되는 기금이다. 이는 단순한 보편기본소득과 다르다. 국가가 세금을 걷어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이라기보다, 시민이 AI 시대 자본 수익의 일부를 제도적으로 공유하도록 만들자는 발상에 가깝다.

학술적으로는 2019년 공개된 ‘윈드폴 조항(Windfall Clause)’ 논문도 중요한 선행 논의다. 컬런 오키프, 피터 시혼, 벤 가핀켈, 캐릭 플린, 제이드 렁, 앨런 다포 등 AI 거버넌스 연구자들은 전환적 AI로 기업이 예외적으로 큰 이익을 얻을 경우, 그 일부를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기부하도록 사전에 약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논문은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배당 모델은 아니지만, AI 기업이 얻게 될 초과이익을 순수한 사적 소유로만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도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AI 국민배당금 논의의 학술적 선행 사례로 볼 수 있다.

앞서 2010년대 이후 이 흐름은 로봇세와 자동화 기본소득 논의로 대중화됐다. 빌 게이츠는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로봇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고, 앤드루 양은 2020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자동화와 AI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모든 성인에게 매월 1,000달러를 지급하는 ‘프리덤 디비던드’를 제안했다. 이들 논의는 모두 AI나 자동화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노동소득과 세수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이런 계보에서 보면 AI 국민배당금은 낯선 구호라기보다 오래된 배당론의 AI 버전이다. 자연자산의 공동 소유를 말한 시민배당론, 자본 수익을 공유하자는 사회배당론, 자동화가 줄일 노동소득을 보완하자는 로봇세와 기본소득론이 AI 시대의 언어로 재등장한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 제기된 AI 국민배당금 논의는 알트먼의 자본 지분 배당 모델과도, 기존 보편기본소득론과도 완전히 같지 않다. 핵심은 AI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낼 수 있는 국가 초과세수를 어떤 원칙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있다.

논란의 핵심은 ‘기업 이익 환수’가 아니라 ‘초과세수 활용’이다

AI 국민배당금 논의는 특정 기업의 이익 환수보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재정 효과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지=AI로 생성)

국내 AI 국민배당금 논란이 커진 이유는 개념 자체보다 표현과 해석의 간극 때문이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글에서 AI 인프라 공급망에서 한국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2021~2022년 반도체 호황기의 초과세수가 사전에 설계된 원칙 없이 소진됐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이클이 더 클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장기적 사회 자산으로 전환하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정치권과 시장에서 논쟁을 불렀다. 일부에서는 ‘국민배당금’이라는 표현을 기업 초과이윤 환수 또는 새로운 형태의 횡재세로 이해했다. 해외 금융 매체들도 초기에는 이를 AI 산업 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배분하는 논의로 보도했고, 국내 증시 변동성과 맞물려 투자자 우려가 커졌다. 다만 이후 보도와 대통령실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가 공식적으로 새 세목을 도입하거나 특정 기업 이익을 직접 배분하겠다고 발표한 단계는 아니다.

그간 매체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후속 설명에서 초과세수와 초과이윤을 구분했다. 특히 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세수를 국민에게 배당하는 방안 검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세금 수입을 어디에 사용할지에 대한 제안이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걷자는 주장으로 오해를 산 셈이다.

정책적으로 기업 초과이윤 환수와 초과 세수활용 구분은 중요하다. 기업 초과이윤 환수는 사유재산권, 투자 유인, 자본시장 신뢰, 조세 형평성 논쟁으로 곧장 이어진다. 반면 초과세수 활용은 이미 국가가 거둔 세입을 어떤 원칙으로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다. 물론 후자도 논쟁이 없지는 않다. 초과세수가 경기 순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AI·반도체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지속 가능한 세수 기반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초과세수가 일시적이라면 반복적 현금 지급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지속적이라면 기금화·투자·복지·채무 상환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가 남는다.

정치권의 반응도 이 지점에서 갈린다. 반대론은 초과세수 논의가 시장에 기업 이익 환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반도체 기업의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특히 AI 반도체 경쟁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한 산업인 만큼, 정책 메시지가 불확실하게 전달되면 투자자와 기업의 의사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공론화 필요론은 AI·반도체 호황이 대기업, 수도권, 핵심 인재,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국가 세수의 일부를 사회 전환 비용과 미래 투자 재원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 사태는 AI 국민배당금 논의의 현실적 배경이 된다. 물론 파업이 국민배당금 논의를 직접 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내부에서 벌어지는 성과급 갈등은 AI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기업 내부에서 조차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여전히 민감한 문제임을 보여준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과 상한을 둘러싼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고, 회사는 투자 재원과 보상 체계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같은 호황이 세수로 연결될 경우 그 재원을 산업 경쟁력 강화, 사회안전망, 국민 환원, 재정 안정 중 어디에 둘지 논의해야 한다.

따라서 AI 국민배당금 논의의 성패는 ‘현금을 지급할 것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에 달려 있지 않다. 무엇을 초과세수로 볼 것인지, 세수 증가가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배당과 투자와 채무 상환을 어떤 비율로 조합할 것인지, 그리고 시장이 이를 기업 이익 환수가 아니라 국가 재정 운용 원칙으로 이해하도록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즉 현재 논의는 AI 반도체 호황 이후의 재정 원칙을 둘러싼 초기 의제에 가깝다.

AI 시대 부의 재분배는 피할 수 없는 의제인가

글로벌 AI 논의는 현금 배당을 넘어 AI 인프라 접근권, 지분 공유, 교육 전환 등 다양한 제도 설계로 확장되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AI 시대 부의 재분배 논의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 글로벌 컨설팅·금융기관들의 전망을 보면, AI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에 상당한 부가가치를 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맥킨지는 2023년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분석 대상 63개 사용 사례만으로도 세계 경제에 매년 2조6,000억~4조4,000억 달러의 가치를 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가 10년 동안 세계 GDP를 7%, 약 7조 달러 끌어올리고 생산성 증가율을 1.5%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그 가치가 어떻게 분배되느냐다. AI가 기업 생산성을 높이면 소비자 가격이 낮아지고, 노동자는 더 적은 시간으로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PwC의 2025년 ‘글로벌 AI 잡스 바로미터’는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근로자 1인당 매출 증가와 임금 상승이 더 빠르게 나타나고, AI 기술 보유자에게 임금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분석했다. 이는 AI가 반드시 노동의 가치를 낮추는 방향으로만 작동하지는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도 있다. AI 모델,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센터, 전력망, GPU, 고대역폭메모리(HBM),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더 큰 몫을 가져갈 경우, 생산성 증가의 상당 부분은 임금보다 자본 수익으로 귀속될 수 있다. AI가 노동을 보완하는 기술이 될지, 노동을 대체하고 자본 수익률을 높이는 기술이 될지는 산업별·국가별·정책별로 달라진다. 그래서 AI 시대의 재분배 논의는 단순히 일자리 상실 공포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의 귀속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오픈AI도 최근 이 주제와 관련된 입장을 초기 제안 형태로 제시했다. 오픈AI가 지난 4월 발표한 ‘지능 시대의 산업정책(Industrial Policy for the Intelligence Age)’ 문서는 AI가 일과 산업을 재편하고 경제적 이익을 소수 기업에 집중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노동자에게 AI 전환 과정에서 발언권을 주고, AI 접근권을 확대하며, 세원 구조를 현대화하고, 공공부펀드(Public Wealth Fund)를 통해 시민이 AI 주도 성장의 상승분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문서는 공공부펀드의 수익이 시민에게 직접 배분될 수 있으며, 금융시장에 투자하지 못한 시민도 AI 성장의 혜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샘 알트먼의 관점도 현금 지급 중심의 보편기본소득에서 자본·인프 기반 공유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 알려빈진 바에 따르면 알트먼은 과거 보편기본소득 실험을 후원했지만, 최근에는 고정 현금 지급만으로 AI 시대의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보고 AI가 만든 부의 집단적 소유, AI 컴퓨팅 자원 접근권, 금융 지분 공유 모델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한국의 AI 국민배당금 논의에도 시사점을 준다. 앞으로의 쟁점은 단순히 얼마를 나눠줄 것인가가 아니라, 국민이 AI 시대 핵심 생산수단의 수익과 접근권을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 것인가로 확장될 수 있다.

다만 AI 배당론이 곧바로 정답이라는 뜻은 아니다. 현금성 배당은 즉각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정책 수단이지만, 재정 지속성과 정치적 유인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초과세수가 경기 호황기의 일시적 결과라면 반복적 지급 약속은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이를 장기 기금으로 적립해 AI 인프라, 전력망, 공공 데이터, 교육·재훈련, 사회안전망에 나눠 투자한다면 단기 체감도는 낮지만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결국 정책 설계의 핵심은 배당과 투자를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재원은 국민 환원에, 어떤 재원은 산업 경쟁력과 사회 전환 비용에 사용할지 명확한 원칙을 세우는 데 있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 예고와 AI 국민배당금 논란은 이 과제를 서로 다른 층위에서 보여준다. 기업 내부에서는 AI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노동자와 회사, 주주, 미래 투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할지가 쟁점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같은 호황이 세수로 이어질 경우 이를 국민 환원, 성장 투자, 재정 안정 사이에서 어떻게 조합할지가 문제다. 두 사안은 원인도 제도 영역도 다르지만, AI 시대 부의 귀속 구조를 둘러싼 공통 질문을 던진다.

AI 시대의 진짜 쟁점은 기술 개발 속도만이 아니다. “기술이 만든 부를 누가 소유하고, 누가 위험을 부담하며, 누가 미래의 배당을 받을 것인가”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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